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카드'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이병기 국정원장을 청와대 비서실장에 임명했다.
현직 국정원장을 청와대 비서실장에 임명한 것을 두고 '회전문 인사'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병기 카드는 최상의 선택은 아니었지만, 박 대통령의 향후 국정운용의 키워드를 읽을 수 있는 여지를 보여줬다.
◇통일·외교 콘트롤타워
광복 70주년을 맞고도 한반도는 여전히 '경색(梗塞)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남과 북이 서로 다른 전제조건을 앞세워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는 한반도 평화 통일이야말로 한계에 봉착한 대한민국의 신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최상의 카드로 여기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동안 남북문제가 강대 강 대결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한 결정적인 원인은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한데서 비롯된 셈이다.
하지만, 공안 검사 출신으로 대북문제에 대한 강경파로 분류됐던 김기춘 비서실장이 물러나고, 외교전문가이자 한반도 문제에 있어 비둘기파로 분류되고 있는 이병기 비서실장 발탁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될 수 있다.
이병기 비서실장은 외교관 출신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주일대사와 국가정보원장 등을 역임했다. 남북문제를 풀기 위해 가장 중요한 미·중·일 3국의 협조를 끌어낼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것으로 볼 수 있다.
박 대통령은 이미 권영세 주중대사의 후임에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을 내정했다. '아그레망(Agrement)' 절차로 공식 취임한 것은 아니지만, 총리급으로 분류되는 김장수 주중대사가 취임하게 되면 중국과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질 수 있다.
총리급 주장대사와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통일대박'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낸 사람으로 알려진 홍용표 통일부장관은 공교롭게도 매파 2명과 비둘기파 2명 등으로 분류된다.
◇통일 준비 서둘러야
광복 70주년, 세계 평화를 위한 절대적인 전제조건인 한반도 평화 통일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박 대통령은 향후 최측근 인사를 미·중·일 3국에 추가 배치해야 한다.
미·중·일 3국이 각 대사와 박 대통령의 복심(腹心)을 통해 한반도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할 수 있도록 끊임없는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
이와 관련, 정치권 안팎에서는 그동안 청와대 비서실 파동의 핵심으로 분류됐던 '비서관 3인방'을 적임자로 꼽고 있다.
비서관 3인방을 미·중·일 3국에 배치해 각국 대사와 함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위한 다양한 아이템을 수행하도록 만들면 생각보다 훨씬 큰 성과를 올릴 수 있다.
이를 통해 국내에서 불필요하게 제기될 수 있는 '문고리 권력' 논란까지 해소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대통령의 지시로 이병기 실장이 정책을 구상하고 통일부 장관과 문체부 장관이 주도적으로 준비해 오는 8월 15일 광복절을 맞아 중국과 러시아, 북한의 접경지역에서 대규모 '한류 콘서트'를 개최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자.
박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실현의 핵심 정책인 나진~핫산 프로젝트의 신호탄이 될 수 있고, 북한 개방과 한·중·러 문화교류의 부수적인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
◇통일은 '창조경제' 종착점
박근혜 대통령은 3·1절 기념사를 통해 "글로벌 경제 침체와 추격형 성장전략의 한계에 직면해 있고, 과거부터 누적되어 온 적폐도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며 "나라의 곳간도 여러 곳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처방과 해법으로는 안된다. 그것은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과 같다"며 "국민의 창의력과 독창성을 발휘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그동안 누적되어 온 우리 사회의 적폐를 개혁해 근본적인 경쟁력과 성장 잠재력을 확충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창조경제 생태계 구축을 포함해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은 어디에 있을까. 박 대통령이 구상하고 있는 유라시아이니셔티브와 나진~핫산 프로젝트를 통해 중국과 러시아 등 대륙권을 겨냥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창조경제'이자 우리나라의 100년 성장동력을 위한 종착점이자 '골든타임'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서울 / 김동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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