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말 많고 탈도 많았지만, 코로나 백신을 2번 맞으면 마스크를 벗고 일상생활에 전념할 줄 알았는데 이거 뭡니까." 2일 오전 국회 곳곳은 텅텅 비어 있었다. 몇몇 사람들이 국회 주변을 오고 갔지만, 불과 2년 전 예산·법안 국회 당시와 사뭇 달랐다.
◇여전히 '비대면 권고'
'위드 코로나'가 시작된 무렵. 국회는 한 때 사람들로 북적였다. 각 지자체 공무원들의 국회방문도 봇물을 이뤘다. 코로나 이후 현재까지 국회에서 나온 확진자만 100여 명에 달했는데도, 외부인의 방문은 줄어들지 않았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크게 달라졌다. 무엇보다 1일 5천 명이 넘는 확진자 발생에 대선 'D-100일' 이후에는 여야 국회의원들도 자리를 비우기 일쑤였다.
사정을 들어보니 여야 지도부가 국회에 남아있는 의원과 보좌관들을 지역구 관리에 투입해서다. 각 상임위별 예산심사가 끝난 지역구 의원들은 이제 주로 지역에서 내년 대선을 앞두고 이른바 '하방(遐方) 의정'에 주력하고 있다.
청와대 역시 마찬가지다. '위드 코로나' 이후에서 춘추관 기자들은 여전히 '고정출입제'를 시행하고 있다. '고정출입제'는 청와대만 출입하거나, 청와대만 출입할 수 없으면 비대면을 통해 모든 자료를 제공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위드 코로나'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국내 확진자가 발생한 '오미크론'은 이전의 코로나 보다 훨씬 더 큰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우려된다.
청와대 등 당국은 현재 '위드 코로나'를 지속할지 또 다시 '4단계 거리두기'를 적용할 지 고민하고 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코로나 초기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사례를 제시하면서 현재 초기 단계인 '오미크론'을 완벽하게 방어하기 위해서 '국경봉쇄' 카드를 꺼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 카드가 불가능하다면 최소 '4단계 거리두기'를 조치해야 한다는 여론이 적지 않다.
2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5천266명이다. 위중증 환자는 무려 733명으로 역대 최다 기록이다.
병상 부족 문제도 심각하다. 지난 1일 오후 5시 기준으로 전국 중증 병상 가동률은 79.1%로 집계됐고, 수도권 내 중증 병상 가동률은 88.1%로 집계됐다. 특히 서울은 345개 병상 중 311개가 가동되며 90.1%의 가동률을 기록했다.
병상이 부족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병상을 기다리는 환자 수는 915명으로 나타났고, 이 가운데 나흘 이상 병상 대기 중인 환자는 377명(41.2%)에 달했다. 재택치료자도 1만1천107명으로, 이 가운데 91.9%는 수도권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현재 3차 접종을 재촉하고 있다. '2차 접종'까지 마친 대부분의 접종자들에게는 '날벼락'이다. 또 아직까지 접종이 이뤄지지 않은 10~20대의 경우 더욱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새 바이러스' 대선 직격탄
연일 5천 명 이상의 확진자, 그 중에서도 돌파감염 속출은 기존 백신의 효과가 반년도 가지 못함을 일깨워주는 사례다. 늘 바이러스는 진화하고 있는데 인류의 대응은 더디기만 현실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 상황은 내년 3월 치러질 20대 대통령 선거도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무엇보다 접종률이 떨어지는 2030세대의 투표율이 떨어질 수 있다.
각 지역 순회방문을 통해 밑바닥 민심을 보듬기 위한 여야 후보들의 활동도 위축될 수 있다. 후보가 방문할 때마단 구름처럼 몰려드는 인파 역시 사전에 제지를 해야 한다.
결국 미디어전이 승부를 가를 수 있다. 미디어의 정책 및 도덕성 검증이 매우 중요해 보인다. 바이러스와 미디어가 한국의 대통령까지 바꿔놓을 수 있다는 얘기다. 서울 / 김동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