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홍 봉합 유승민에게 달렸다"

춘추관 이러쿵저러쿵 - 이준석 녹취록 파문
이 대표 '윤석열 정리' 발언 놓고 제각각 해석
'갈등정리 Vs 후보정리'… 원희룡·하태경 공방
'윤·최·안+젊은 리더십' 없으면 정권교체 불가능

2021.08.18 20:52:08

[충북일보] 제1야당인 국민의힘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다. 내홍의 원인은 여러 계파가 어설프게 뭉쳐진 상태에서 내년 3월 9일 정권교체를 위한 생각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30대 리더인 이준석 대표는 유승민 전 의원 지원의혹을 사고 있다. 홍준표 의원의 언행은 여전히 '도꾸다이'다.

당 밖에서 들어온 윤석열 전 총장은 이준석 측을 의심하고 있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합당결렬을 선언했다.

◇녹취록 해석해보니

이준석 대표가 발언한 것으로 알려진 '윤석열은 곧 정리된다'는 내용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측과의 갈등이 곧 정리된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반면 '윤석열 정리 발언'을 최초로 폭로한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녹취록 전체 공개'를 요구하면서 '윤석열 후보를 정리하겠다는 발언이었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러자 이번에는 하태경 후보가 원희룡 후보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하 후보가 이준석 대표의 '윤석열 측과의 갈등 정리'라는 의견이 동조하고 나선 셈이다.

이 과정에서 보수지지층과 중도층이면서 정권교체를 희망하는 유권자들은 다시 한 번 제1야당의 행태에 크게 실망하고 있다.

어쩌면 국민의힘 내부 갈등으로 내년 대선이 '1여 다야' 구도로 치러지는 것은 아닐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확산되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벌어지는 이 같은 갈등의 시작은 수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놓고 벌어진 친박과 비박 간 갈등이 다시 회자되고 있을 정도다.

수년 전 친박과 비박은 생존을 건 갈등을 빚었다. 결국 김무성·유승민·하태경 등 비박계 의원들은 탈당 후 신당을 창당했다. 이후 박근혜 탄핵에 대한 평가는 역사에 맡기자면서 다시 국민의힘으로 모였다.

이들이 다시 뭉친 가장 큰 이유는 내년 3월 대통령 선거 때문이다. '1여 다야'로는 정권을 교체할 수 없다는 절박함이 있어서다. 그러나 지난 서울·부산시장 재·보선에서 이들은 다른 현상을 목격했다.

당내 인사가 당 밖 후보를 꺾는 모습이다. 당 밖 인사를 끌어들인 뒤 경선에서 이기면 얼마든지 승리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2030 젊은 층이 보수당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는 새로운 모습도 당내 유력 주자들은 새로운 모멘텀으로 생각했을 법하다.

그러나 2030세대는 바보가 아니다. 중도층 일부가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것도 오래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은 국민의힘 소속 일부 대권 주자들이 착각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권교체론이 정권재창출에 앞서는 것으로 나오는 것은 국민의힘이 좋아서가 아니라 문재인 정부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를 원하고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국민의힘의 최대 지지층은 영남에 몰려 있다. 호남을 제외한 수도권과 충청 등은 그동안 실용적인 선택을 했다. 이 때문에 여당은 호남, 야당은 영남 등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는 후보는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각각 영·호남을 기반으로 하되 수도권과 충청·강원의 실용적인 마인드를 가진 유권자를 끌어들여야 한다. 현재 영입파들은 영남과 충청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당내파 주자들은 그렇지 못하다.

◇선당후사 누구 없소

대구·경북 민심을 얻지 못하는 후보는 서둘러 선당후사(先黨後私)를 선택해야 한다. 개인의 안위보다 당을 위해 희생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런 관점에서 정치권 안팎에서 유승민 전 의원의 선택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일선 현장에서 만난 보수지지층 사이에서도 2030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이준석 대표의 정치적 부담을 줄여주면서 윤석열, 최재형, 안철수까지 연대하는 큰 그림으로 정권교체를 이뤄내기 위한 '신의 한수'로 그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서울 / 김동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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