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세종시 당선자 승리 주요인은 '신도시 젊은층 몰표'

읍면·부재자 투표 등서 5천914표 지고도 박종준 후보 눌러
현 정부에 불만 많은 '세종맘' 등 결집, 신도시 투표율 높아져
'농저도고(農低都高)' 투표에 '여촌야도(與村野都)' 득표 현상

2016.04.14 18:53:03

[충북일보]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에 세종시 '원안 플러스 알파'를 추진한다고 해 놓고 제대로 한 게 뭐 있나요. 당연히 세종시로 와야 할 미래창조과학부도 과천에 그대로 있고… "(권 모씨·35·회사원·세종시 한솔동)"

"애 키우기는 갈수록 힘들고… '명품도시'라고 해서 서울에서 세종으로 이사 왔는데 교통도 불편하고 병원도 제대로 없어요."(윤 모씨·31·주부·세종시 도담동)

4·13 총선에서 여당인 새누리당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다는 세종 신도시 주민 2명이 내세우는 주된 이유다. 천 모씨(29·주부·세종시 아름동)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이른바 '세종맘(세종 신도시 거주 젊은 주부)' 사이에서는 카페 등을 통해 특정 후보는 찍지 말자는 공감대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면서 투표 참여 분위기가 조성됐다"고도 했다.

◇우리나라 역대 선거와 다른 '농저도고' 투표 나타나

세종시가 14일 '20대 국회의원 선거 투·개표 결과 보고서(잠정)'를 내놨다.
ⓒ세종시
이에 따르면 전체 투표인 10만6천604명 중 관외 사전 투표자·거소 투표자 등(1만824명)을 제외한 지역 투표자는 총 9만5천708명이었다.

이 가운데 신도시 3개 동(한솔,도담,아름) 거주자는 55.4%인 5만2천979명이었다. 인구가 급증하는 신도시가 주요 '표밭'인 셈이다.

시 전체 투표율이 63.5%로 전국 17개 시·도 중 전남(63.7%)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가운데, 신도시와 읍면 지역 간 투표율 차이는 컸다.

신도시는 한솔동 69.8%(최고),도담동 65.7%,아름동 65.4% 등 모두 시 평균보다 높았다. 반면 10개 읍면은 전동면 54.1%(최저) 등 모두 시 평균보다 낮은 50%대였다.

우리나라 역대 선거에서 흔했던 '농고도저(農高都低)'와 반대인 '농저도고(農低都高)'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신도시 득표수, 이해찬 당선자가 박종준 후보의 2배 넘어
ⓒ세종시
최종 득표율은 무소속 이해찬 당선자가 43.7%(4만6천184표), 새누리당 박종준 후보는 36.0%(3만8천73표)였다. 득표율 7.7%p, 8천111표 차이로 당락이 엇갈렸다.

이 후보는 당초 더민주당 소속이었으나, 이번 선거에서 공천을 둘러싼 중앙당과의 갈등에 따라 일시적으로 탈당했다. 따라서 야당 계열로 분류하는 게 맞다.

투표율과 달리 두 후보의 지역 별 득표율에서는 역대 선거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여촌야도(與村野都)' 현상이 나타났다.

여당의 박 후보는 모든 읍면지역에서 이 후보를 눌렀다. 심지어 이 후보 자택이 있는 전동면에서도 1천105표를 얻어, 이 후보(466표)의 2배가 넘었다.

하지만 신도시에서는 이 후보에게 크게 뒤졌다.

신도시 3개 동에서 박 후보가 얻은 표는 1만3천792표인 반면 이 후보는 2배가 넘는 2만7천817표였다. 결국 이 후보는 10개 읍면과 관외·부재자 투표 등에서 박 후보에게 5천914표를 지고도, 최종적으로는 8천111표를 더 얻어 7선 고지를 점령했다.

낙선한 박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자신의 기반이라 할 수 있는 읍면 지역이 신도시보다 선거인수가 적은 데다, 설상가상으로 투표율이 낮은 바람에 이중으로 피해를 본 셈이다.

세종 / 최준호기자 choijh595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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