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관 이러쿵저러쿵 - "노영민과 김조원 사례는 많이 다르죠"

****靑 비서실장.수석 6명 사의
'질이 다른 2주택자' 같은 사례 취급은 '자뻑'
정부·국민 머리 맞대는 쌍방향 정책 나와야
청와대·내각, 집권 여당 모두 자중자애 시급

2020.08.09 19:25:58

[충북일보] 청와대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무·민정·국민소통, 인사·시민사회 수석 등 총 6명의 일괄 사의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춘추관 안팎에서는 순차적 사의 수용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거론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비서실장과 5명의 수석 모두의 사의를 수용한다면 후반기 국정에 상당한 차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코로나와 수해는 물론, 역설적으로 '화난 부동산 민심(民心)'도 쉽게 봉합하기 힘들 수도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선출직과 임명직의 차이

노영민 비서실장은 3선 국회의원(청주 흥덕) 출신이다. 당연히 청주와 서울에 거주지를 둘 수밖에 없었던 사람이다. 반면, 임명직인 김조원 민정수석은 사정이 다르다. 그가 선출직이었던 시간은 없었다.

만약 청주를 지역구로 하는 국회의원이 청주가 아닌 서울에만 집을 갖고 있으면 '지역구 의원이 맞느냐'는 비난에 시달렸을 것이다. 일부 국회의원들의 경우 KTX를 활용해 출·퇴근을 한다고 자랑한다. 하지만, 밤낮없이 의정활동을 해야 하는 국회의원 입장에서 서울과 청주 2주택은 불가피한 측면이 많다.

세종정부청사 출신 국회의원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자연스럽게 2주택자가 됐다. 줄곧 서울에서 살면서 부동산을 투자개념으로 활용한 사람들과 구분돼야 한다.

더욱이 노 실장은 청주·반포 2주택 논란 후 둘 다 처분했다. 김조원 민정수석은 시세보다 2억 원 높게 처분한다고 해놓고 나중에 매물을 거둬들였다. 이점을 분명하게 가려야 한다.

그런 뒤 현재 청와대와 국토교통부가 우리나라 부동산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고 있는지 명확하게 따져 보아야 한다.

일부 시민단체가 주도한 고위 공직자 2주택에 대한 시시비비가 과연 맞는 방향인지 팩트 체크도 필요하다. 마치 박정희 정권 시절 '첩을 둔 공무원들은 전원 파직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던 사례가 생각난다.

둘 다 사적 영역이다. 첩을 둔 사례를 두둔하는 게 아니다. 공적 영역과 사적영역을 구분해야 한다는 얘기다. 첩은 둔 사례는 관련 법률로 처리할 수 있다. 당시 기준으로 도덕적 잣대는 물론, 법률의 문제로 해결할 수 있다.

반면, 고위공직자 2주택 문제는 법률적·도덕적 문제가 아니다. 2주택 이상을 갖고 투기를 일삼았다면 관련 법률의 저촉을 받을 수 있다. 그게 아니라면 도덕의 문제, 양심의 문제다.

이런 관점에서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부동산 정책은 실패했다. 비서실장이 책임질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김 실장과 김 장관 모두를 경질해야 한다는 주장은 시기상조다.

현재의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해야 한다. 벌려놓은 현안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얘기다. 다른 사람이 들어와서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이 결단해야 한다. 부동산 문제로 무너진 노무현 정부와 다른 길을 선언해야 한다. 그 첫걸음은 시장의 원리를 존중하겠다는 선언이다.

청와대에 쏠린 눈

코로나로 힘든 국민, 수해로 고통 받는 국민을 생각해 청와대와 내각은 자중자애(自重自愛) 해야 한다. 거대 여당도 마찬가지다. 권력은 한줌의 모래 같은 존재다. 쥐면 쥘수록 빠져 나가기 마련이다.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직접 설명해야 한다. 코로나와 수해, 부동산 문제에 대해 솔직한 심정을 밝히고 양해를 구해야 한다. 그게 바로 문 대통령의 초심이다.

그린벨트를 해제하면서까지 주택공급 계획을 밝혔는데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해서도 상당수 국민들은 집권 여당의 계산된 셈법, 즉 속셈을 의심한다.

이 모든 국정의 최종 책임자는 대통령이다. 대통령의 진심어린 얘기와 해법을 국민들은 듣고 싶다. 청와대 비서실장과 수석 교체로 해결될 성질의 문제가 아니다.

적어도 노영민과 김조원 사례는 다르다. 국민들도 다 알고 있다. 정부와 국민 모두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 정책은 일방이 아닌 쌍방향이어야 한다. 그래야 코로나와 수해, 부동산으로 지친 국민들의 마음을 다독일 수 있다. 서울 / 김동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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