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1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2.02.19 16:46:0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 석길영·홍대기
"뻥~이요~"

마을 전체를 들썩이던 옛날 시골장터의 풍경도 보따리마다의 오래된 사연처럼 희미해진다.

지금도 시골 장날이면 한쪽 모퉁이 터줏대감으로 한자리를 지켜온 '뻥튀기 장수'.

그 앞에서는 오래지나온 시간도 걸음을 늦춘다.

동네 공터 양지 바른 담벼락 아래 뻥튀기 기계를 펼쳐 놓고 아저씨는 "뻥이요~"를 외치며 동네를 한 바퀴 돌고, 여기저기 흩어져 놀던 아이들은 어느새 뻥튀기 아저씨 주위를 에워싸고 그 주변을 맴돈다.

옥수수, 콩, 쌀, 먹다 남은 떡가래, 누룽지 등 튀기는 종류도 다양하다.

사카린 한 숟가락만 넣으면 입안 전체가 달달해지던 뻥튀기. 그 마술 같은 솜씨에 무척이나 가슴 설레게 하던 그 옛날의 허기를 잊을 수 있을까….

아저씨는 가져온 강냉이로 아이들의 코와 눈을 유혹 하려는 듯 멋지게 한방을 튀겨 낸다.

ⓒ 석길영·홍대기
"뻥~!" 소리와 함께 하얀 수증기가 아이들의 시야를 가렸다 흩어지고 구수한 냄새가 코를 또한번 유혹할 때 몇몇 아이들은 집으로 달려가 어머니에게 보채기를 하고, 아예 체념한 아이들은 땅바닥에 떨어진 튀밥을 조심스레 손으로 주워 입에 털어 넣고 달짝지근하고 구수한 맛을 음미 한다.

그 옛날 먹을거리가 풍족하지 못해 뻥튀기 한 자루 해다 놓으면 마음마저 부자였던 그 시절.

겨울철 주전부리로는 뒷산에 올라가 칡뿌리나 캐다 씹던 시절.

뻥튀기는 최고의 간식거리가 아닐 수 없었다.

지금은 너무도 많은 먹거리들로 인해 우리고유의 맛인 뻥튀기가 잊혀지고 있지만 할아버지의 손길 따라 마음도 덩달아 움직이던 어린 시절의 추억 한켠으로 녹슨 기계와 함께 터져 나오는 그의 호탕한 고함소리로 한바탕 들썩이던 장터의 풍경을 잊을 수 없다.

ⓒ 석길영·홍대기
지금도 시골 장날이면 장터 한쪽 귀퉁이에서 호각 소리의 예비 신호와 함께 뻥튀기의 요란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시골장터에는 어린 시절의 추억도 뻥튀기처럼 하얗게 부풀어 오른다.
글 / 홍대기 작가

사진 / 홍대기·석길영 작가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