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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11.23 16:57:55
  • 최종수정2023.11.23 16:57:55
ⓒ 함우석주필
두여 해변은 노을길 구간에서 압권이다. 해변과 습곡을 한 꺼 번에 조망할 수 있다. 해변에선 붉은 모래가 사구를 조각한다. 습곡은 꿈틀대는 용의 등지느러미 같다. 승천을 꿈꾸는 용이 격렬하게 꿈틀댄다. 물결 모양의 구부러진 형태가 특이하다. 대규모 지각운동에 의해 생긴 지층이다. 만조 시간엔 지구의 신비가 물에 잠긴다. 바위 사이로 해루질 하는 사람이 지난다. 산 아래 해수욕장이 광활하게 펼쳐진다.
[충북일보] 태안반도가 바다를 마주하고 휘어진다. 해변과 닿은 땅이 많아 해수욕장도 많다. 바닷가 모습들이 닮은 듯 조금씩 다르다. 리아스식 해안 갯벌과 사구가 이어진다. 때론 아름다운 기암괴석 경관이 버틴다. 해안선의 길이만 약 530km에 이른다. 국내 유일무이의 해안형 국립공원이다. 풍경을 들여다보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7개 코스로 된 해변길을 따라 가면 된다. 길은 북쪽에서 남쪽으로 길게 이어진다. 북쪽 학암포에서 남쪽의 영목항까지다. 노을길은 백사장항서 꽃지로 이어진다. 솔숲과 바다 풍경에 지루할 틈새가 없다. 해송과 백사장이 넓게 펼쳐져 시원하다. 파도에 젖고 석양에 물드는 해변길이다. 느리게 걸으면 더 만족스러운 공간이다.

충남 태안으로 만추 서해를 만나러간다. 울긋불긋 단풍 대신 하얀 겨울을 만난다. 서산A지구 방조제부터 바람이 거세다. 천수만 바다와 간월호가 넓게 펼쳐진다. 안면대교를 건너서 안면도로 들어선다. 노을길 들머리인 백사장항에 다다른다. 수산물 어시장 간판이 눈에 확 들어온다. 해변으로 가니 해송과 넓은 백사장이다.

백사장

ⓒ 함우석주필
해변길 5코스 노을길 탐방을 시작한다. 아침 길이 꽤 호젓한데 바다가 소란하다. 거센 바람에 하얀 눈이 솔숲을 뒤덮는다. 마지막 남은 이파리를 떨어트리고 간다. 향긋한 소나무향이 바람을 타고 흐른다. 하얀 파도를 타고 거친 숨소리가 들린다. 자연 속에 사람이 만든 걸작에 다가선다. 닿는 곳마다 거센 바람이 겨울을 알린다.

백사장항 개펄이 썰물로 드러나 휑하다. 육지서 내려온 물이 갯골을 타고 흐른다. 백사장 위는 걸어도 발이 빠지지 않는다. 하얀 조개껍질들이 널브러져 신비롭다. 해변 따라 이어진 해송 터널을 걸어간다. 잘 자란 안면송 군락이 장관을 연출한다. 신발 아래 흰 눈과 솔잎 감촉이 폭신하다. 바람이 얼굴을 스치며 상쾌하게 지난다.

백사장항에서 서남쪽으로 쭉 걸어간다. 걷는 내내 파도가 내는 소리가 말동무다. 해변 곰솔 밭이 겨울 분위기를 물씬 낸다. 해변길 안내도와 이정목이 세워져 있다. 솔밭 아래 백사장이 널찍하게 펼쳐진다. 파도의 숨소리가 해안에 길게 퍼져간다. 백사장항에서 삼봉해변으로 이어진다. 길로 길의 이름을 알려주는 보는 길이다.

솔숲.

ⓒ 함우석주필
삼봉해변 쪽 해송숲길로 계속 이어간다. 꽃지해수욕장 11km 지점서 좌회전 한다. 소화기 보관함 있는 데크 쉼터를 지난다. 침목계단으로 내려와 해변길을 걷는다. 삼봉해변에서 지나온 길을 뒤돌아본다. 백사장항 쪽으로 솔숲이 길게 이어진다. 마음이 절로 순해지는 노을길 풍경이다. 해질녘이면 석양과 노을빛이 아름답다.

2km를 가니 3개의 산봉우리가 보인다. 삼봉해수욕장의 세 봉우리가 인사한다. 높이 22m, 20m, 18m의 낮은 삼봉이다. 세 갈래 갈라져 높이가 아주 낮은 봉우리다. 삼봉해수욕장을 대표하는 세 봉우리다. 일몰 장면을 카메라에 담으면 장관이다. 백사장 모래가 넓고 경사가 매우 느리다. 길이가 수km에 달해 한참을 걸어야 한다.

삼봉해수욕장 끝나고 솔숲이 이어진다. 울창한 솔숲에 야영장이 길게 펼쳐진다. 머잖아 또 새로운 해수욕장이 나타난다. 안면도 해안가엔 해수욕장이 즐비하다. 10여 곳이 나란히 늘어서 길을 이어준다. 겨울바다의 낭만 즐기기에도 적당하다. 모래밭이 단단하고 부드러워 걷기 좋다. 해가 진 뒤에는 붉은 잔영이 환상적이다.

해안사구 해송숲길서 해변풍경을 본다. 하늘과 바다와 해변이 하나로 이어진다. 안전쉼터를 지나니 소나무길이 끝난다. 데크길을 빠져나와 시멘트길을 걷는다. 소나무길을 따라 기지포 해변으로 간다. 기지포 해변의 해안사구 특별보호구역. 동식물 보호시스템이 아주 인상적이다. 하얀 숲길과 데크길을 번갈아 걸어간다.

물 빠진 갯골.

ⓒ 함우석주필
해변 갈매기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는다. 곧 드넓은 안면해수욕장으로 들어선다. 텅 빈 모래사장에 파도소리만 가득하다. 달뿌리가 해안사구를 튼튼하게 감싼다. 기지포 탐방지원센터를 천천히 지난다. 소나무길 사이로 난 데크길이 포근하다. 큰 도로 포장길로 올라 창정교를 건넌다. 다리 건너 우측 소나무 숲으로 들어선다.

매트길이 산뜻하게 솔숲을 가로지른다. 모래언덕을 내려와 안면해변을 걷는다. 안면해변은 다른 해수욕장과 좀 다르다. 들머리 주변이 산과 논으로 둘러싸인다. 해안마을 들어가는 풋풋함이 느껴진다. 넓은 소나무 밭과 백사장 역시 장관이다. 해변길을 따라 두여해변으로 들어선다. 송림숲길과 데크길이 아우토반이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노을길을 이어간다. 마침내 두여해수욕장이 반갑게 맞는다. 썰물 때면 500m 넓은 개펄이 펼쳐진다. 만조 때면 바위섬이 돼 또 다른 분위기다. 리아스식 해안의 멋스러움을 살려 준다. 경사가 완만하고 만조 수심도 깊지 않다. 안전하고 편한 수영을 하기에 적당하다. 산책을 하거나 해루질을 하기에도 좋다.

두여해수욕장엔 사계절 찾는 이가 많다. 안면도 서쪽에서 가장 큰 리아스식이다. 모래사장이 많아 해수욕하기 적당하다. 최근 영화촬영지로 알려지면서 더 많다. 물론 인근 꽃지해수욕장 만큼은 아니다. 종주려로 불리는 바위 풍경이 멋스럽다. 침목계단과 흙길을 가파르게 올라간다. 두여 전망대가 언덕 위의 하이라이트다.

여는 밀물 때 바닷물 속에 잠기는 바위다. 썰물 때는 크고 웅장한 바위로 드러난다. 두여는 바위가 두 개 있어 붙은 이름이다. 해수욕장 면적은 약 10 만평에 달한다. 길이는 3km이며 해안 폭은 250m다. 주변에는 소나무 숲이 크게 우거져 있다. 고운 모래 깔린 백사장이 넓게 펼쳐진다. 정중앙 소나무 한 그루가 예사롭지 않다.

두여해변 소나무.

ⓒ 함우석주필
해송 한그루가 해변의 운치를 더해 준다. 파도소리가 모래사장을 나와 다가온다. 산 위의 전망대 아래로 습곡이 펼쳐진다. 물 빠진 해변에 드러난 계곡이 기막히다. 물결 모양이 억겁 원시의 시간을 알린다. 낙조 내리면 너른 백사장이 붉게 물든다. 거대한 물결모양을 한 암반이 춤을 춘다. 지각변동이 창조한 멋진 예술작품이다.

밀물 때와 썰물 때의 명소가 아주 다르다. 썰물 무렵 두여전망대 전망은 압권이다. 붉은 해변과 습곡을 한 꺼 번에 볼 수 있다. 검은 바위가 해안 전체를 가득 채워간다. 습곡은 꿈틀대는 용의 등지느러미 같다. 승천을 꿈꾸는 용이 격렬하게 꿈틀댄다. 철지난 모래사장은 적막으로 가득하다. 구멍 난 가슴을 메우러 오기에 제격이다.

햇살 고운 날 지난 세월이 알알이 맺힌다. 11월 풍경이 낮볕에 부서져 하늘거린다. 깜작 지나간 인연이 무리 지어 떠오른다. 시간 가로질러 옛날 기억을 되짚어 본다. 이미 스쳐간 이전 가을 추억을 떠올린다. 남은 발자취 더듬어 옛날 향기를 찾는다. 하얀 모래가 가을과 유난히 잘 어울린다. 버스 타고 꽃지해수욕장으로 이동한다.

할애비바위와 할미바위.

ⓒ 함우석주필

<취재후기>꽃지해변

태안 해변길은 7개 코스로 나뉘어 있다. 97㎞의 길을 한 번에 걸을 수 있게 했다. 길을 걷는 데 다 걸으려 욕심을 낼 건 없다. 오늘 걷다 다 못 걸으면 내일 걸으면 된다. 그래도 모자라면 다음에 오면 그뿐이다. 5코스가 공인하는 최고의 걷기 코스다. 해변길 5코스는 노을길로도 불려진다. 전체 구간은 12㎞로 3시간 남짓 걸린다.

노을길 전체 구간 경관은 모두 훌륭하다. 다 걷기가 부담스럽다면 나눠 가면 된다. 기지포에서 두여까지 풍경만 봐도 좋다. 짧은 구간에 울창한 곰솔 숲이 청량하다. 솔숲과 백사장을 양어깨에 끼고 걷는다. 해안 둑길, 흰 모래의 백사장 길 다 좋다. 마음에 맞는 길을 선택해 걸을 수가 있다. 천천히 왕복 1시간 30분 남짓이 걸린다.

걷는 내내 해수욕장이 이어져 나타난다. 풍경이 달라 트레킹 내내 지루하지 않다. 언덕 곳곳에는 전망대가 만들어져 있다. 어디서나 다양한 풍경 감상이 가능하다. 답답한 가슴의 시름을 시원하게 해준다. 방포해변선 할미·할아비 바위가 보인다. 갯벌 위에 정박한 고깃배 풍경이 정겹다. 물결 싱싱한 만추바다가 찬란히 빛난다.

꽃지해변 바다가 모세 기적처럼 열린다. 할아비 할매 바위가 큰 산으로 드러난다. 물 빠진 갯벌에 사람들이 자주 드나든다. 셔터 소리 뒤로 웃음소리 끊이지 않는다. 바다 생명만 푸르게 하는 빛이 아니다. 사람을 들뜨고 환호하게 하는 계절이다. 바다가 뜻 깊은 추억 하나를 또 선물한다. 멀리 물러서 바라보니 환상적 풍경이다.

고요공간을 뚫고 갈매기 한 마리가 난다. 돌섬 두 개가 몽환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밀물 때면 은빛의 물결에 바위가 젖는다. 썰물 때는 갯골에 흐르는 물이 기막히다. 해질녘이 되면 반짝반짝 마음이 들뜬다. 저녁이면 침묵의 바다가 길게 흘러간다. 적막감 즐기기에 좋은 고요한 풍경이다. 산객 마음이 꽃지해변 풍경에 허허롭다.

꽃지해변은 서해제일 일몰을 자랑한다. 두 개의 돌섬 너머로 지는 석양이 멋지다. 썰물 땐 바위 사이로 모래톱이 드러난다. 섬까지 걸어가 돌섬의 맨살을 만져본다. 수평선에 해가 아주 빠르게 내려앉는다. 일몰 전 선홍빛으로 하늘의 색이 바뀐다. 해변 사람들의 마음에도 붉은 물이 든다. 노을길 끝 꽃지에서 만추가 무르익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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