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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People & Life - 태움의 미학 낙화장

때론 빠르게…때론 느리게…

  • 웹출고시간2012.04.22 17:28:1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 석길영·홍대기
달구어진 인두의 온도에 따라 빠르고 때론 느림의 손놀림으로 그림을 그려간다.

일상 속에 늘 곁에 머무르는 것이 장인의 혼을 불어 넣어 자연을 담아낸다.

△태움의 미학으로 만들어진 낙화

낙화장(烙畵匠)이란 불에 달군 인두로 종이나 비단 또는 가죽에도 인두를 달구어서 지져서 무늬 또는 글씨와 그림을 표현하는 기법을 말한다.

낙화가 어떻게 생겼는지 기원은 알수 없으나 우리나라 중국 일본에만 존재하는 매우 드문 기술로 아마도 옛날에 아녀자들이 인두로 동정을 다리면서 생겨나지 않았나 하는 추측뿐이다.

ⓒ 석길영·홍대기
산 좋고 물 좋은 보은 속리산 자락에 43년을 낙화장으로 살고 있는 충북무형문화재 22호 낙화장 김영조 장인. 40여년 전 스승인 전창진 선생의 낙화를 보고 감명 받아 낙화를 시작한 장인. 미술의 종류에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생소한 낙화를 선택한 그이지만 한 번도 후회를 해 본적이 없을 정도로 장인 정신으로 똘똘 뭉친 그의 작품에는 타협이란 없다

낙화를 그리는 것은 좋은 종이에서 시작된다.

너무 얇아도 안 되고 너무 두꺼워도 두껍지도 않아야 섬세한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장인이 말하는 좋은 종이는 닥나무, 특히 살이 오른 겨울에 채취한 닥나무로 만든 한지를 최고로 친다.

ⓒ 석길영·홍대기
낙화는 온도를 맞추어 그려야 하고 인두가 식기 전에 한 무늬나 글씨를 마무리 지어야 하기 때문에 작업 경험과 속력을 필요로 하는데 인두가 너무 달면 종이가 타고 너무 식으면 무늬나 글씨가 희미해지기 때문에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인두의 온도는 숯불에 단 인두를 볼 언저리에 대어보고 측정한다. 그래서 장인이다. 또 인두가 식기 전에 한 무늬나 글씨를 마무리 지어야 하기 때문에 작업에 속력을 필요로 한다.

낙화에는 인두와 화로가 있으면 된다.

인두는 앵무새부리인두 와 삼각형의 평인두가 쓰인다.

가는 선을 그리기 쉽게 호미처럼 기역자로 굽어 앵무새 부리처럼 두툼하며 둥글고 끝은 뾰족하다. 그래서 앵무새인두라고도 한다.

삼각형의 평인두는 질감이나 입체감을 넣을 때 사용한다. 이와 같은 인두 두 개를 화로에 피운 숯불에 달구어 번갈아가며 쓴다.

낙화는 그리는 이의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고 그것이 손끝으로 전해질 때 땀방울의 가치가 작품에 스며든다. 의자에 튀어나온 못에 찔려 피가 흥건히 흐른 것도 모른 채 작품에 몰입 하며 무딘 인두 끝으로 우리네 삶을 담아내는 장인.

어느 수도승의 깨우침과 여인네의 고단한 일상까지 고스란히 담고 있다. 한 획마다 뜨거운 기운이 깃들고 작품은 새 생명을 찾는다.

ⓒ 석길영·홍대기
△낙화! 그 빠름과 느림의 조화로 탄생한 아름다움

낙화장은 전통적인 공예기술이지만 인식부족과 배우는 이가 없어 관광지에서나 맥이 유지되고 있는 실정이 안타깝다.

빠른 것에만 익숙해져 있는 우리네 삶속에서 장인은 아스라이 그 혼을 이어가고 있다.
글 / 홍대기 작가

사진 / 홍대기·석길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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