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관 이러쿵 저러쿵 - '성완종 블랙홀'에 찢겨진 '충청대망론'

충청서 대권도전 가능성 높았던 반기문·이완구 추락
박 대통령 "과거부터 현재까지 문제 한 번에 밝혀야"
전방위 사정 속에서 충청 정치인 '불법 꼬리표' 우려

2015.04.19 18:33:50

[충북일보] 충남 서산 출신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자살사건에서 시작된 '성완종 블랙홀'이 오는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충청권의 기대를 모았던 '충청대망론'을 원점으로 되돌려 놓고 있다.

◇반기문 "국내 정치 관심없다"

충북 출신의 반기문 UN 사무총장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성완종 전 회장과 아는 사이지만 특별한 관계가 아니다"면서 자신을 둘러싼 '충청대망론'에 대해서도 "국내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이어 같은 날 저녁 워싱턴DC 내셔널프레스클럽 행사에서 만찬 연설을 통해 "은퇴 후 아내와 근사한 식당에 가서 맛있는 요리를 먹거나 손자녀들을 돌보며 살고 싶다"며 국내 정치와 선을 분명히 그으면서 정치권과 거리를 두기도 했다.

앞서 성 전 회장은 "내가 반기문과 가까운 것은 사실이고, (반기문)동생이 우리 회사에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충청)포럼 창립멤버인 것도 사실이다. 그런 요인이 제일 큰 게 아닌가 (싶다)"고 이완구 국무총리를 직접 겨냥했다.

또한 새정치민주연합 박완주(천안을) 의원도 지난 13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이완구 국무총리에게 "혹자는 성완종 전 회장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대선 출마와 관련해 적극적으로 돕는다고 해 정권의 표적이 되고, 총리에게 찍혔다는 얘기를 하는데 들었느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오는 5월 19일부터 22일까지 인천광역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리는 세계교육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할 예정인 반기문 사무총장이 다시 한번 '대권 불출마'와 관련된 얘기를 언급할 수 있다는 전망이 여의도 정치권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이완구 '마지막 공직' 의미는?

충남 출신의 이완구 국무총리는 과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내년 4월 총선출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국무총리는 마지막 공직"이라는 취지의 답변을 내놓았다.

경찰에 입문해 충남지사와 국회의원, 여당 원내대표 등을 거쳐 국무총리까지 화려한 정치적 궤도를 걸었던 이 총리의 '마지막 공직'이라는 선언에 대해 국회 안팎에서는 다른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즉, 임명직인 국무총리와 구분되어야 하는 선출직인 '대통령'에 도전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다.

하지만, 성완종 블랙홀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이 총리는 현재 박 대통령 귀국 후 전격적으로 경질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총리에서 경질된 이 총리가 대권에 도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이는 대목이다.

설령, 경질된 이 총리가 검찰 수사를 통해 억울한 누명에서 벗어난다고 해도, 총리 인사청문회와 성완종 사건에 대한 국회 답변 등에서 '거짓말 논란'에 휩싸인 사례만 보더라도 이제는 대권주자 반열에서 탈락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국회 안팎에서는 최근 '충청대망론'과 관련해 "이제는 안희정 충남지사 밖에 남지 않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중진 정치인 데미지 불가피

'성완종 게이트'를 보는 여야의 시각은 크게 다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사상 유래없는 친박스캔들'로 규정했고, 청와대와 새누리당 등은 '여야 모두의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는 모양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5일 정부서울청상서 열린 현안점검회의를 주재하면서 "이번 기회에 우리 정치에서 과거부터 현재까지 문제가 있는 부분은 한 번에 완전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 정치개혁의 부정부패를 뿌리 뽑고 정치개혁을 이루는 것이 우리의 소명이자 미래로 가는 길"이라고도 했다.

결국 '성완종 게이트'에 대해 당청은 친박인사들의 금품수수 의혹 뿐만 아니라 과거 참여정부 시절 2회의 특별사면 과정은 물론이고, 여야 국회의원들의 '불법후원금'까지 손을 대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상태다.

이럴 경우 충청 출신의 여야 정치인들은 추위를 탈 수 밖에 없다. 자칫 수사 과정에서 '불법 꼬리'가 붙게 된다면 대권은 고사하고 정치생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그동안 '충청대망론'의 중심에 있었던 반기문 총장과 이완구 총리, 안희정 충남지사 등의 향후 정치적 행보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서울 / 김동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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