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관 이러쿵저러쿵 - "'SKY 출신 중용' 과거와 뭐가 다르죠"

***청 차관급 인사 살펴보니
서·연·고에 외국 석·박사… 지방대 전무
내년 정시 40% 확대 충북은 고전 가능성
수월성 외면한 충북교육청 '맞나 틀리나'

2020.08.17 21:00:15

[충북일보] 민선 시장과 재선 국회의원, 3선 도지사 등 화려한 타이틀을 쥐고 있는 이시종 충북지사. 그는 공·사석에서 충북 교육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자주 얘기한다.

충북에도 자사고(자율형사립고) 하나 만들어야 미래 100년을 짊어질 충북 인재를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김병우 충북교육감은 반대한다.

특정 학생을 인재로 만드는 것 보다 모든 학생들의 성적을 끌어올리는 보편적 교육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액면 그대로만 놓고 보면 두 단체장의 철학은 틀리지 않는다.

둘 다 맞는 얘기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실을 감안할 때 이 지사의 주장이 훨씬 더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차관급 출신학교 보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4일 9명의 차관급 인사를 단행했다.

그런데 이들의 학력을 보면 △이강섭 법제처장(연세대 경영~서울대 행정학석사~미국 시라큐스대 법학 석사) △최종건 외교부 1차관(호주 올세인츠칼리지고~미국 로체스터대 정치학과~연세대 정치학 석사~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정치학 박사) △이재영 행정안전부 차관(광주진흥고~한양대 법학과~영국 엑시터대 행정학 석사) △박준용 해양수산부 차관(경기 수성고~고려대 행정학과) 등이다.

또 △허태웅 농촌진흥청장(서울 서라벌고~서울대 농학과~서울대 환경보건학 석사) △김용래 특허청장(서울 영락고~연세대 전기공학과~영국 리즈대 경영학 박사) △양충모 새만금개발청장(전북 전라고~연세대 경제학과~서울대 행정학 석사~미국 듀크대 정책학 석사) △이남우 국가보훈처 차장(서울 명지고~서울대 법학과~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샌디에이고(UCSD) 국제관계학 석사) △김재신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성균관대 경제학과~한국개발연구원 경영학 석사~미국 미시간주립대 재무관리학 석사) 등이다.

이날 발표된 차관급 인사는 모두 1주택 이하로 알려진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얘기다. 여기에 더 추가할 이력이 있다면 당연히 학벌이다. 지방대 출신은 전혀 없고, 소위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출신이 다수다.

보편적 교육의 중요성을 얘기하는 사람들은 "청와대나 내각에 들어가는 것이 출세는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재능을 제대로 발휘하는 직업을 갖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현실은 크게 다르다. 청와대와 내각은 물론, 대기업 중간 간부 이상의 학력을 따져보면 우리나라는 완벽한 'SKY 캐슬' 국가다. 이른바 '흙수저'들은 '서·연·고, 서·성·한, 중·경·외·시, 건·동·홍'이라는 서열까지 매겨 놓고 이런 카르텔을 뚫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실 많은 국민들이 정치를 경멸의 대상으로 생각한다. 그럼에도 정치는 우리생활에 엄청난 영향을 준다. 정치인에 의해 법이 만들어지고, 세금문제가 다뤄지며, 국가의 운명까지 바꿔놓을 수 있다.

그래서 충북도 다양한 인재를 배출해야 한다. 다양한 분야에서 더 많은 인재가 나와야 한다. 이 중에는 행정·입법·사법부는 물론, 중견·대기업에서 맹활약하는 인재도 필요하다.

그런 인재를 만들기 위해서는 교육방법도 다원화돼야 한다. 반드시 보편적 교육만 옳은 것은 아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충북에서만 수월성 교육을 거부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내년 정시 40%로 확대

코로나 사태로 비상이 걸린 대입 수험생. 교육당국은 난이도 조절로 수험생들의 부담을 덜어주겠다고 하지만, 난이도 조절이라는 것이 전체 학생들의 입맛에 맞추기는 쉽지 않다.

특히 수시 80%와 정시 20% 정도로 치러졌던 내년도 대입이 수시 60%와 정시 40%로 바뀌면 엄청난 혼란이 발생한다. 그래서 대입전형은 단순한 것이 좋다고 많은 사람들은 얘기한다.

일반적으로 정시는 자사고 등 자율적인 커리큘럼을 시행하는 학교가 더 유리하다. 그러나 충북에는 자사고가 없다. 소위 말하는 명문대 합격자가 크게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이시종 충북지사와 김병우 교육감은 이 문제에 대해 명확한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 막연하게 AI영재학교를 유치하겠는 것은 최소 5년 이상 걸리는 문제다. 그것도 만약 오는 2022년 선거에서 대통령이나 광역단체장, 교육감 등이 바뀐다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교육은 백년대계다. 4년 또는 5년에 한 번씩 바꿀 수 없는 100년의 시스템을 만드는데 우리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해야 한다.

서울 / 김동민기자


이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저작권자 충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관련기사

PC버전으로 보기

충북일보 / 등록번호 : 충북 아00291 / 등록일 : 2023년 3월 20일 발행인 : (주)충북일보 연경환 / 편집인 : 함우석 / 발행일 : 2003년2월 21일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715 전화 : 043-277-2114 팩스 : 043-277-0307
ⓒ충북일보(www.inews365.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by inews365.com,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