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과의 동거 생활

2018.06.28 16:36:35

2창수

아티스트

피는 물보다 진하다. 이런 것을 보통 혈육을 빗대어 이야기 하는데 회사에서 열심히 일했더니만 낙하산으로 내려온 혈육이 요직을 차지하는 경우를 빗대어 이야기 하곤 한다. 이미 결정 난 것은 관계에서가 아니라 나와 동질을 해석하는 데에서부터 시작한 것이다. 나와 가깝다는 관계를 가족, 친족, 동일지역, 동일국가 사람과 같이 점점 나와의 인간적인 관계를 넓게 설정한다. 보통 사람간의 관계에 대한 설정이지만 나와의 친밀도로 규정하기도 한다. 이웃사촌이 가족보다 낫다느니 하는 것은 친족이라는 혈육의 상황보다도 관계가 더 중요한 사회가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관계는 사람을 넘어서 동물까지 미친다. 반려 동물이 많은 요즘에는 사람보다 동물을 우선순위에 두곤 하는데 개인의 취향이라고 하지만 사회적 통념이나 제도와는 다르다.

동물을 아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동물을 지나치게 좋아하는 것이 문제는 없지만, 사람과 동물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일이 발생한다면 혼란에 빠지게 된다. '위험에 빠진 모르는 사람과 자신의 반려동물이 있다면 누구를 먼저 도울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많은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먼저 구한다고 하였다고 한다. 자식처럼 키운 소라며 고기로 만들려는 농장주도 동물을 대하는 것이 이상하지만 사람보다 동물을 먼저 구하는 것도 그것 못지않게 이상한 일이다. 그럼에도 뭔가 섬뜩한 것은 앞으로의 사회는 점점 인간과의 관계형성보다는 가상의 관계 맺기 사회로 변화되기 때문에 나와 관계없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사회로 변화가 될 것이다.

2007년 미국의 부동산 재벌 헴슬리씨는 자신의 유산을 반려견과 반려견을 돌봐주는 조건으로 동생에게 2700만달러(300억원)를 남겼다. 그중 반려견에게 1200만 달러를 남겼다. 이로인해 손주4명은 재산을 달라며 소송을 걸었다. 현지 법원은 유언을 남긴 것을 중요시 하였지만 사람에게 대다수의 유산을 상속하는 것으로 정리하였고, 개는 사람보다 수명이 짧기에 수십억을 쓰고 호화롭게 살다가 죽을 만큼만 상속을 남겨주었다. 재산이라는 사회적인 제도에 동물이 개입되던 순간이다. 동물에게 유산을 상속하는 것은 사회 제도에 대한 해석이 필요로 하는 일이었지만 직접적인 동물과 인간의 학습관계에 대한 일도 있었다.

1920년 동인도 제도에서 두 명의 소녀가 늑대 굴에서 발견된다. 그 소녀는 울음소리나 음식을 먹는 것 등 모든 행동이 늑대와 같았으며 처음 발견한 사람들의 보살핌으로 고아원에 보내지고 키워지게 된다. 그러나 적응하지 못하며 차례차례 죽어갔다. 인간의 학습을 오랫동안 가르쳤지만 늑대와 같은 행동을 버리지 못했다. 이 늑대소녀의 발견은 당시 인간의 사회학을 연구하던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었고 다양한 인간을 활용한 실험이 있었다. 1927년 미국의 심리학자 윈스럽 켈로그는 아이의 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실험을 하였다. 인간의 유전자와 인간이 가진 환경에 대한 실험이었다. 자신의 아이 도널드가 태어나자 10개월되었을 때 7개월된 침팬지 구아를 입양하여 함께 길렀다. 이 실험은 침팬지와 인간의 발달에 대한 실험을 위한 것이었다. 편하게 침팬지를 인간처럼 키운 것으로 보면 될 것 같았다. 인간교육을 받는 침팬지 구아는 용변을 가리거나 다양한 환경적응반응을 인간 도널드 보다 뛰어나게 잘 수행하였다. 나이는 비록 많지만 모든 능력에 떨어지는 도널드는 오히려 침팬지 구아를 흉내 내며 모방하며 지냈다고 한다. 9개월이 지나는 동안 실험은 계속되었고 인간 도널드는 침팬지 구아가 밥 달라는 소리와 같은 것을 모방하며 지냈다고 한다. 인간이 뛰어난 것은 모방하는 것뿐이었다고 한다. 9개월 동안 인간 도날드는 보다 침팬지와 가깝게 된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텔레비전과 같은 시각을 활용한 가상현실을 느끼는 통신이 발달되어있다. 인간은 시각을 통해 7~80%의 정보를 습득한다고 한다. 정보의 습득과 관계가 가상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침팬지를 따라하는 인간의 아이처럼 반려동물을 따라하는 인간의 모습이 주위에 넘쳐나면 어떠나 하는 괜한 걱정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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