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배려의 마음에서 출발한 봉사활동의 의미가 퇴색하고 있다.
지난 2010년 7월부터 보건복지부가 헌혈을 1회당 4시간의 자원봉사로 인정한 이후에 만 19세 이하 청소년 헌혈자의 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0분 헌혈로 4시간 봉사활동을 채울 수 있는 수단이 생김으로써 봉사활동 제도의 의미가 퇴색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05~09년 대비 10~14년 연령대별 헌혈자 현황
ⓒ자료 제공 = 대학적십자사
17일 대한적십자사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14년까지 적십자 헌혈자의 전체 수는 연평균 242만8천882명이었다.
이들 가운데 만19세 이하 헌혈자는 연평균 87만8천594명으로 전체의 36.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헌혈이 자원봉사 시간으로 인정된 2010년을 기준으로 청소년 헌혈자 수는 2009년 대비 11만1천316명 늘어나 12.9% 상승폭을 보였다.
2010년 이후 헌혈자의 수는 약간의 변동 폭이 있지만 꾸준히 90만 명대 후반을 유지하고 있다.
2005년부터 2009년까지 5년간 만 19세 미만 헌혈자의 수가 평균 77만여 명인 것에 비해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간 청소년 헌혈자 수는 27.7% 늘어난 평균 99만여 명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20대 헌혈자가 105만여명, 108만여명으로 변동이 거의 없는 것과 비교했을 때 대조적인 결과다.
양승조(새정치·천안갑) 국회의원은 이와 관련, "교육 과정에서의 봉사활동은 지식 위주의 교육을 보완하고 인성교육을 강화하고자 도입됐다"며 "그러나 몇 몇 학생들은 헌혈을 쉽고 빠른 대입 점수 채우기의 수단으로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려스럽다"고 했다.
이어 "봉사활동에 대한 올바른 인식 전환이 필요한 때"라며 "보건복지부와 대한적십자사의 자원봉사 실적인증 제도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엄재천기자 jc002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