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충북도의회가 12대 후반기 첫 행정사무감사에 들어가면서 날카로운 검증을 예고했다. 충북도와 도교육청 등 행정사무감사를 받는 기관에 요청한 자료만 1천여 건에 이른다고 한다. 도의회는 1일부터 12월 11일까지 422회 정례회를 연다. 행정사무감사는 이 기간 중 오는 4~17일 상임위원회별로 진행된다. 행정사무감사 대상은 수감기관의 주요업무 추진상황과 감사·민원 조치결과, 예산집행 적정성 등이다. 충북도의원들은 12대 도의회 후반기에 처음 열리는 행정사무감사인 만큼 민선 8기 충북도정 주요사업들을 꼼꼼하게 살펴보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핵심쟁점으로 충북인재평생교육진흥원장과 충북경제자유구역청장 등 충북도산하 기관장들의 비위를 둘러싼 인사시스템 검증, 충북문화재단 예산운용 등 예산집행 적정성이 거론된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 소방관 급식문제, 제천 옛 청풍교 업사이클링 사업 등도 행정사무감사 도마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충북도교육청은 정부의 교원감축과 유보통합 추진상황에 대해 감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방의회의 행정사무감사는 집행기관을 감시·견제하는 핵심 의정활동 중 하나다. 그만큼 지방의원들의 역할이 막중하다. 마침 충북도의회가 송곳 검증을 벼르고 있다니 기대가 자못 크다. 다만 도의원들에게 주문할 게 있다. 인기영합주의에서 탈피하라는 것이다. 유권자들을 지나치게 의식하다보면 본질을 짚어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제대로 된 검증을 할 수 없다. 유권자들은 의정활동의 양보다 질을 중요하게 여긴다. 얼마나 민생과 밀접한 의정활동을 펼쳤는지, 유권자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유권자들의 의사를 도정에 반영했는지를 평가한다. 지방의원이 여론과 유권자들을 너무 의식해 보여주기 식으로 의정활동을 펼치다보면 추태로 비쳐질 수도 있다. 인기에 영합하다보면 본질을 벗어난 행정사무감사 자료를 많이 요구하게 된다. 자신의 의도대로 자료를 챙기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책지원관들에게 몽니를 부리지 않았는지도 돌아봐야 한다.
충북도의회는 지난해 5월 정책지원관 6명을 추가임용하면서 정원 17명을 모두 채웠다. 정책지원관은 지방의원의 조례 제·개정, 행정사무감사지원, 예산·결산분석, 의정활동을 위한 자료수집과 분석 등 의정활동을 지원한다. 이들은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하는 지방공무원 신분이다. 당적을 가질 수 있는 국회의원 보좌진과 성격이 다르다. 1명의 정책지원관은 도의원 2명 이상을 담당한다. 국회의원은 보좌진에 대한 인사권이 있지만 도의원에게는 정책지원관에 대한 인사권이 없다. 정책지원관은 말 그대로 도의원 의정활동을 돕는 공무원일 뿐이다. 개인비서가 아니다. 그러나 일부이긴 하지만 정책지원관을 개인보좌관 부리듯 하거나 마구잡이식 지원을 요구하는 도의원들이 있다고 한다. 정책지원관들의 기피대상에 오른 도의원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도의원들이 선호하지 않는 정책지원관도 존재한다. 정책지원관과 지방의원들이 갈등을 빚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책지원관들이 가장 난처해하는 경우는 도의원들이 공부를 하지 않고 정책지원관들에게 전적으로 의정활동을 의존할 때다. 정책지원관은 여야를 떠나 중립적으로 공정하게 도의원들의 의정활동을 도와야하는 입장이다. 빈 수레가 요란한 법이다. 인기영합주의를 버릴 때 예리한 행정사무감사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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