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에 떠밀려 공개된 투기의혹 국회의원 명단"

춘추관 이러쿵저러쿵 - 권익위 투기적발 '일파만파'

전직 당 대표 등 거물급 여당 의원 연루설
송영길 대표, 12명 전원 '탈당 권고' 강수
일부 의원 반발에 명단 공개 과정도 뒷말

2021.06.08 16:35:21

[충북일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낙제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서울·부산시장 재보선에서 참패한 원인 중 하나가 바로 부동산 문제다.

지난 7~8일 여의도 정가는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시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대상 부동산 거래 전수조사 결과를 놓고 태풍이 몰아쳤다. 부동산 문제에 민감한 청와대까지 조사 결과 및 처리과정에 촉각을 곤두세웠을 정도다.

◇공개된 투기의혹 사례는

권익위는 민주당 소속 전·현직 국회의원들의 투기의혹 사례와 관련해 명단을 지난 7일 통보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해당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권익위가 배포한 '민주당 국회의원 등 부동산 거래 전수조사 결과 발표 설명자료'만 공개됐다.

자료에 따르면 권익위가 경찰 특수본에 송부한 투기 의혹 국회의원은 모두 12명이다. 이 중 본인 관련은 6명(본인과 가족이 함께 연루된 경우 본인으로 집계)이고, 본인 외 가족 관련도 6명이었다.

권익위가 특수본에 송부한 투기의혹 사례는 모두 16건이다. 이 역시 국회의원 본인 관련은 6건(본인과 가족이 함께 연루된 경우 본인으로 집계)이다. 이어 △배우자 관련 5건 △부모 관련 3건 △자녀 관련 1건 △기타 친족 관련 1건 등이다.

투기의혹은 공개됐는데 투기의혹 국회의원 명단은 공개되지 않았다. 대신 여의도 정가의 단골메뉴인 '지라시'를 통해 명단이 드러났고, 전·현직 거물급 정치인들의 실명이 드러나면서 큰 파장을 불어왔다.

8일 오후 민주당이 스스로 공개한 투기의혹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충청 출신의 거물급 정치인 이름이 눈에 확 들어왔다. 다행히 충북 출신 여당 의원 5명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 즉각 명단 공개를 촉구하고 나섰다. 김예령 대변인은 8일 오전 "어제(7일) 권익위의 민주당 의원 12명 투기 의혹 발표가 있었지만, 명단은 공개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송영길 대표는 '즉각 출당 조치'를 호언장담하며 정의 수호에 앞장선 듯 목소리를 높이더니 이제는 당 지도부와 상의하겠다며 꼬리를 내린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3월, 김태년 전 당 대표 직무대행이 "권익위 결과를 있는 그대로 공개하고, 문제가 있는 의원에 대해 단호하게 법적·정치적 책임을 물을 것을 약속한다"고 밝힌 사실까지 소환했다.

청와대와 집권 여당 입장에서 부동산 문제는 일종의 '아킬레스건'이다. 부동산 문제가 터질 때마다 화들짝 놀랜다. 권익위의 이번 전수조사 결과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우리가 많이 손해를 보더라도 국민들에게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멘스 남이 하면 불륜)'로 비춰질 수 있는 사례에 대해 가혹하다 싶을 정도로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며 부동산 문제에 대한 정면돌파를 요구하는 여권 일각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여야 불문 투기명단 공개하라

고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8일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투기의혹 명단을 공개했다. 유형별로 보면 △부동산 명의신탁 의혹(김주영·김회재·문진석·윤미향) △업무상 비밀이용의혹(김한정·서영석·임종성) △농지법 위반 의혹(양이원영·오영훈·윤재갑·김수흥·우상호) 등이다.

여당은 7~8일 이틀 동안 불면의 밤을 보냈다. 권익위 조사결과를 무시할 수 없었다. 특히 투기의혹 대상자로 거론된 우상호 의원 등 중진들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도 겪었다.

반면, 국민들은 즉각적인 명단 공개를 요구했다. 그러자 민주당은 또 국민의힘을 탓했다. 국민의힘도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국민들은 여야 모두에 대한 전수조사와 명단공개를 희망한다. 특정 정당만 옹호하는 것이 아니다. 굳이 따져보면 여당이 더 깨끗해야 한다고 믿는다.

이 때문에 상당수 국민들은 각종 포털사이트를 통해 명단 공개에 소극적이었던 여당을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여당의 투기의혹 의원명단 공개를 요구한 것은 야당 편을 들어서가 아니다"며 "야당도 투기의혹 대상자가 있으면 즉시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 / 김동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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