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전철위치도
수도권 전철이 천안에서 청주국제공항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두가지 방법이 있었다. 기존 경부선과 충북선을 활용한 기존선 경유와 천안에서 청주국제공항까지 직접 연결하는 전용선 건설 등이다.
지난 2009년 2월 9일 청주국제공항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당시 정우택 충북지사의 건의를 받아 천안~청주공항 간 전용선 구축을 약속했다.
하지만,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전용선 약속은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찬성의 반대급부라는 의혹을 받으면서 지역 사회 곳곳에서 적지 않은 논란이 빚어졌다.
이 같은 논란 때문에 수도권 전철은 제때 속도를 내지 못했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무려 3년에 걸쳐 가시적인 사업성과를 내지 못한 셈이다.
정부는 차일피일 사업시기를 늦췄고, 충청권에서는 전용선과 기존선 경유를 놓고 지역 간 첨예한 갈등을 빚었다.
◇기존선과 전용선 건설비용 비교
천안~전의~서창~오송~청주~북청주~청주공항으로 연결되는 기존선 활용은 총 사업비 8천261억원(2010년 기준)을 투입해 56.4㎞를 전철화하는 방식이다.
지난 2012년 실시된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비용대비 편익 0.97이 도출되면서 본격적인 사업착수가 논의되기 시작됐다.
천안~청수~독립기념관~병천~오창~청주공항을 연결하는 전용선 건설은 총 사업비 2조4천913억원(2008년 기준)을 투입해 37.4㎞를 신설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지난 2008년 실시된 철도시설공단의 사전조사에서 B/C가 0.73에 그쳤다.
당시 충남 천안시와 충북 청원군 오창읍 등은 '전용선' 건설을 강력히 주장한 반면, 충남 연기군은 '기존선', 충북도와 청주시 등은 '선 기존선·후 전용선' 등으로 입장이 갈라졌다.
이후 충청권 지자체가 국토부에 일임해 결정한 방식은 기존선 경유였다.
이에 따라 지난 2013년 기본계획수립비 20억원 배정을 시작으로 2014년 기본 및 실시설계비 128억원, 2015년 설계비 및 MRO구간 조기착공 공사비 110억원 등 예산확보가 진행됐다.
◇청주공항~천안 전용선은 '뒷북'
수도권 전철은 충청광역철도망(논산~계룡~세종시~조치원~청주공항)과 충북선 고속화와 연계되는 사업이다.
이런 상황에서 또 다시 전용선이 논의될 경우 자칫 기존선 경유마저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도록 만들 수 있다. 국토부 입장에서 인구 80만의 청주권에 기존선과 전용선 모두를 허용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특히 충청권과 경북권이 추진하고 있는 중부권 동·서 내륙철도 사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서해안에서 동해안을 연결하는 이 철도는 서산~당진~예산~아산~천안~청주~괴산~문경~예천~영주~봉화~울진 거치게 된다. 청주시 통과 예상지역은 오창, 청주공항, 내수, 미원 등이다.
이를 종합할 때 이미 추진되고 있는 기존선 경유와 향후 충청권 역량이 결집되어야 할 중부권 동서 내륙철도에 이어 천안~청주공항 전철사업까지 요구하는 것은 무리수가 예상된다.
이에 대해 충북발전연구원 원광희 박사는 "천안~청주공항을 연결하는 기존선 전철이 활성화된 뒤 천안~청주공항 간 전용선 신설을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또한 동탄에서 출발한 고속철도와 동서 내륙철도 등도 청주공항을 통과하는 노선으로 구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천안~청주공항 전용선 문제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도 "이미 확정된 노선이 있는데 뒤늦게 천안~청주공항 전용선을 공약하면 해당 지역 표심을 자극할 수는 있다"며 "하지만, 구체적인 사업계획서와 재원, 중앙정부 설득 논리 등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 다시 혼란을 초래하는 것은 책임있는 자세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특별취재팀 / 김동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