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1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포토에세이 People & Life - 현 위의 인생 '조준석 장인'

삶의 한 풀어내는 12줄의 현…영혼을 울리는 아름다운 소리

  • 웹출고시간2012.09.16 19:06:5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 석길영·홍대기
삶의 한을 풀어내는 소리 굽이굽이 지나온 세월을 담아내는 길을 내고

거친 칼끝으로 가야금의 울림이 전해진다.

그 영혼을 울리는 소리를 간직한 우리네 전통악기 가야금.

마당 한켠 오래된 오동나무의 향기가 그윽한 곳, 그곳에 우리네 삶의 소리를 이어가는 장인의 공방이 있다.

오래 세월을 지낸 오동나무 그 나무를 다듬어 소리가 지나는 길을 만든다.

한가닥 노래에 세상사 시름을 떨쳐버렸던 선조들 한평생 그 정취를 가슴속에 품고 살아온 장인.

ⓒ 석길영·홍대기
직접 만든 도구 하나 하나에 장인으로서의 삶의 깊이가 묻어나고 잊혀져가는 우리의 소리를 지켜가는 일은 대를 이어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

기술을 배우겠다는 이는 많았지만 정작 소리에 귀 기울이는 이는 많지 않았고 자신의 소리를 찾아가고 인내의 과정을 견디는 것은 장인의 몫이었다.

단박에 기계로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힘 있는 장인의 손끝으로 제 모습을 갖추어가는 가야금 그 땀이 서는 길을 따라 선조들의 질박한 삶이 이어진다.

12줄의 현에서 소리가 튕겨 나가면 세상사 시름도 잊게 만든 가야오동나무 금. 공명판에 명주실을 꼬아서 만든 12줄이 춤을 추면 너무나 청아하고 부드러운 음색이 오히려 슬펐던 가야금.

여기 국악에 미친(美親)사람이 있다.

ⓒ 석길영·홍대기
충북 영동에서 난계국악기제작촌에서 12년째 국악기를 만드는 일을 평생의 업으로 살아온 조준석(52) 장인. 가야금과 해금 등을 만드는 국악기 제작자이며 충북도 무형문화재 제19호 악기장(樂器匠)이다.

전북 장수의 국악인 집안서 7남4녀 중 막내로 태어난 조 씨는 삼촌 조정삼(71·서울 성음국악사 대표)씨와 형 조대석(60·서울민속국악사 대표)씨를 은사로 열일곱 살 나던 해 국악기 제작에 뛰어들어 35년째 외길을 걷고 있다.가야금이 무릎 위에 오롯이 놓여지면 이상하게도 늘 익숙했던 친구를 만나는 것처럼 편안한 느낌을 받는 다는 그는 국악기 예찬론자다.

ⓒ 석길영·홍대기
"옛 가야금은 큰 통 오동나무를 반으로 갈라 속을 파내고, 그 위에 12줄을 얹었지요. 그러다가 200년 전부터는 앞판을 오동나무로 하고 뒷판은 밤나무를 붙인 새 가야금을 쓰기 시작했어요."열두 줄의 선은 명주실을 꼬아 만들었다고 하면서 그는 줄 밑에 고이는 안족이며 부들, 학슬 등 이름들을 하나씩 세세히 가르쳐주는 장인의 얼굴에는 자부심이 넘쳤다.

장인은 악기를 만들면서 국악이 서양음악에 비해 홀대받는 게 싫어 전통기법을 고수하면서 국악기의 음량·음폭을 키우고 현대적 감각에 맞도록 디자인을 바꾸고 또한 대중화를 위해 가야금, 해금, 산조아쟁 등의 개량악기도 선보였다. 2005년 국립국악원의 추천을 받아 대전 월평동 유적서 나온 '양이두(洋耳頭)'와 경기도 하남시 이성산성 유적서 발굴된 '요고', 광주 신창동유적서 나온 '10현(絃) 가야금' 등 고대악기 복원제작에도 참여했다.

ⓒ 석길영·홍대기
현재 장인은 정부조달문화상품협회장, 충북 무형문화제보존협회총무. 우석대학교 국악과지도교수 등을 맡아 전통문화계승과 국악인구 저변확대에도 노력하고 있으면서도 초등학교부터 국악교육에 나서야한다"고 주장하는 그는 "국민 모두가 1종 이상의 국악기를 다룰 수 있도록 전통기법에서 벗어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국악기 대중화 연구에 몰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어쩌면 그가 만든 국악기로 연주하고 싶은 것은 마음을 울리며 삶의 깊이를 더해주는 인생의 노래가 아닐까 한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