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전철 청주공항 연장노선은 어디로?

연기군-천안시, '조치원 경유'·'노선 신설' 놓고 대립

2010.10.17 16:35:30

'경제성'이 중요한가,'시간단축'이 우선인가.

수도권 전철의 남쪽 종점을 천안에서 청주공항까지 연장하는 문제를 놓고 논란이 뜨겁다. '연장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1차적 이해 당사자인 충청권 주민과 해당 지자체는 물론 정부(국토해양부)도 공감하고 있다. 최근 세종시·오송신도시 등 청주공항과 관련된 대규모 사업들이 잇달아 추진됨에 따라 "전철 종점을 연장해야 한다"는 논리가 더욱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연장 방법에 대해서는 지역 별로 이해 관계가 엇갈려 정부의 합리적 결정이 필요하다.


◇조치원 경유냐,노선 신설이냐=연기군과 천안시는 인접한 자치단체인데도 연장 노선에 대해 각각 다른 주장을 펴고 있다. 우선 연기군은 선로 용량이 여유있는 기존 철도를 최대한 활용하자고 주장한다. 경부선 천안~서창(조치원) 간 30km는 선로를 확충(복선→2복선)하고,충북선 서창~오송(경부·호남고속철도 분기역)~청주~청주공항(연장 26.15km)은 기존 철도를 전철과 함께 쓰자는 것이다. 연기군은 "이 노선을 채택하면 다음달 1일부터 KTX(고속열차)가 정차할 오송역 및 인근 오송-오창-대덕연구단지 과학벨트와 수도권 전철 간의 연계성이 높아져 시너지(상승)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인구 50만명을 목표로 건설 중인 세종시와 수도권·청주공항 사이의 시간 거리가 단축되고,고려대 세종캠퍼스 및 홍익대 조치원캠퍼스 수도권 통학생(3천여명)의 교통 사정도 더 나아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천안시는 천안~독립기념관~병천~청주공항을 연결하는 노선(연장 37.42km)을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렇게 해야 수도권이나 천안에서 청주공항을 오가는 시간이 단축된다는 것이다. "전철 경유 지역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는 주장도 편다.

ⓒ자료:서울대산학협력단
◇전문기관 용역 결과=한국철도시설공단은 연기군과 천안시 주장 노선을 바탕으로 지난 2008년 1억6천여만원을 들여 전문기관(서울대 산학협력단,유신코퍼레이션)에 사전조사 용역을 맡겼다.

그 결과 세종시(행복도시) 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호남고속철도 신설 등으로 경부선(천안~대전) 선로 용량이 확충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연기군 주장 노선'이 더 효율적인 것으로 판단됐다.

연기군이 주장하는 노선은 우선 '편익비용비(Benefit-Cost Ratio)'가 1.06으로 천안시 요구 노선(0.73)보다 크게 높았다. 편익비용비는 '비용'의 현재가치에 대한 '편익'의 현재가치 비율을 일컫는다. 수치가 높을수록 투자효과 대비 이해 당사자들이 얻는 편익이 크다는 뜻이다. 공공투자사업에서는 일반적으로 이 수치가 '1'보다 크면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철도시설공단은 "천안시 요구 노선(청주공항~문경 추가)은 현재는 경제성이 낮으므로 수송 수요나 환경 여건 변화 등을 감안해 장래 사업으로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국토해양부는 이달말쯤 발표할 제 2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2010~2019년)에 청주공항 연장 노선을 반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의 SOC(사회간접자본) 신규 사업 축소방침에 따라 내년 정부 예산안에는 기본 설계비 등이 반영돼 있지 않다.

대전·충남 / 최준호기자

"경제성 고려…국민 부담 줄여야"

유환준 충남도의회 부의장

"전철 노선 연장 사업에서는 '경제성'이 가장 중요합니다. 정부가 돈 쓸 곳이 무척 많은 데,지역개발을 명분으로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 철도 노선을 신설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결국 국민들의 '주머니돈 부담'을 늘리는 꼴밖에 안 됩니다."

유환준 충남도의회 부의장(65·자유선진당·연기 1선거구)은 이렇게 강조했다. 그는 수도권 전철 청주공항 연장 노선이 합리적 학술용역 결과가 아닌 '정치적 영향력'에 의해 결정되면 최종 의사결정 당사자들은 결국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천안시 주장 노선은 거리가 상대적으로 짧아 수도권 주민들이 청주공항을 오가는 데 편리할 수는 있지만,과연 인천공항 대신 청주공항을 찾을 수도권 사람이 얼마나 될지 의문시된다고도 했다.

유 부의장은 충남도 교육위원(초대)을 거친 3선 충남도의원이다. 검소한 생활이 몸에 배어 요즘도 30년,22년씩 묵은 포니픽업 중고차나 고물자전거를 몰고 다니며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런 공로로 그는 2008년 헤럴드경제신문 주관 '자랑스런 한국인'으로 선정됐다. 지난해에는 충남지역신문협회로부터 '2009풀뿌리 자치대상'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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