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만은 내가 바라는 마음보다 얻는 것이 적을 때 생기는 아쉬움이다. 욕구불만이라는 단어를 줄여 부르는 것이 불만이다. 욕구가 먼저이고 그것을 채우지 못한 것이 불만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욕구는 생존에 필요한 선천적 욕구를 중심으로 하는 생존 필수적 욕구와 남보다 우월한 것을 알리고자 하는 후천적, 사회적 욕구로 나뉜다. 요즘은 정보가 발달돼 몰라도 되는 일까지도 다 알게 된다. 인터넷, 스마트폰, TV를 통해 지구 구석구석 무슨 일이 있는지를 가르쳐주면 그만큼 욕구도 높아지고 상대적으로 자신의 상황을 대입하는 일이 반복되며 불만도 그만큼 고조되는 것이다. 행복의 시작은 남과 비교되지 않는 것에 있고 남이 편하게 사는 것을 알기 시작하면 불만이 슬슬 싹트게 된다.
사촌이 땅을 사면, 갑자기 내 배가 아파지는 이유가 거기에 있는 것이다. 굳이 사촌이라 하는 것은 어릴 때부터 잘 알던 사이였고 또 가까운 사이였다는 것이다. 말 안 해도 그의 가정사정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러던 사촌이 갑자기 땅을 사게 되면 사촌의 경제능력이 오르는 것으로 생각되는 것이 아니라 내 경제능력이 떨어졌다고 느끼며 더군다나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곳에 샀다면 더 큰 박탈감으로 인해 급성장염에 걸린다는 것이다. 불만은 사촌 땅을 떠나 어떠한 일을 하고 받는 포상과도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때는 바야흐로 조선이다. 광해군은 괴팍한 정치로 서인들은 원성이 자자했었다. 1618년 인목대비를 서궁으로 유폐시킨 것은 반정을 꾀하기 좋은 구실이 돼 이귀, 김자점, 이괄 등이 왕의 조카인 능양군(인조)을 추대해 왕으로 만든 사건이 인조반정이다. 인조반정이 성공한 뒤 새로운 실무진을 꾸려야 했고 누가 공을 세웠는지에 대한 정리도 필요했다. 한때는 목숨을 걸고 거사를 진행하던 사이였지만 공신의 자리는 한정적이었고 좋은 자리를 누가 차지하는가가 중요한 일이었다. 세검정에서 거사를 논하며 서로 칼을 씻었다는 좋은 우애는 성과급 잔치로 인해 서로 간 불만으로 변화됐다. 분배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남의 떡이 더 커 보이는 현상으로 불만이 가득할 것은 분명했다. 남의 떡 크기를 유심히 관찰하던 자칭 일등공신 이괄은 결국 떡을 썰기 위해 칼을 빼 들었다.
인조가 정권을 잡은지 불과 2년에 이괄이 반란을 일으켰다. 이괄(李适)은 인조반정 때 군사를 지휘해 반란성공의 중요한 역할을 하였는데 일등공신이 되지못하고 2등 공신으로 추대되자 다른 상대와 비교를 통해 불만이 쌓여갔다. 일등공신인 주요 가담자는 중앙에 남아 관피아로써 관계형성이 되지만 이괄은 북방오랑캐를 수비하라고 평안병사 견 부원수로 영변에 주둔시킨다. 그의 불만을 염려해 인조가 영변가는 그를 배웅하기도 했지만 이괄은 한직으로 밀려나는 것으로 생각되는 마음을 풀지 못한 찝찝함을 가지고 우라늄 농축공장이 될 영변으로 가게 됐다. 그곳에서 그는 본업인 군사를 가르치는 훈련을 하고 있는데 그의 행동이 모반을 꾀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방사능에 오염될까 가뜩이나 불안한 마음인데, 그의 아들을 옥에 가두고 내란음모죄까지 뒤집어씌우려 하는 조정의 간신에게 굴복 할 수 없어 그간 훈련시키던 병사 만오천명을 규합해 추풍낙엽처럼 단숨에 한양을 점령했다.
이괄의 반란이 오래가지 못했지만 초반 막강 화력으로 인조를 공주로 도피시키고 한양을 차지하는 불만제로 프로젝트를 보여줬다. 사회욕구불만은 모든 것을 이뤄주는 것이 아니라 분배를 정확히 해 공정한 배분을 통해 사회 정의를 이루게 하는 것이다. 노동자의 권리도 중요하지만 투자자의 권리도 중요하다. 공평은 두루 살펴 동일하게 주는 것이지만 자신이 한일만큼 보상을 받는 것이 공정이다. 그 공정한 세상은 남이 더 가졌다는 것을 보고 장염 걸리는 사촌이나 자칭 일등공신으로 왕을 쫓아내는 이괄의 욕구불만이 없는 것을 말하지는 않는다. 내가 가진 것을 남에게 배풀어주는 미덕이 있어야 공정한 세상이 되는 사회가 형성된다. 공정한 세상은 내가 가진 만족에서 시작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