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수필과 함께하는 여름의 향기 - 아름다운 마음

2021.06.17 16:24:41

"우리는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마음을 쓰게 된다. 따라서 무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언가에 얽매이는 것, 그러므로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이 얽혀 있다는 뜻이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 에 나오는 말이다. 화폐 제도는 인간 생활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낸 제도다. 사람을 위해 돈을 만들었는데 돈에 너무 집착을 하다 보니 인간이 돈의 노예가 된 듯한 세상이다.

누에는 제 창자에서 실을 뽑아 누에꼬치 집을 짓고 열흘을 살다가 그 집을 버린다. 제비는 자기 침을 뱉어 만든 흙으로 집을 짓고 반년을 살다가 그 집에서 나간다. 까치는 볏짚을 물어 오느라 입이 헐고 꼬리가 빠져도 그 집에서 한 해만 살고 그 집을 떠나간다. 이렇게 곤충과 날짐승도 혼신의 힘을 다해 집을 짓고 살지만, 시절이 바뀌면 어김없이 집을 버리고 떠나간다. 그런데 인간은 끝까지 모든 것을 움켜쥐고 있다가 종내는 빈손으로 세상을 떠나고 있다.

인생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함으로서 '의미'의 노예가 되고 불행한 신세가 되는 것 같다. 인간에게 완전한 소유란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는 것은 두루 알려진 사실이다. 더구나 위대한 자연을 완전히 소유하는 생명체는 세상천지 어디에도 없다. 태어난 생명체는 이 땅에 살아있는 동안 자연에서 모든 것을 빌려 쓰다가 떠나가는 나그네 신세 같은 것이다.

우리가 이 세상에 살면서 진정으로 소유해야 하는 것은 결코 물질이 아니고 '아름다운 마음'일 것이다. 마음속에서 얻는 것이 진정으로 인간의 귀중한 소유물이다. 현대인들은 많은 것을 옆에 두고도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죽어 가는 불쌍한 존재 같다. 미래의 노후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오늘의 소중한 행복을 미처 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늘 내 곁에 가까이 있는 행복을 보지 못하고 헤매고 찾아다니다가 지쳐 버리는 현대인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욕심 버리고 내가 가진 것 남과 나눌 수 있는 생각이 '아름다운 마음' 아닐까? 지금 내가 소유한 것 다 쓰지 못하고도 사람들은 더 많이 가지려는 욕심을 갖고 세상을 살아간다. 인간이 무언가를 바라고 얻고자 하는 마음이 욕심이다.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욕심을 부리지 않고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런데 이것은 너무도 확실한 것 같다. 지나친 욕심을 부리면 마음이 괴로워진다는 것이다. 마음이 지금 괴롭다면 그것은 내가 지나친 욕심을 부리고 있다는 것이다.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대부분 지나친 욕심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다. 지나친 욕심은 스트레스로 나타나고, 스트레스로 인해 사람은 몸과 마음이 병들어 간다. 사람이 과욕을 부리는 것은 현재의 삶에 대한 불만족 상태를 나타내는 것이다. 주어진 현실을 수용하지 않고 감사하는 마음이 사라진 상태다.

'내가 갖지 못한 것만 보면서 남과 비교하며 자신의 모습을 한탄한다.' 이것이 바로 과욕을 의미하고 부정적인 마음의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욕심은 부정적인 마음의 상태이고, 순수하고 정직한 노력에 의한 결심이 아니다. 사람이 본래 남을 속이고 악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능력 이상의 것을 얻으려는 생각은 탐욕이고 마약과 같은 것이다. 과욕은 끝내 도둑놈 심보와도 연결되는 불행한 사태가 되기도 한다.

우리는 스스로의 마음을 잘 다스려 지나친 욕심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줄 알아야 한다. 스스로 괴로움에 빠져 짜증과 화가 날 때면 무엇인가에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고 있는 게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마음의 실체를 알고 나면 괴로운 생각이 서서히 줄어들고 현실에 감사하는 마음이 생긴다.

욕심의 심리는 원래 순수하지 않은 것이라고 한다. 능력 이상의 것을 얻으려고 하니 과욕이 생긴다. 주어진 삶에 만족할 줄 모르면 불행하고, 주어진 삶에 만족할 줄 알면 그것은 행복이다. 욕심을 부리면 고통이 시작되고 마음을 비우면 행복해진다. 욕심 많은 사람은 불행의 친구다. 내 욕심 버리고 남과 나눌 수 있는 '아름다운 마음' 은 행복의 근원이다

이황연

푸른솔문학 신인상. 푸른솔문인협회 회원. 성균관 典人

저서: 「인생과 나의 삶」 「살아온 세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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