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관 이러쿵 저러쿵 - '청와대 문건 파동' 예고된 결론

명쾌하지 못한 수사
국정동력 '걸림돌' 가능성

2015.01.05 19:29:18

청와대 '문건파동'이 조응천 전 비서관과 박관천 전 행정관의 '자작극'으로 결론이 났다.

서울중앙지검은 5일 조 전 비서관을 공무상비밀누설,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면서 비선개입 의혹과 문건 유출 경로에 대한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에도 불구하고 청와대 '문건 파동'과 관련한 논란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자칫 박근혜 정부의 집권 3년차 국정동력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어 보인다.

◇조응천·박관천 '북치고 장구치고'

검찰에 따르면 조 전 비서관은 청와대 재직 중인 2013년 6월 박 경정이 작성한 'VIP 방중 관련 현지 인사 특이 동향' 문건을 상부에 보고한 뒤 이를 박 회장측에 전달하도록 지시하는 등 지난해 1월까지 7개월동안 박 회장의 측근 전모씨를 통해 17건의 청와대 문건을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

조 전 비서관은 작년 1월 박 회장에게 전달된 '정윤회 문건' 작성 동기에 대해 2013년 말 김기춘 비서실장이나 홍경식 당시 민정수석으로부터 비서실장 사퇴설을 파악해 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했지만 두 사람은 서면 조사에서 지시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검찰은 '정윤회 문건'의 '십상시 회동'과 관련해 모임 장소로 지목된 강남 식당을 압수수색하고 정씨와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 등의 휴대전화 기지국 위치를 추적한 결과 회동 자체가 없었다고 결론 내렸다.

박 경정이 '십상시 회동'을 들었다고 주장한 박동열 전 대전지방국세청장은 검찰 조사에서 정씨와 관련해 구체적인 언급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미행설도 2013년 말 박 회장이 지인 김모씨로부터 '정씨가 미행한다'는 취지의 말을 듣고 측근을 통해 박 경정에게 사실 여부를 확인하도록 하면서 만들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청와대 침묵 속 예의주시

청와대는 이날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 유출 사건에 대한 검찰의 중간 수사결과가 발표됐지만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박 대통령의 '찌라시' 언급 등이 검찰수사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을 야기했던 만큼,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에 대해서도 공식적으로는 침묵하는게 낫다는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여론의 향배를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오는 12일 이후로 예상되는 박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파문에 대한 근본적인 처방이 나올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집권 3년차 국정 목표를 밝히면서 문건파문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는 한편 정치권의 인적쇄신 등 요구에 대해서도 구상을 밝힐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기춘 비서실장은 지난 2일 시무식에서 "여러 불충한 일로 대통령과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유감을 표명한 뒤 '파부침주(破釜沈舟)'라는 사자성어를 통해 비서실 기강잡기에 나섰다. 그만큼 참모진 인적개편은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신동아의 새로운 의혹 제기

청와대 '문건 파동'과 관련된 검찰의 수사결과를 어느 정도 예측했던 여의도 정치권과 국민의 70%가 청와대 인적개편을 요구하고 있는 이유는 자명하다.

청와대가 그동안 보여준 이해할 수 없는 인사참사가 국민의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류진룡 전 장관의 문체부 인사 폭로와 조응천 비서관의 경찰 인사 폭로, 사실상 양심선언에 가까운 오모 행정관의 미스터리, 숨진 최 경위가 폭로한 민정수석실 회유설 등도 명확하게 해소되지 않았다.

더욱이 신동아는 1월호를 통해 '문체부 국·과장 교체 배후 따로 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는 △문건 작성자·감찰 배경 정보까지 세계일보에 유출 △'7인회'와 다른 '박지만-조응천 라인' 정기회동 있었다 △"안봉근이 '박관천 내보내라' 조응천에 요구" △ 청 "안 비서관이 박 경정 인사조치 요구한 사실 없다" 등을 폭로했다.

신동아는 이어 정윤회의 독도 행사 참석과 관련해 대기업과 은행권의 거액 협찬 의혹까지 보도했다.

이를 종합할 때 청와대 '문건 파동'과 관련된 여진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 김동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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