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에 맞는 문화의식

2024.08.08 14:22:59

2창수

아티스트

한국이 개발도상국(開發途上國) 지위에서 중진국이라 주장하던 시기는 동남아 순회공연을 방금 마치고 온 가수의 공연이 특히 많았다. 당시 한국과 동남아 간 별 차이가 없었기도 했고 선진국에서는 공연 섭외가 안 들어온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동양 최대, 최고라는 수식어는 부족한 현실보다 최초라는 의미로써 선구적 지위를 주는 명칭을 한국 대중이 원했기 때문이었다. 외국 공연을 하고 왔다면 우선은 인정해주는 사회 분위기는 한국이 아직 갈 길이 멀고 후진 곳이라는 내부 평가가 마음속에 늘 있기도 했다. 그때 즐겨 썼던 단어가 '최초'이다. 그나마 최초라는 것은 아직 더 벌어질 기회를 여는 단어기도 했지만 우선 내가 선점한, 정복의 시작 의미도 있었다.

아직 아무도 시도를 안 했다는 이유가 '최초'라는 단어 속 숨어있다. 그런데 최초라는 명칭에 관한 이야기가 회자 되는 것은 예술이라는 장르가 일반인이 접하기 어려운 장르라는 것이다. 특히 전통 예술은 대중에게 더 익숙지 않다. 충북지역의 서양음악의 수준은 잘해도 세계적인 성장이 어렵겠지만 국악 장르는 못 해도 세계 탑 클래스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늘 서양을 동경하고 그들을 흉내 내려 한 것에는 국제적인 이라는 명칭을 통해 세계(어느 나라의 기준인지 모를 이야기지만 대략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것과 각 장르별 중심국을 중심으로 세계라 주장한다)를 일정한 형식이 있는 것처럼 따르려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다 보니 자연 우리 지역에서 전통 관련 일을 하는 것에는 촌스러운 평가가 따라다닌다.

2021년 7월 2일 대한민국은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변경되었다. 국제 사회가 경제 쏠림이 심화하는 현상을 스스로 극복하도록 유도를 위해 만든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에서 개발도상국에 관한 우대 조항을 만들어 개발도상국의 경제 발전을 지원을 하였다. 우리나라는 그 수혜를 받아 지속적 발전을 이뤘고 드디어 한국은 선진국이 되었다. 선진국이 된 것에는 여러 책무가 따를 테지만 그래도 중진국이라는 이상한 단어로 위로하던 환경보다는 좀 명확한 국격 성장이 되었다. 이런 선진국이 되려면 당연한 일들이 이루어져야 한다.

불쌍한 사람 돕기

돈 있다고 자랑 말기

약자 때리지 말기

문화예술 이해하기

다양한 문화원형 보존하기

등과 같은 생존을 위한 것을 넘어서는 일을 해야 한다. 생존에 관련된 것만 하던 시대에서 생활하는 선진국 시대가 된 것이다. 선진국 생활은 문화와 예술로 나타난다. 일부 생존 시대를 극복 못하는 사람은 문화와 예술이 밥을 먹여주냐며 좋은 동네 넓은 평수의 아파트, 고급승용차에 목숨을 걸며 허세로 살며 인스타에 자신의 활약상을 자랑하는데 그것도 문화생활의 일부인 줄을 모른다. 그런 소비문화 생활의 정점은 예술로 나타나고 그 예술의 지역 정점은 나중 전통문화로 나타날 것이다.

이 이야기의 중심은 선진국 시대에서 생활문화는 당연히 예술 활동과 소비에 정점이 찍힐 것이라는 어쭙잖은 예언이다. 그 소비 예술의 중심이 발전적 의식 속에는 전통문화가 자리 잡을 것이라는 문화 예술적 독립성을 이야기한다. 생존과 생활에는 보이지 않는 넘기 힘든 벽이 있다.

어린이가 아닌 22세가 되었지만, 어렸던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어릴 적 연설이 무척 신선했다. 기억에 의존해 쓰는 거라 좀 다를 수 있지만 큰 내용은 이러했다. '어려운 사람 도와주고, 아픈 사람 치료해주라고 유치원에서 배웠는데 왜 어른들은 안 해요?'라며 각국 정상들에게 호통치는 것은 정말 통쾌한 경험이었다. 이런 것처럼, 예술도 모르는 이야기도 아닌 더 좋은 세상에 관해 이야기하는데 왜 안 들을까. 이젠 우리나라도 2021년부터 선진국이 되었으니 좀 나아질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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