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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People & Life - 옥천 우시장

내일이 있고 희망이 움트는 삶이 숨쉬는 곳

  • 웹출고시간2012.01.15 20:22:4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편집자

사진작가들이 그리는 포토에세이 편집자사진작가 석길영·홍대기씨가 2012년 삶의 잔잔한 이야기를 사진으로 담아내는 포토에세이를 연재한다. 그들의 사진 속에는 주인공들의 삶이 있고, 나아가 그 속에는 애환과 희망이 공존하며 세상사는 수많은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삶의 희망'을 첫 테마로 연재되는 포토에세이는 충북지역을 비롯해 전국의 명소 등을 돌며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카메라 앵글에 담는다.
ⓒ 홍대기·석길영

우시장에는 삶이 있다 . 희망이 있다. 그리고 진한 애환이 있다.

요즈음 같이 어수선한 시기는 희망보다는 진한 애환이 다가오는 건 무엇 때문일까.

충북 옥천군 옥천읍 금구리의 우시장에서는 작금의 현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 홍대기·석길영

누군가에게 팔려가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소, 새 주인의 손에 끌려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소,도축장으로 향하는 슬픈 소들을 만날 수 있다.또한 그들과 함께 평생을 살아 온 우시장 사람들의 우직한 표정을, 사람과 소들이 엮어내는 질펀한 세상살이를 만날 수 있다.

우시장은 5일과 10일 장이 선다.새벽 5시 이미 소를 실은 트럭들이 장사진을 이뤘고,푸르른 새벽빛이 돌자 시장 안은 소와 사람 울음소리로 조용한 아침을 깨운다.

ⓒ 홍대기·석길영

우시장에 불이 켜지고 장이 시작된다. 일렬로 세워졌던 트럭들이 차례로 장 안으로 들어가 일사불란하게 소들을 내려놓는다. 그러고는 소의 고삐를 잡고 냅다 뛴다. 여느 장사가 그렇듯 시장 내에도 좋은 자리가 있게 마련이다. 사람들이 소를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입구 자리가 제일 좋단다. 똑같은 소라면 사람들이 자주 지나다니고 우선 볼 수 있는 곳에 두는 게 팔릴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소를 팔려는 사람, 소를 사려는 사람 모두 분주해지는 시간이다. 발품만이 좋은 소를 보장해준다. 매장에 나오는 소는 체중에 따라 암소와 황소, 송아지와 임신한 소 등으로 분류하는데 가격은 시세에 따라 달라진다. 그래도 딱히 정해진 시세는 없는지라 여기저기서 흥정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소를 사겠다는 사람은 하나라도 더 흠을 찾아내려 하지만 평생 애지중지 키운 소를 팔려는 사람에게는 어림도 없는 소리다. 그래서 옥천 우시장에는 경매인들이 있는데, 이들의 역활은 매도인과 매수인 사이에서 흥정을 붙인다.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의 흥정소리는 옥천 우시장의 활력소다. 값을 깎자, 더 달라기도 하며 때로는 목소리가 높아질 때 경매사가 끼어들어 공정하게 봐주고 흥정을 돕는 역할을 한다.

ⓒ 홍대기·석길영

시간이 지나면서 소들의 운명도 여러 갈래로 바뀌고 있다. 새로운 집에서 농사일을 도울지, 아니면 도축장으로 끌려가 생을 달리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앞으로의 상황을 예감하고 있는 이는 다름 아닌 소. 자신의 운명을 알고 있다는 듯 낯선 이를 따라가는 소는 끌려가지 않으려 뒷걸음질을 치다가 아예 땅바닥에 철퍼덕 주저앉아 동그란 눈에서 연방 눈물만 쏟아낸다. 역시 영물이다. 이 모습이 보기 싫어 주인은 아예 등을 돌린다. 한두 번 팔아보는 것도 아니건만 이때마다 가슴이 먹먹해지는 것은 어쩔 도리가 없나 보다.

동이 트고 날이 훤하게 밝으면 우시장 장 한켠에 몇 년 째 옛날 전통방식 맛 그대로 장작불에 큰 가마솥을 얹어 손 두부와 국밥을 파는 우시장식당이 있다. 장이 파하고 아쉬움에 한잔. 제대로 된 가격에 만족해서 한잔. 의미는 다르지만 뜨거운 국물에 소주잔을 기울이며 추위도 녹이고, 정보교환의 장소이기도 하다

지금은 규모가 많이 작아졌지만 이곳에는 삶이 있다.

희망이 있다. 지치고 나른할 때 우시장을 찾아가 내일이 있고 희망이 있는 삶을 들여다보자.


글 / 홍대기 작가

사진 / 홍대기·석길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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