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청주대학교의 학내 분규 양상이 갈수록 묘해지고 있다. 전·현직 총장 간 폭로전으로 비화하고 있다. 한 마디로 점입가경의 요지경 속이다.
황신모 현 총장은 김윤배(현 청석학원 이사) 전 총장의 바람막이로 통했다.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설립자 후손으로 직전 총장이었던 김윤배씨의 '총알받이' 역할을 했던 것으로 평가받아 왔다. 그랬던 황 총장이 재단 측에 등을 돌렸다.
황 총장의 반란은 재단 측 내부 균열에서 비롯된 파생효과다. 학내 구성원이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청주대 사태의 승패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수도 있다. 아주 의미 있는 매개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국면 전환을 유도할 수도 있다.
'청주대 정상화를 위한 범비상대책위원회'의 셈법이 가장 복잡해졌다. 범비대위가 황 총장과 연대하면 우선 김 전 총장을 쉽게 고립시킬 수 있다. 총장이 가진 권한으로 재단을 압박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범비대위의 영향력을 높이기도 쉽다.
그동안 황 총장을 통해 한번 걸러졌던 범비대위의 화력을 여과 없이 김 전 총장에게 직접 전달할 수 있다. 분산됐던 에너지 소모도 줄일 수 있다. 궁극적으로 학교 운영의 비정상화를 정상화로 돌려놓기가 수월하다. 범비대위 입장에선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 같은 시나리오 실현에는 시간이 촉박하다. 변수도 너무 많다. 일단 청주대 총학생회가 김 전 총장과 황 총장의 퇴진을 묻는 학생 찬·반투표를 내일 진행한다. 여기서 퇴진 찬성이 나오면 황 총장과 손을 잡을 명분은 사라진다.
황 총장의 총장직 수행이 시한부라는 것도 문제다. 청석학원 이사회는 자진 사퇴를 거부한 황 총장의 해임안건을 조만간 임시이사회에 상정할 것으로 보인다. 차기 총장 계획까지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사회만 열리면 황 총장 해임안 통과는 시간문제다.
우리는 이런 게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한다. 황 총장은 김 전 총장 밑에서 부총장을 지낸 인물이다. 지금의 황 총장이나 예전의 김 전 총장 모두 청주대 사태의 직접 책임자다. 둘 다 오늘의 청주대 사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까닭도 여기 있다. 김 전 총장이나 황 현 총장 중 누구도 "너에게만 책임이 있다"고 상대방을 윽박지를 수 없다. 범비대위가 청주대를 살리는 최우선 과제가 뭔지를 잊지 않았으면 한다. 섣불리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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