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의원선거가 실시된 13일 청주시 서원구 산남동 제2투표소가 마련된 충북고등학교에서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김태훈기자
도내 8개 선거구 중 1곳(청주 흥덕)에서만 경선을 진행한 더민주 역시 청주 청원 선거구에서 '컷 오프'된 이종윤 전 청원군수의 반발로 한때 큰 위기에 봉착하기도 했다.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나타난 지역 민심도 총선 판세를 뒤흔들었다는 평가다. 총 8석의 지역구 의석수를 유지하는데 진땀을 뺐고, 괴산군의 남부 3군(보은·옥천·영동) 편입과 관련해서는 여야 간 책임공방전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상황이 이런데도 도내 표심은 청주권과 비청주권으로 갈라졌다. 비청주권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오차범위 밖 강세를 보였고, 청주권 4곳는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새누리당 최고위원과 국회 정무위원장을 역임한 정우택 당선자는 한때 오차범위 밖 우세로 유리한 고지에 올랐지만, 여론조사 공표금지 기간, 이른바 '블랙아웃' 기간에 야권은 무섭게 결집했다.
이를 종합할 때 충북 민심은 특정 정당의 독주를 허락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아무리 좋은 판세라고 한순간에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새누리당 5석과 더민주 3석으로 끝남에 따라 오는 201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 각 당은 이제 전국 판세의 바로미터인 충북 민심을 사로잡기 위해 고군분투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영·호남 패권주의 밀려 늘 '캐스팅보트' 역할에 그쳤던 충청의 대망론을 위해 당선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질 수 있고, 정부와 여당의 각종 국정에 대한 시시비비도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지역의 이익을 찾기 위한, 지역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여야 국회의원들의 이른바 '백 미팅'의 상설화 등 지혜가 필요하다. 싸울 것은 싸우고, 협력할 것은 협력하는 '견제와 상생의 정치'가 시급히 요구되는 대목이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전 국민적인 반발로 나타난 17대 국회의 열린우리당 싹쓸이를 제외하고 충북 총선은 항상 견제와 균형의 묘를 살려 왔다"며 "이제는 대선을 앞두고 여야 간 갈등이 확산될 수 있지만 지역의 이익을 위해서는 한 목소리를 내는 협력의 의정활동이 요원하다"고 지적했다.
특별취재팀 / 김동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