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대학교 김윤배 총장과 교직원들이 지난 20일 미얀마 양곤에서 열린 유학설명회에서 청주대의 우수한 교수진과 시설, 다양한 혜택 등에 대해 설명한 뒤 유학생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충북일보] 저출생·고령화로 학령인구가 줄어들며 지방대학들이 유학생과 만학도 모시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한수 이남 최고(最古)의 사학'인 청주대학교는 김윤배 총장을 필두로 유학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김 총장은 유학생 유치를 위해 지난 17~20일 미얀마를 방문했다. 김 총장은 교직원들과 현지 협력 유학원을 차례로 방문해 우수한 교수진과 교육과정, 각종 최첨단 시설 등을 상세히 설명한 뒤 상호 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김 총장은 지난 10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있는 기묘국제대학교와 국제교류 협정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 7일에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베트남 상업대학교, 하노이첨단기술전문대학교와 국제교류 협정을 체결하고 돌아왔다.
도내 17개 대학 중 외국인 유학생이 가장 많은 곳은 청주대다.
올해 2학기 기준 32개국 3천여 명의 유학생이 재학 중인 청주대는 16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11개의 하이플렉스(Hyflex) 강의실을 구축했다.
유학생들의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청주대는 '인공지능(AI) 번역 자막 시스템'을 하이플렉스 강의실에 적용, 수업의 질을 높이고 있다.
교수가 한국어로 강의하면 번역 전문 AI가 외국어로 번역해 강의실에 설치된 화면에 실시간으로 띄워준다.
충북도 자체조사 결과 올해 10월 1일 기준 도내 17개 대학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은 8천64명으로 지난해 4월 교육부가 공식 집계했을 때(4천66명)보다 3천998명(98.3%) 증가했다.
'K-유학생' 1만 명 유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충북도는 내년 1학기 1만 명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정 형편이나 시기를 놓쳐 대학 진학을 못 했거나 인생 2막을 위해 대학을 찾는 만학도도 지방대학에서 VIP 대접을 받는다.
서원대학교 미래대학 비전학부는 만 30세 이상으로 고등학교 졸업 또는 특성화고를 졸업한 3년 이상 재직자에게 수능 성적없이 고교 서류만으로 신입생을 선발하고 있다.
비전학부는 경영부동산전공, 사회복지학전공, 생활체육전공, 상담심리전공, 라이프설계전공, 문화예술경영전공, 바이오코스메틱전공 등 7가지 전공이 있으며 2025학년도 수시에서는 200명을 모집했다.
비전학부는 4년제 정규 학사과정으로 수업은 야간, 주말,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재학 기간 4년간 등록금이 50% 감면 혜택도 있어 지원자가 증가하고 있다.
이 가운데 라이프설계전공은 2025학년도 수시 모집에 27명이 지원했는데 이들 중 11명은 70대다.
김영옥 비전학부 교수는 "라이프설계전공운 정시까지 40명 정도 모집할 것 같다"며 "2024학년도(24명)와 비교하면 두 배 정도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만학도는 학업은 물론 동아리활동과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이며 열정이 넘친다"라고 강조했다.
세명대학교는 2025학년도 정시모집부터 만학도(성인학습자)를 위한 라이프경영학과, 라이프복지상담학과, 바이오헬스케어융합학과 등 맞춤형 학과를 신설한다. 세명대는 4년(8학기) 동안 등록금과 기숙사 비용의 50%를 장학금을 지원하고 수업은 온라인과 주말 중심의 유연한 수업 방식으로 운영한다.
국가거점국립대인 충북대학교는 정부의 무전공 확대 취지에 맞춰 2025학년도 수시모집에서 학생부교과 자율전공학부에 만학도 전형을 신설했다.
올해 처음으로 실시하는 만학도전형은 30세 이상인 지원자를 대상으로 한다. 이 전형은 학생부교과 성적 100%를 반영하며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적용하지 않는다.
전문대인 충청대학교는 성인학습자(25세 이상) 학습 수요를 반영해 평생교육융합학부(복지케어테라피전공·문화콘텐츠경영전공·헬스문화융합전공)을 특화해 운영 중이고
충북보건과학대학교는 성인학습자를 대상으로 한 다전공 융합학과인 평생직업융합학과를 개설·운영 중이다.
평생직업융합학과는 스마트귀농귀촌, 공예, 산업기술자격 등 평생계속 교육에 적합한 성인학습자 맞춤형 교육과정 트랙으로 운영되며 폭넓은 선행학습을 인정해 3학기 조기 졸업도 가능하다.
재직자와 만학도 등 학령기 외 학생을 모집하는 추세는 학령인구 감소와 맞물려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2026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을 보면 전국 195개 4년제 대학은 만학도 전형(수·정시, 정원 내·외)으로 5천110명을 모집한다. 이는 2025학년도 모집인원 3천867명 대비 32.1%(1천243명) 증가한 수치다.
도내 한 대학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들이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만큼 유학생과 만학도 유치 경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만학도는 교육의 기회를 고르게 제공하는 측면이 있으나 정원 미달을 메꾸는 방법으로 활용된다면 학사 운영 차질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안혜주기자 asj132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