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수필과 함께하는 여름의 향기 - 나래초등학교 첫 출근

2021.06.03 17:30:19

나래초등학교로 첫 출근! 두근두근 마음을 진정시키며 학교 정문을 들어섰다.

오늘의 다짐, 그리고 올 한 해의 다짐은 '카멜레온 선생님'이 되는 것이다. 바뀌는 상황에 따라 바로 바로 환경에 적응하는 맞춤형 선생님의 모습 말이다. 저학년(1학년 2개반, 2학년 2개반)이다 보니 개성이 다 제각각이라 언제 어는 곳에서 돌발 상황이 발생할지 모른다. 그럴 때마다 상황에 맞게 대체를 잘 해나가는 선생님의 모습이고 싶다. 바로 카멜레온 선생님….

첫째 시간은 2학년 1반이었다. 담임선생님과 약속을 잘 해서인지 진지한 모습으로 수업에 참여해 주었다. 봄이어서 아이들 옷도 알록달록 참으로 예뻤다. 교실 안에 봄이 한껏 내려앉은 느낌이었다.

2교시는 2학년 2반이었다. 특수반 아동이 있었다. 도우미 선생님이 계셨지만 '사랑'으로 보듬어줘야겠다. 그리고 친구들과 의사소통이 잘 되도록 이끌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 4교시는 1학년 1반이었다. 천진난만하고 아직 유치원생의 모습을 벗지 않은 천사들이었다. 나는 고학년에 익숙해서 질문을 하면 아이들에게 바로 바로 즉각적인 대답을 요했다. 그러나 저학년 아이들은 달랐다. 선생님의 질문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많이 필요로 했다.

첫째 시간이라 이러저러한 당부의 말을 하고자 했으나, 아이들은 몸만 교실에 있지 마음은 모두 운동장이나 집에 가 있는 듯 집중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당부의 말은 접어두고 손유희 활동과 아름다운 가사가 담긴 노래를 먼저 불렀다. 그랬더니 아이들은 분위기 환기가 되었는지 조금씩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정신없이 3교시를 마치고 점심식사를 했다. '급식실에서의 예절'을 배워서인지 질서 있게 '거리두기'를 하면서 급식실로 향했다. 식사를 시작해서 마스크를 벗자 아이들은 식사에만 열중할 뿐 아이들과 떠들지 않았다. 대견해 보였다.

4교시가 시작되자 또 아이들은 몸만 교실에 있을 뿐 마음은 딴 곳에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노래를 한 곡 부르고 수업을 시작했다. '급식실에서의 예절' 다음으로 '보건실에서의 예절', '실내 생활에서의 규칙'을 공부했다. 질문을 하면 몇 몇 아이들이 발표를 했다. 그러나 아이들은 저마다 자기만의 행동에만 집중할 뿐 다른 친구의 발표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질문에 답변하기 전 친구의 이름도 외우고 주의집중도 할 겸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 보았다. 바로 발표 전 "○○를 보세요"하면 아이들은 똑같이 "○○를 보세요"라고 말하게 했다. 그랬더니 아이들은 발표하는 친구를 바라보면서 조금씩 집중력을 높여나갔다.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또 하나 주의집중을 높이기 위해 오늘은 '곰 잡으러 갑시다' 라는 손유희 활동을 했는데, 다음 시간에는 오래 전부터 내려오는 손뼉 박수치기 활동을 활용해야겠다. 바로 '찌개 박수'이다. "지글지글 짝짝, 보글보글 짝짝 / 지글짝 보글짝 / 지글보글 짝짝"으로 구성된 박수이다. 저학년은 집중 시간이 짧으니 게임이나 손유희 활동을 많이 계발해서 즐거운 수업이 되도록 해야겠다.

수업 중간 중간 조금은 당황되고 안쓰던 두뇌활동을 해서인지 두통이 찾아왔다. 퇴근 후 차에서 잠시 휴식을 가졌다. 클래식 음악을 잔잔히 틀어놓고 심호흡을 했다. '오늘 수업 잘했어~ 내일 좀 더 나은 수업을 해보자~'하고 다짐했다.

올 1년 천사들과 즐겁고 유익하고 아름다운 수업을 위해 화이팅 해야겠다. 사랑한다. 나래초 1, 2학년 어린이들아….



* 나래초에서의 나의 역할 : 1주일에 3일(월, 수, 금) 출근하며, 하루 4시간씩 수업함. 업무가 많으신 부장 선생님들의 수업 경감 차원의 시간 강사 역할임.

강지화

프리랜서.

청주교육대학 졸업.

초등교사 근무.

충북대학교 수필창작 수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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