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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샵스타그램 - 청주 문의면 LP카페 '봄비'

#LP카페 #수제허브차 #수제청 #수제디저트 #청주LP카페

  • 웹출고시간2018.02.06 16:25:40
  • 최종수정2018.02.07 09:37:10
[충북일보] 1만장 이상의 LP가 빼곡하게 벽면을 채우고 있는 LP카페 '봄비'의 양승안 대표는 흔히 말하는 'LP세대'는 아니다.

팝이라고는 중학교 때 잠결에 들었던 스콜피언스의 음악이 전부였던 그가 LP에 관심을 갖게 된 건 그로부터 한참 후인 20여 년 전, LP가 절판된 이후다. 형님이 운영하시던 LP카페에서 일을 돕던 때였다.

손님이 원하는 음악을 찾거나 대화를 나누기에 부족한 자신의 음악적 기반이 부끄러워져 음악 공부를 시작했다.

타고난 감각이나 재능이 없다고 여겨 남들보다 열심히 음악을 들었다. 늦게 시작한 만큼 더 많이 듣는 수밖에 없었다. 지금도 가끔 찾아오는 난청과 이명은 그때 얻은 훈장이다. LP를 아끼는 형님에 대한 반발심에 한 장씩 모으기 시작한 LP는 금세 3천장을 넘었다.

양승안 대표

버는 족족 LP를 사 모으다 회의가 들었다.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 고개를 돌린 때도 있었다. 오랜 세월 애써 외면하며 살아온 음반들은 어느 날 불쑥 발목을 잡았다.

다시 시작한 LP 수집으로 보유 앨범이 1만장을 넘어가면서부터 세는 것을 포기했다. 구색을 갖추기 위해 새로운 음반을 사다보면 끝없이 필요한 것들이 생기기 때문이다.

처음 봄비는 '꽃바위'였다. 카페만으로는 안 될 것 같아 백숙 등 식사 메뉴를 함께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이름에는 로큰롤(rock'n roll)을 담았다. 영국을 뜻하는 '꽃부리 영(英)'의 꽃과 록을 뜻하는 바위, 브리티쉬록(british rock)의 뜻을 담았지만 꽃바위의 숨은 뜻을 알아주는 손님은 없었다.

백숙과 LP카페의 부조화, 아이들과 함께할 시간이 부족한 현실에 LP카페로 방향을 돌렸다. 가게 이름은 신중현의 곡 중 가장 좋아하던 '봄비'로 정했다.

LP카페로의 전환은 신의 한수였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따뜻한 소리와 분위기가 매력인 LP다. LP카페로 자리를 잡자 고즈넉한 장소에서 추억을 듣고자 하는 이들의 발길이 늘었다.

DJ로서의 일도 바빠졌다. 손님들의 신청곡은 수없이 쏟아진다. 음악을 찾아서 들려주는 것뿐만 아니라 분위기가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밸런스를 맞춰 재생하는 것도 DJ의 역할이다.

비가 오는 날은 빗소리도 배경음악이 된다. 같은 앨범이 여러 장 있는 경우 더 거친 소리를 내는 LP를 걸어 빗소리와 어우러지게 해 분위기를 돋운다.
ⓒ 봄비 인스타그램
서울 청계천이나 부산 국제시장에서 구해온 옛 LP들은 각각의 사연을 담고 있기도 하다. 우연히 틀었던 신청곡에서 자신이 소장했던 앨범을 알아보고 표지를 요청한 손님도 있다. 표지에 적어둔 그 시절의 추억에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아날로그의 대명사인 LP에 어울리게 봄비의 모든 메뉴는 수제로 준비한다. 페퍼민트, 로즈마리 등의 허브는 물론 생강나무 꽃과 목련꽃차, 구절초, 레드커런트 등의 재료도 직접 키우거나 가져온다. 음악을 공부하듯 차를 공부해 재료를 덖고 차 맛을 구현해 낸 그다.

유자차와 박하 차는 특히 인기 있는 메뉴다. 고흥에서 매형이 보내온 유자로 담근 유자청은 달지 않은 상큼한 맛이 트레이드마크다. 박하는 꽃이 예쁘지는 않지만 잡초보다 생명력이 강해 꽃바위를 만들었을 때부터 키워왔다. 잘 자라는 것은 물론 향과 맛도 좋아 차 메뉴로 인기가 좋다.

차와 어울리는 와플과 스콘 등의 디저트는 아내가 만든다. 새로운 메뉴를 위해 쌀 빵과 쿠키 등 배움을 멈추지 않는 아내다.

양승안 대표가 턴테이블에 LP를 걸고 있다.

LP의 매력을 불편함이라고 말하는 양 대표다. 손가락 하나면 좋은 음질의 음악을 재생할 수 있는 시대에 애써 정리해둔 음반을 꺼내 해당 트랙을 찾아 바늘을 올리는 과정까지가 LP 음악을 듣는 이유란다. 여러 종류의 차를 만드는 불편함을 감수하고 인스턴트 메뉴들을 판매하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모든 것이 너무 빠르게 흘러가버리는 시대에 한 템포 쉬어가고 싶다면 '봄비'에 들러봐도 좋겠다. 시간을 거스른 듯 따뜻한 공간이 마음까지 편안하게 적셔줄 것이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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