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수급 비상… ‘피 마르는 겨울'

한파 등 영향 헌혈 발길 '뚝'
현재 보유량 안정적이지만
1~2월 수급 급감 우려
혈액원 적극 동참 당부

2024.12.26 18:25:47

헌혈 비수기인 동절기를 맞아 대한적십자사 충북지사가 다양한 기념품을 제공하는 등 헌혈 독려를 위한 이벤트를 이어가고 있다. 26일 청주시 성안길 헌혈의 집에서 시민들이 헌혈을 하고 있다.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한파와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헌혈이 줄면서 혈액원이 혈액 수급에 곤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적십자사 충북혈액원에 따르면 26일 기준 도내 혈액 보유량은 6.0일분이다.

혈액형별로는 O형 5.5일분, A형 6.6일분, B형 6.6일분, AB형 4.4일분을 보유한 상황이다.

혈액 수급 위기 단계는 보유량이 1일분 미만은 '심각', 2일분 미만은 '경계', 3일분 미만은 '주의', 5일분 미만은 '관심'으로 분류된다.

현재 혈액 보유량은 적정 수준이지만 3일분 이하가 되면 병원에 공급되는 혈액이 제한돼 수술이 연기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충북혈액원 관계자는 "12월까진 혈액 보유량이 '적정' 수준으로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하면서도 "1~2월이 되면 수급이 급감하는 경우가 있어 안심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근 6년(2019~2023) 도내 월별 헌혈 실적을 비교하면 겨울철인 1~2월에 헌혈 수치가 현저히 낮아진다.

지난해 기준 3~12월 도내 헌혈자는 7천 명대를 유지하는 반면 1~2월에는 각각 5천471명과 6천113명에 그쳤다.

매년 1~2월부터 혈액 수급이 불안정해지는 이유는 한파와 방학으로 인해 10대와 20대 헌혈 참여도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도내 고등학생 헌혈 참여도는 줄고 있는 추세다.

2019년 전체 헌혈자 8만7천928명 중 고등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은 23.3%(2만617명)였지만, 다음해인 2020년에는 코로나19 여파로 8만5천748명 중 13.8%(1만1천819명)으로 급감했다.

이후 꾸준히 헌혈 참여가 감소해 올해는 8만9천344명 중 12.5%(1만1천202명)에 머무르고 있다.

충북혈액원 관계자는 "방학 때는 주로 군대나 공공기관에 헌혈을 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방학도 방학이지만 점점 10대와 20대의 헌혈 참여도가 낮아져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교육부가 지난 2019년 말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이 방안에 따라 2024학년도 대입부터는 봉사활동 점수의 비중이 줄어들고 교내 헌혈 외 개인 헌혈은 봉사활동으로 인정받지 못하게 됐다.

충북혈액원은 올해 1~2월도 혈액 수급이 불안정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고등학교 다회헌혈자 예우 강화를 위해 전혈 5회 혹은 전혈 4회·혈소판 헌혈 1회를 달성한 고등학생에게 혈액원장 표창장을 수여하는 등 선제 대응 중이다.

헌혈의 집 또는 헌혈 버스에서 헌혈에 참여한 모든 사람에게 기념품(영화관람권·편의점 교환권, 음료 교환권 중복 선택 가능)도 증정한다.

헐액원 관계자는 "날씨가 추워지며 헌혈 한파도 예상된다"며 "생명을 살리는 헌혈에 많은 도민이 참여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임성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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