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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샵스타그램 - 청주 남일면 '꾸몽갤러리카페'

#꿈꾸는옹기 #옹기 #갤러리 #꾸몽갤러리 #옹기체험

  • 웹출고시간2023.09.12 14:32:34
  • 최종수정2023.09.12 14:32:34
[충북일보] 안팎이 볼거리로 가득하다. 색색의 꽃과 나무로 잘 가꿔진 정원을 거닐다 보면 곳곳에서 조형물이 고개를 내민다. 옹기 하면 떠오르는 크고 작은 항아리부터 흙으로 빚어 구운 사람과 동물 모양 토기도 있다. 자연과 어우러지는 작품들이 산책하는 걸음을 느리게 만든다.

천천히 한 바퀴 둘러본 뒤 입구 쪽으로 다가서면 작은 식물을 담은 각양각색의 화분들이 늘어서 있다. 같은 모양은 찾아보기 어렵다. 의자와 테이블이 있는 마당을 실감 나게 꾸민 전원주택이 있는가 하면 작은 간판과 테라스를 갖춘 카페도 있다. 계단이나 굴뚝, 연못 등 각각의 아기자기한 디자인이 누군가의 꿈을 미니어처로 만들어 둔 듯하다.
본격적인 갤러리는 실내다. 차곡차곡 칸을 차지한 옹기들이 작품이다. 멋스러운 식기류가 주를 이룬다. 꿈꾸는옹기 박재순 대표는 숨 쉬는 그릇을 실생활에 사용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마당 한편, 혹은 땅속에 묻혀 기능하는 투박한 형태의 옹기 대신 식탁 위에 올려 입에 닿는 순간까지 일상생활에서 실용적으로 쓰는 제품에 집중했다.

오랜 시간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던 박 대표가 마음을 다스리는 취미 생활로 선택한 것이 도자기 공예다. 주말마다 흙을 만지는 일은 일상의 스트레스를 잠재웠다. 15년쯤 이어오던 취미 생활은 옹기에 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도자기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양각을 파내는 손놀림이 지나면 은은한 무늬로 특색을 갖게 되는 옹기의 매력에 빠졌다.
된장, 고추장 등 전통 장류뿐 아니라 모든 음식이 옹기에 담기면 숨 쉬는 듯했다. 찬 음식은 더욱 차갑게 느껴지고, 따듯한 음식은 오랫동안 온기를 잃지 않는다. 모양만 예쁜 그릇과 달리 음식을 먹는 시간의 품격마저 올라갔다.

항아리와 단지로 시작했던 작업이 점차 실생활에 밀접하게 사용하는 식기류로 옮겨왔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에 작업을 멈출 틈이 없었다. 학원을 정리한 뒤 본격적으로 작업실을 만들고 갤러리로 꾸몄다.
식사에 사용하는 식기는 물론 찻주전자, 찻잔, 술잔, 냉장고에 들어갈 만한 작은 단지, 콩나물시루 등 온갖 제품이 탄생했다. 숨 쉬는 구멍을 만들고 헝겊을 덧댄 콩나물시루는 디자인특허까지 취득했다. 틈틈이 만드는 토기 인형에도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담았다. 세상을 향해 노래하는 합창단원들이 있는가 하면 꼬리에 사랑을 담은 돼지들도 하나의 작품이다. 집 안에 두면 복이 들어온다는 똥장군도 여러 형태로 빚었다.

다양한 식기를 만들고 전시하는 공간이 늘자 주위에서 판매를 권했다. 가마에서 나온 그대로를 모두 사들이는 이들도 있었다. 청주뿐 아니라 당진, 울산, 포항, 부산 등에서 갤러리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재순 씨의 작품을 찾아왔다. 몇몇 방송에 소개된 이후 청주 남일면 고은길로 찾아드는 발길이 부쩍 늘었다. 도소매로 옹기 판매를 시작한 꿈꾸는옹기는 2018년 애써 찾아오는 이들을 대접하기 위한 갤러리카페로 틀을 바꿨다.
옹기의 특성과 생활 속 아이디어를 결합한 재순 씨의 작품이 꾸몽갤러리카페에 가득하다. 수학을 가르치던 경력은 일상 속 편의를 반영한 비율과 각도로 옹기에 담겼다. 뜨거운 차를 마시기 좋게 옮겨 담기 위해 만든 작은 잔은 사다리꼴로 모양을 잡아 어느 방향이든 마시기 편하다. 바로 깨를 갈아 쓰기 위한 깨갈이 절구는 엄지손가락 부분이 옴폭 파여 한 손에 쏙 들어온다. 한 송이 꽃이나 식물을 꽂을 수 있게 작은 구멍을 뚫어둔 옹기 받침도 독특하다.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해 직접 만들어 볼 수도 있다. 옹기로 만든 잔에 차를 마시며 간단한 옹기 제품을 만드는 이들도 흙으로 즐거운 시간을 빚는다. 실용적이고 예쁜 나만의 옹기가 수 백 가지 모습으로 가마에서 나온다. 꾸몽갤러리카페가 꿈꾸는 옹기의 세상이 가까이 있다.

/ 김희란 기자 ngel_r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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