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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05.20 16:31:56
  • 최종수정2018.05.20 18:36:52

편집자

'걷는다'는 '자세히 본다'의 다른 이름이다. 길 걷기의 즐거움은 새로운 발견이다. 짙은 솔숲과 푸른바다를 끼고 걷는다. 내딛는 걸음마다 솔향기 솔솔 추억이다. 바다풍경이 솔숲과 어울려 환상적이다. 곰솔 방풍림과 모래언덕의 궁합도 일품이다.

빽빽한 송림 속으로 파도소리가 밀려온다. 한걸음 한걸음마다 비릿한 바다향이 배어든다. 넓은 백사장이 던지는 느낌이 아련하다. 물 빠진 뒤 드러난 적나라함이 기막히다. 해질녘 내리는 노을빛이 은은히 퍼진다. 가는 봄을 잡으려는 사람들이 몰려든다.

충남 태안해변길 1코스 '바라길'을 걷는다. 구불구불 해안을 따라 태안절경이 펼쳐진다. 시원한 갯바람이 먹먹해진 가슴을 씻어준다. 짙어진 곰솔향이 허전한 마음을 채워준다. 지나는 바람이 슬픈 시간까지 보듬어준다. 환상적인 풍경으로 아픈 마음이 사라진다. '치유'와 '극복'으로 더 아름다워진 바라길이다.

ⓒ 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충북일보클린마운틴 회원들이 태안해변길 1코스(바라길)을 찾는다. 2018년 5월19일 오전 10시 10분 학암포 야영장에 다다른다. 초록 이파리들이 바람으로 여름을 부른다. 화려한 꽃 향 대신 바다 향이 새 생명을 만든다.

태안해변길 1코스는 '바라길'이다. 바다의 고어인 '아라'에서 유래했다. 학암포 해수욕장에서 바닷길을 따라 걷는다. 싱그러운 바다향이 이어진다. 곰솔향도 함께 어우러진다. 잘 정비된 자연관찰로를 따라 가는 것도 좋다.

해안선이 활처럼 휘어진다. 아름다운 해안길이다. 탁 트인 해안사구가 여기저기서 나타난다. 걷고 걸어도 끝이 없다. 바람이, 태양이, 계절이 물드는 해변이다. 그 자체로 아름다운 풍경화다. 봄꽃들이 진지는 이미 오래다.

얼마 안 돼 확 트인 서쪽바다가 시야에 가득 찬다. 작은 섬들이 푸른 하늘과 맞닿은 수평선 위에 떠있다. 한적한 해수욕장의 모래 위에서 아이들이 뛰논다. 너무 즐겁고 행복한 풍경이다. 나만이 오롯이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해안길에서 만난 바다풍경

ⓒ 함우석 주필
구례포 해변에 다다른다. 이곳 송림은 참 보기 좋다. 하얀 백사장과 신록의 솔숲이 아름다움을 만든다. 해안길이 꿈결처럼 굽이친다. 해변의 소나무 하나하나가 추억저장고다. 소나무와 어우러진 풍경은 감탄사를 자아낼 만큼 빼어나다.

걷는 순간 피로가 말끔히 풀린다. 약간의 수다가 곁들여지니 인생의 맛을 알 것 같다. 이곳 송림은 참 보기 좋다. 하얀 백사장과 신록의 솔숲이 아름다움을 만든다. 누구든 쉽게 다가가 걸을 수 있는 길도 있다.

해안가는 나무데크로, 소나무 숲길은 포장길로 만들었다. 일명 무장애탐방로인 천사길로 불린다. 남녀노소 누구나 걸을 수 있다. 휠체어 이동도 가능하다. 모래사장 한편의 해당화 군락이 예쁘다. 바다 곁으로 곰솔방풍림이 쭉쭉 뻗는다.

북적이지 않고 비어있는 게 훨씬 더 아름답다. 둥그런 해안선도 참 아름답다. 해변을 따라 난 길이 부드럽게 굽이쳐 흐른다. 폭신폭신 흙길이 만족감을 높인다. 발밑을 보지 않아도 위험하지 않다.

마외해변과 소나무

ⓒ 함우석 주필
산길을 올라 숲길로 들어간다. 귀로 새소리를 듣고 눈으로 꽃을 본다. 해변길이 봄의 끝에서 거듭난다. 바다 가득 왁자한 생명력이 넘친다. 차르륵 울리는 파도소리가 정겹다. 길을 이어 산을 넘어간다.

아래쪽에 아담한 해변이 보인다. 먼동 해변에 닿는다. 맨발에 와 닿는 몽돌의 감촉이 보드랍다. 물 빠진 모래벌판은 운동장 같다. 아득한 수평선은 아득하다. 동남아의 어느 유명한 휴양지를 떠올리게 한다.

모래 주름이 해변을 곱게 장식한다. 일정한 속도로 밀려오는 파도는 해변의 아름다움을 더해주고 있다. 조금 더 길을 이으니 마외해변에 닿는다. 솔숲 뒤로 능파사가 있다. 유리창 안 부처님이 특별하다.

바닷가 솔숲 위로 능파사가 자리 잡고 있다. 그 아래엔 쉼터가 있고 샘물도 흐른다. 길손의 목을 적셔준다. 가는 곳마다 숱한 세월이 만든 흔적이 있다. 우아한 길손의 점심을 하고 한 참을 쉬어간다.

능파사 지나니 다시 해송터널이다. 해안선과 갯바위가 잘 어울린다. 곰솔이 울창한 낮은 언덕을 넘는다. 송림 오솔길을 걷는 맛도 좋다. 향긋한 솔 향을 맡을 수 있다. 신두리 사구가 가까이 보인다. 아주 작은 발견이지만 큰 행복을 준다.

신두리 사구 모래언덕으로 가는 나무데크길

ⓒ 함우석 주필
하나의 고개가 끝나면 다시 고개다. 다음 고개로 내려서며 이어진다. 말이 고개지 자그마한 둔덕 정도다. 숨 찰 일이 없다. 사구의 풍경이 고즈넉해 좋다. 5월 풍경이 특히 좋다. 멀리 바다 쪽으로 부드러운 백사장이 펼쳐진다.

백사장에 발자국을 찍다가 송림의 오솔길로 든다. 사막풍경이 펼쳐진다. 백사장이 비현실적으로 광활하다. 마침내 신비의 마술공간에 들어선다. 모래언덕이 거대하고 신비하다. 대자연의 위대함을 깨닫게 한다.

나무데크 길을 따라 천천히 이동한다. 고라니동산까지 이어지는 소나무 숲길로 간다. 곰솔 생태숲으로 가는 길은 흙길이다. 기분이 상쾌하다. 여길 벗어나면 다시 작은 언덕이다. 억새가 장관을 이룬다. 억새밭 아래 바다와 어울린다.

"멋지다." 바다와 숲, 바람과 모래가 이국적인 풍경을 빚어낸다. 바람소리가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낸다. 쉬엄쉬엄 시작한 바라길 여행을 마친다.

93차 충북일보 클린마운틴 단체사진

ⓒ 함우석 주필

취재후기- 신두리 사구

신두리 사구 풍경이 사막 같다. 모래가 계절풍을 따라 조금씩 육지로 밀려 나온다. 불어온 바람이 시간을 조각한다. 물과 바람이 땅의 시간을 빚는다.

드넓은 갯벌과 사구가 펼쳐진다. 간조에 너른 모래펄이 드러난다. 해류를 타고 온 모래가 퇴적한다. 해파랑에 밀려 점점 위로 쌓인다. 어느새 좀 높은 구릉 모양을 만든다. 1만년 동안 쉬지 않고 작업한다.

신두리 사구는 자연이 만든 명품이다. 오랜 반복이 조합한 모래조각이다. 우리나라 최대의 해안사구다. 면적만 약 264만㎡다. 천연기념물 제431호다. 신비한 모래언덕에 압도당한다. 대자연의 위대함을 새삼 깨닫게 한다.

한반도 해안사구의 거의 모든 지형을 관찰할 수 있다. 사계절 다양한 아름다운 경관도 볼 수 있다. 생태적으론 더욱 중요하다. 육지와 해양생태계의 완충지역이기 때문이다. 바다와 육지의 거점지역이다.

사구지역의 습지에는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종들이 서식한다. 대표적으로 맹꽁이, 금개구리, 구렁이 등을 꼽을 수 있다. 천연기념물 황조롱이 등도 관찰된다. 전형적인 생태관광지로서도 가치가 있다.

신두리 사구는 1차적으로 폭풍이나 해일로부터 해안선을 보호한다. 그 다음 인간과 사구 생명체에게 지하수를 공급한다. 사구 해안길 좌우에는 키 작은 억새들이 있다. 바람에 흔들리며 여행객들을 반긴다. 바깥세상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날려준다.

신두리 사구에선 모래언덕부터 둘러보는 게 좋다. 그 다음 곰솔생태 숲을 지나 작은 별똥재와 억새골을 걸으면 된다. 이곳은 신두리사구에서 가장 아름답다. 나무데크를 따라 모래언덕으로 가다가 보면 사막에 온 것 같다.

곰솔생태숲으로 가는 길엔 나무데크가 없는 흙길이다. 울창한 곰솔 사이로 걷는 기분이 상쾌하다. 소나무숲길을 벗어나면 작은 언덕이 나온다. 억새가 장관을 이룬다. 석양에 빛나 너무 아름답다.

좌우에는 키 작은 억새들이 바람에 흔들린다. 파도소리가 음악처럼 들린다. 구불구불 이어진 길에서 서로 사진을 찍어 준다. 붉은 기운이 구름 한쪽 끝을 물들이며 번진다. 구름이 해를 살짝 가린 날 신두리 사구가 정말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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