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흩트려야 균형이 잡힌다

2020.03.15 15:40:15

2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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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사람 간 접촉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것이 당연시 되었다. 더 나아가 나 외의 사람을 병균으로 보고 서로 피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선거가 얼마안남아 대민접촉을 지속해 자신을 알려야 하는 정치인 신인들에게는 마땅히 자신을 알릴 기회도 더 어렵게 되었다. 대중매체에 노출되길 원하는 정치인들은 상황이 이러해도 대민접촉을 늘리겠다며 보다 안전한 스킨십을 위해 어색한 인사의 방법을 시도했다. 주먹인사법, 팔꿈치 인사와 같은 악수와 같은 의미지만 다른 형태의 스킨십의 인사방법이다. 미국의 슬램가 B급 인사들처럼 어색하기 그지없지만 노련한 정치인들은 그럼에도 곳곳이 한다.

정치인의 대다수는 이타적 사회 활동보다는 자신 성공을 위해 개인 노력을 충분히 한사람이다. 학력도 높으며 사법고시를 통과한 법조인이 가장 많은 직업을 차지한다. 남들이 놀 때 허벅지를 찔러가며 노력한 사람들이다. 자신 출세를 위한 개인 활동에 익숙한 사람이 노력 보다 사회를 한탄하는 대다수 일반 사람을 이해할 수 있을까? 자신 상황을 먼저 생각하는 것은 생명의 기본 원리에 충실한 것이지만 공인의 역할을 수행하며 공인 입장을 대신하는 것처럼 비추어 지는 사람에게도 개인이 우선시 되는 것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 물론 다수의 푸념론자도 일반 정치인과 다를 바가 없는 걸 보면 인성은 원래 그런 것인가 하고 생각할일이겠다. 이런 인간의 본성에 대한 문제는 고전에서도 다루어 왔다.

맹자도 이런 일에 대해 유자입정(孺子入井)이란 말로 인성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젖먹이 아이가 우물에 빠졌다면 구하러 가겠냐는 뜻이다. 맹자의 이야기는 인성에 대한 논의를 풀고자 하는 주제였지만 2007년 영국맨체스터에서 아이가 실재로 연못에 빠졌다. 그리고 경찰이 사고 현장에 도착하였다. 그러나 경찰은 연못에 들어가길 거부했다. 연못에 빠진 사람의 구조법에 대한 훈련을 받지 않은 관계로 구조를 거부했고 결국 아이는 익사했다. 이런 큰일이 있었고 누구는 경찰을 탓해야하고 누군 훈련과정에서의 변화가 필요함을 이야기했다. 그래도 죽은 아이의 억울함은 아이 호기심 때문이라 몰아붙이기엔 좀 안되었다.

공자도 이런 우물이야기를 했는데 공자와 그의 제자 제아는 이렇게 이야기 했다. 제아가 "어진 사람은 우물 안에 사람이 빠져있다면 따라 들어가야 하나요?"라는 화두를 꺼냈다. 그러나 공자는 "군자는 우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려고는 하지만 무턱대고 뛰어들지는 않는다."라고 했다. 단순한 동정심으로는 상황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이야기한 것이다. 맨체스터경찰이 들었다면 다소 마음의 안정이 갈 것과 같은 공자님의 말씀이다.

균형감이란 상황을 직시한 다음에 행동해야 한다. 흥분하거나 개인감정에 휩쓸리면 쉽게 해결할 일도 해결하지 못하게 된다. 개인감정의 휩쓸림은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고 자기화하려는 경향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남에게 까지도 자신의 감정을 투사하여 자기화 하려 하기도 한다. 대상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행동도 스스로 결정하여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기도 한다.

젓가락은 상당히 불완전한 식기도구이다. 포크나 숟가락과 같은 동일한 형태가 있다면 그 용도에 맞도록 사용하면 좋지만 젓가락은 대상이 무엇이냐에 따라 젓가락의 사용을 조절해야 한다. 묵과 같은 무른 용도에서는 집기보다는 뜨는 방법으로 사용의 방법도 바꾸어야 한다. 콩과 같은 둥근 재료를 집을 때에는 젓가락의 균형이 중요하다. 여기서 젓가락은 단단히 곧추 서서 움직이지 않고 균형만을 잡는다면 젓가락 두 짝으로 균형 유지가 어렵다. 처음 젓가락을 배울 때 왜 균형을 맞추는 것이 어렵냐면 흐트러진 균형으로 균형을 맞추는 법을 몰라 더 어려웠던 것이다. 불완전한 균형을 통해 서로에게 기댈 수 있는 균형이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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