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최근 충북지역을 비롯한 전국에서 호흡기감염병 환자가 급증하고 있어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5년 14주차(3월 30일~4월 5일) 의원급 의료기관의 인플루엔자 의사환자수는 외래환자 1천명 당 16.9명으로, 3월 이후 4주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상태다.
지난달 초 8.0명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어났고 이번 절기 유행기준(8.6명)보다 높은 수준으로 유행이 지속되고 있다.
보건당국은 이번 호흡기감염병 유행이 위험한 이유를 감기와 독감, 코로나19가 동시에 번지고 있다는 데서 찾았다.
감기의 경우 전 연령을 대상으로 유행하고 있고, 독감은 새학기를 맞아 각 학급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추세다.
여기에 코로나19는 30,40대 직장인들에게 주로 전파되고 있다.
이처럼 각 연령별, 세대별로 3가지 호흡기감염병이 돌고 있다 보니 병원은 통증을 호소하는 이들로 문전성시다.
17일 오전 청주시 흥덕구 운천동의 한 병원에는 마스크를 쓴 환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병원을 찾은 직장인 A(32)씨는 최근 발작하듯 터지는 마른 기침에 밤만 되면 열이 오르는 등의 증상이 일주일을 넘어가면서 결국 병원을 찾았다고 한다.
감기는 잘 쉬면 낫는 병이라고 생각해 휴가를 내고 휴식을 취했지만 증상이 점점 악화되면서 폐CT 촬영까지 해야 했다.
A씨는 "유독 감기 증상이 오래 가 독감과 코로나19를 의심했지만 검사 결과 음성이었다"며 "단순 감기인데 오래 묵혀 병이 심해진 것 같다"며 일찍 병원을 찾지 않은 자신을 탓했다.
지역의 다른 병원도 상황은 비슷했다.
서원구 수곡동의 한 가정의학과는 한때 환자가 몰려 1시간 이상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 펼쳐졌다.
이곳에서 만난 환자 역시 며칠 전부터 상비약으로 구비했던 종합 감기약을 먹으며 버텼지만 몸 상태가 나빠져 결국 병원에 왔다고 말했다.
그는 약을 먹어도 잘 낫지 않는 것을 보고 직장 동료들이 독감과 코로나19 검사를 해보라고 권유했다며 검사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렸다.
이 병원 원장은 "일교차가 큰 요즘 같은 날씨는 급성 호흡기 감염증이 유행하기 가장 좋은 시기"라며 "한겨울 독감 유행철만큼은 아니지만 호흡기 질환 환자가 꾸준히 방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요즘 청소년에게는 독감, 성인에게는 코로나19가 동시에 유행하면서 감기는 연령을 가리지 않고 유행하는 양상을 띄고 있다"며 "확진을 받으면 등교·출근 등에 불리한 영향을 끼친다는 생각에 검사를 잘 받지 않는데도 어제 오전에만 2명의 환자가 코로나19 확진을 받았다"고 부연했다.
질병청은 "마스크 착용과 올바른 손 씻기 등을 생활화 해야 한다"며 "고열, 기침, 콧물 등의 증세를 보이면 반드시 의사의 진료를 받고 호흡기 질환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임선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