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엄한 얼굴표정으로 턱을 치켜세우고 눈을 아래로 하는, 전형적 고압 자세를 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던 사람이 높은 사람을 만나면 허리를 크게 굽고 산듯한 표정을 지으며 전혀 다른 사람의 얼굴로 변한다. 이렇듯 얼굴 근육은 전혀 다른 얼굴을 만드는데 불과 몇 초도 걸리지 않는다. 첫인상은 그 사람에 대한 오랜 기억에 남는 이미지일 텐데 산뜻 발랄하게 웃는 모습의 여운은 오래간다. 물론 안 좋은 인상은 그것보다도 더 오래간다.
사람의 얼굴은 크고 작은 근육 80개로 되어 있다. 그 80개의 근육으로 7천가지 표정을 지을 수 있다. 웃고, 화내고, 말하고, 감정의 표현도 다양하게 하는, 바쁘게 움직이며 자신의 상황을 얼굴 근육을 통해 나타낸다. 이렇게 다른 근육보다도 더 세밀하게 자신의 감정을 나타내는 방향의 진화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생물의 종류가 과거에서 현재까지 대를 이어 가면서 변화해 온 과정을 '진화'라고 한다. 생물이 일정한 조건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고 도태된 것을 포함하여 점차 간단한 것으로부터 복잡한 것으로, 하등한 것으로부터 고등한 것으로 발전하는 것을 두루 일컫는 것이 진화다. 진화의 특징은 잘하는 것을 극대화하며 안 사용하거나 필요 없는 것은 도태를 시키는 것을 통해 생물 원형을 유지한다. 필요로 하다고 덕지덕지 다양한 능력을 더하지는 않고 필요 없는 것을 빼는 것으로 원형을 유지하는 것이다.
영화 속 상상은 덕지덕지 붙이는 것으로 만들어 내는 진화를 표현한다. 인간의 몸에 기계를 혼합한 사이보그와 같은 것들이 종종 등장하는데, 인간 신체를 업그레이드하는 것과 같이 인류의 진화를 급속도로하고 자신 요구에 의해 부분진화도 등장한다. 상상과도 같은 일이었지만, 현재는 걷지 못하는 사람을 위한 보행보조기계 같은 것을 통해 걷는 것을 넘어 달리기하는 사람의 모습이나 무거운 물건을 쉽게 들 수 있도록 고안된 노동자 슈트 개발은 인류가 원하는 진화의 노력을 보여준다. 그러다 얼굴표정이 가능한 로봇을 만들어 발표를 하였다. 로봇의 다양한 얼굴표현은 경의로움을 넘어서는 공포감을 주었다. 그 이유는 감정을 표현하는 로봇이라면 통제 못하는 감정시에 인간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라는 두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마징가Z나 로봇 태권V와 같은 지구평화를 지키는 로봇은 늘 표정이 없고 우리의 지구를 지켜주는 좋은 로봇이지만 감정을 통해 인간을 대하는 기계가 등장한다면 얼마나 무서운 사회가 될 것인가? 인류의 공포는 예측 못 하는 상황에 대한 불안감이기 때문이다.
얼굴표정은 언어나 몸으로 전달 가능한 대화를 더 실감 나게 전달할 수 있었다. 이런 전달의 목적은 상대방과 공감을 더 쉽게 만들기위한 방법이다. 상대방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 내는 것은 나와 너가 우리라는 개념으로 함께 할 이유를 만들어 내는 것으로 오래전부터 인류는 혼자보다는 무리를 지어 살았던 생존 방법의 결과이다. 표정은 부족한 표현전달을 보조하며, 숨어있고 보이지 않는 마음속의 모습까지도 나타내곤 한다. 언어가 덜 발달 될수록 몸짓이 커지고 문자가 없을수록 전달을 위해 얼굴 근육은 바쁘게 활동했을 것이다. 상대방에게 웃는다면 일종의 당신을 믿는다는 혹은 공감한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다.
앞으로의 사회도 이렇게 정서의 공감과 소통이 중시되는 사회가 될 것이다. 과거처럼 서로에게 정서 소통이 직접에서 간접으로 바뀌어지고 있긴하지만, 비 대면이 되었다고 그 사람의 정서적 소통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얼굴 근육이 진화 된 이유는 생존의 필수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아니었다면 얼굴근육도 팽귄 처럼 앞 손인지, 날개인지, 지느러미인지 모를 상황처럼 단순 용도로 바뀌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