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계층간 갈등, 저출산 고령화 등 복잡하고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은 이제 더 이상 행정기관의 힘만으로는 해결이 어려운 과제로, 갈등을 사전에 예방하고 행정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민관 협치가 무엇보다 필요한 시대다. 충북도는 이러한 시대상황에 맞게 지난 10월 조직개편을 통해 지역공동체과를 민간협력공동체과로 기능을 강화해 건전한 시민사회 육성은 물론 지역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을 통한 도민 삶의 질 향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민간협력 활성화를 위한 충북도의 그간의 노력과 육성 방안을 살펴보면 우선, 시민사회 조직인 비영리민간단체(NGO)에 대한 지원을 들 수 있다. NGO는 정부나 지자체가 대응하지 못하는 지역사회의 요구에 귀 기울이고 시민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등 공익활동을 통한 지역사회 공동의 이익을 도모하는 단체다. 충북도는 올 한해 도내 비영리민간단체가 주관하는 123개 공익활동사업에 8억5천만 원의 예산을 지원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6.3%가 증가한 규모로 충북도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 사업의 지속적 확대가 필요하다고 본다. 두 번째로 범국민적으로 전개하는 국민운동에 대한 활성화로, 충북도의 국민운동단체 지원현황을 보면 새마을회
충북은 작고 조용한 고장의 대명사다. 이런 충북이 요즘 전국적으로 유명해지는 일이 가끔 있다. 인근에 행정도시가 들어서면서 부동산값이 들먹였을 땐 전국 투기꾼의 주목을 받았다. 요즘은 전국에서도 가장 많이 떨어지는 지역으로 소문났다. 그렇더라도 행정도시의 관문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 기대가 어이없이 무너지는 것도 뉴스거리다. 세종시에 KTX역이 생기면 오송은 관문역할을 할 수 없고, 새만금에 국제공항이 생겨도 청주공항은 유명무실해진다. 충북이 행정도시 유치에 발 벗고 나섰고, 청주공항 육성에 정성을 쏟았던 것은 오직 관문 역할을 통해서 동반성장하고 싶어서였다. 실제로 행정도시 유치 때부터 오송역과 청주공항이 관문이라고 분명히 했다. 아무 이유도 없이 이를 변경하려고 하는데도 막을 힘이 없는 것도 관심거리다. 이해찬 의원이 민주당 대표가 되더니 대통령이 공약했던 사항을 번복하려고 난리다. 오송 분기역도 빼앗길 가능성이 있지만 호소할 데조차 없다. 오송 분기역이 격론 끝에 확정돼 막대한 예산이 투입돼 사실상 되돌릴 수 없는 상태인데도 호남권 의원은 동향 출신 총리를 만나 타당성조사를 검토해보겠다는 언질을 받아냈다.
가경 천 둔덕에 민들레꽃 한 송이가 피었다. 된서리가 서설처럼 내린 아침 설핏한 햇살에 몸을 녹이는 모습이 애처롭다. 산모롱이 외딴집 사립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촌로의 미소처럼 적막하다.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봄날에는 무얼 하다가 들풀마저 수척해지는 이 계절에 이리도 시리게 웃고 있단 말인가. 늦가을 햇볕를 쬐며 시리게 웃고 있는 민들레꽃 위에 노란 저고리를 입고 배시시 웃던 친구의 모습이 겹쳐진다. 그녀는 젊은 나이에 홀로돼 어린 아들과 친정살이를 했다. 삶의 굽이를, 가파른 고개를 혼자 삭이고 홀로 풀어가면서도 내색하지 않았다. 아들이 장성해 가정을 꾸리고 나자 다음에는 자신의 결혼 초대장을 보내왔다. 의연한 듯 살아온 한 여인의 외로운 그림자가 비로소 클로즈업됐다. 청상과부의 삶이 얼마나 버거웠으면…. 조촐하기는 하지만 결코 허술함이 없는 고급스러운 혼례였다. 신랑의 넉넉한 씀씀이, 기품 있는 말씨, 세련미 넘치는 태도로 보아 백마 탄 왕자가 맞구나 싶어 살짝 부럽기도 했다. 한데 남편과 나이 차이가 지나치게 많이 나는 걸 알고는 서글픈 생각이 들기도 했다. 몇 년 후 그녀의 이순 잔치에 초대받아 가보니 다복한 6남매의 어머니로 극진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에 대한 문제와 '이부망천' 같은 지역인식은 우리나라 지역균형발전의 과제를 대변하고 있다고 본다. 인구와 경제력의 수도권 집중과 이에 따른 의료·복지·교육·문화의 격차는 양극화를 심화시켜왔으며, 인구감소라는 변수는 인구절벽과 지방소멸의 위기를 현실화 시키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 및 위기를 더 빨리 더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농촌지역이다. 오늘날 비수도권이 겪는 문제는 오래전부터 농촌지역에서 제기돼 왔으나 중요하게 부각되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우리민족의 뿌리이자 삶의 공간인 농촌지역이 정체성을 상실할 위기에 까지 몰리게 된 것이다. 정부는 이러한 불균형문제를 인식하고 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통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국가균형발전 비전과 전략'을 보면 농촌지역과 관련해서 '매력있게 되살아나는 농산어촌'이라는 주제로 다음과 같은 3가지 목표 및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첫 번째, 맞춤형 귀농·귀어·귀촌의 지원으로 농산어촌 인구 순유입 10%증가를 목표로 삼고 있다. 두 번째, 농산어촌 3·6·5 생활권 구축으로 읍소재지, 면소재지, 마을 간 기능 연계로 어디서나 불편 없는 생활권을 구축한다는 것
우리 조상들은 선사시대부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동물을 사냥하거나 식물을 채집해 생활했다. 그 시대의 생활에 맞춰 가장들이 주로 사냥터에 나가는 것이 일이 됐고, 사냥을 잘하게 되면 그 집단의 힘의 척도가 돼 수장이 되기도 하고 힘이 센 사람은 집단에 큰 영향력을 행사했을 것이다. 현재는 지식의 중요성에 초점을 두게 되면서 세상은 지식인들이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는 시대이기도 하다. 수많은 지식인들 중 공무원인 우리도 포함된다고 생각한다. 요즘 젊은이들은 공직자가 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여 노력한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공무원이 되기 위해 힘쓸 만큼 공무원은 선호 직업군에 속해 있다. 왜 공무원이 선호 직업군이 됐을까? 요즘 젊은이들은 안정된 삶, 가족들과 여유롭게 일과 직장에서의 행복한 삶을 지향한다. 소위 '금수저'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평생 걱정 없이 살겠지만 그렇지 않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직장을 다니면서 돈을 벌어야만 살 수 있다. 예전에는 공무원이라는 직업이 월급도 적고 큰 비전이 없어 비인기 직업이었으나 현재는 안정적인 보수와 정년을 보장하는 탄탄한 직장으로 선호 직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공무원 공채시험 경쟁
극락조라 불리우는 여러해살이 풀인 극락조화(Bird of paradise)를 키우는 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극락조는 꽃이 피는 종류와 그렇지 않은 종류가 시중에 유통되고 있습니다. 잎의 모양이 전체적으로 삐죽한 모양은 꽃이 피는 극락조이고 잎이 둥글고 넓적하게 생긴 것은 여인초·미인초입니다. 실내뿐만 아니라 실외에서도 잘 자라는 극락조는 국내 기후에서는 실내월동을 해야 합니다. 월동온도는 13도 이상입니다. 극락조는 화분에 심겨진 경우 1.8~2m의 크기로 자라납니다. 그러나 분갈이 하는 시기를 잘 조절한다면 1m 가량으로 억제하실 수 있습니다. 분갈이 시기를 늦추시게 되면 화분 속의 뿌리가 자라나면서 흙이 적어지므로 물주는 시기를 조금 더 빠르게 하셔야 합니다. 그늘에서 키우실 경우 새순이 얇고 길게 자라나면서 쓰러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줄기 아랫부분을 노끈으로 적당히 묶어주시면 새순이 나오는 속도가 늦춰집니다. 극락조는 최저 13도에서 월동이 가능하며 생육에 적당한 온도는 21~23도입니다. 열대산 식물이기 때문에 찬바람과 찬물에 의한 냉해를 입을 수 있으니 주의하셔야 합
꽃의 향기는 십리(十里)를 가고, 말의 향기는 백리를 가지만, 인품의 향기는 만리(萬里)를 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공부를 많이 하신 것도 아니고, 명성이 높은 분도 아닙니다. 어느 시골 고등학교 앞에서 '할매 밥집'을 운영하면서 누룽지할머니로 유명한 할머니의 따뜻한 사람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한편의 글을 읽고 감동을 받았습니다. 어느 주부가 저녁에 남편이 누룽지를 끓여 먹자는 말을 듣고 눌려놓은 누룽지를 끓이며 10여 년이 지난 학창시절의 실화를 적은 글을 그대로 옮겨봅니다. 집이 시골이었던 저는 고등학교 삼 년 내내 자취를 했습니다. 월말 쯤 집에서 보내 준 돈이 떨어지면 라면으로 저녁을 해결하곤 했어요. 그러다 지겨우면, 학교 앞 밥 할 매집에서 밥을 사 먹었죠. 밥 할매집 에는 언제나 시커먼 가마솥에 누룽지가 부글부글 끓고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시곤 했어요. "오늘도 밥을 태워 누룽지가 많네. 배가 안 차면 실컷 퍼다 먹거라! 이 놈의 밥은 왜 이리도 타누!" 저는 늘 친구와 밥 한 공기를 달랑 시켜놓고 누룽지 두 그릇을 거뜬히 비웠어요. 그런데 하루는 깜짝 놀랐습니다. 할머니가 너무 늙으신 탓인지 거스름돈을 원래 드린 돈보다 더…
해가 넘어가는 시간, 저녁 반찬을 무엇으로 할까 고민하고 있는데 남편과 아들이 저녁을 먹고 온다는 전갈이다. 순간 작은 자유가 가슴에서 물결친다. 가정주부만이 느낄 수 있는 카타르시스가 아닌가 생각한다. 콧노래를 부르며 혼자만의 저녁상을 차린다. 쟁반에 밥과 몇 가지 반찬을 챙겨 텔레비전을 보며 혼자 밥을 먹는다. 그러나 혼자 먹어서 그런지 밥맛이 없다. 밥은 여럿이 먹어야 맛이 있다고 하지 않던가. 쟁반을 밀쳐놓고 채널을 돌려가며 텔레비전을 본다. 재미있게 보던 드라마나 오락프로그램도 혼자는 재미가 없다. 실컷 게으름을 피우고 나면 자유도 싫증이 나기 시작하고 알 수 없는 외로움을 느낀다. 혼자가 되는 시간에만 시골에 홀로 사시는 시어머님을 생각하게 된다. 매일 혼자 식사를 하시고 매일 혼자 밤을 맞이하는 마음은 항상 두려울 것 같다. 몇 시간 후면 돌아올 가족을 기다리고 있어도 뭔가 허전한데 아버님 돌아가시고 13년째 홀로 사시는 어머님은 내가 상상한 것보다 훨씬 더 외롭고 쓸쓸하실 것 같다. 가끔 시댁엘 가면 어머님은 밤에 잠을 못 주무시고 밥맛도 없어 굶기도 하신다며 하소연하듯 말씀하신다. 어쩌다 아들네에서 묵을 때는 식사도 잘하시고
11월이 시작하면, 만나는 사람마다 인사말은 "김장 하셨어요?"란 말이다. 남자들까지도 그런 말이 오고 갈 정도인 걸 보면 겨울철 저장식품인 김장이 우리생활에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매우 크다. 나 역시 올해 주변 사람들보다 가장 늦게 김장을 담은 것 같다. 절임배추가 아닌 작은 아버지가 직접 가꾸신 배추와 무를 이용하다 보니 시간과 일이 많았다. 하루는 밭에서 배추를 따고 무를 뽑아 저장했고, 김장을 담기 전날은 배추를 절이고 마늘을 비롯한 양념을 준비했다. 드디어 11월 마지막 날, 새벽에 일어나 절인 배추를 씻고 갖가지 양념과 채소가 들어간 배추 소를 만들어 남편과 둘이서 김치를 담았다. 김치를 담고 나니 마음이 가벼워지고 김치로 채워진 여러 개의 통을 바라보니 뿌듯했다. 지난해 4월이었다. 오랜만에 언니 둘과 만나 부모님 산소에 갔다. 세 자매는 산소 앞에 자리를 깔고 앉아서 가져간 팩 음료수가 눈부신 햇살에 따뜻해질 때까지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눴다. 어머니에 대한 추억을 각자 반추하면서 우리 어머니는 정말 훌륭한 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또 그 이야기 속에 지금까지 몰랐던 사실도 알게 됐다. 그 해 11월 초순 몹시 추운 날
현관문을 열었다. 드르륵 소리와 함께 눈에 척 들어오는 여덟 장 메주. 그 새 마른 건 굴려 놓고 덜 마른 것은 모로 세워 뒀다. 메주를 만들어 거실에 둔 것이 오늘로 벌써 아흐레. 밤중에 화장실 가려고 나올 때도 보면 정담이나 나누듯 소담스럽다. 둥글둥글, 복덩어리나 되는 것처럼. 이제 한 이틀 더 말렸다가 차곡차곡 재워 띄운 뒤 된장을 담그면 일 년은 걱정 없다. 부자가 따로 없다. 올해는 어찌어찌하다가 메주를 쑤는 게 늦었다. 김장을 끝내고 11월 그믐께가 되니 손이 곱아들 정도로 춥다. 하루에 끝내자니 햇살이 퍼질 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고 새벽부터 서두르는데 어찌나 추운지 성냥도 그어지지 않는다. 간신히 불을 붙인 뒤 한 솥 가득 물을 붓고는 장작을 집어넣었다. 워낙 추워서 콩을 씻기 전에 불부터 지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잠시 후 얼었던 손끝이 펴지고 훈기가 돌면서 일하기가 수월했다. 간신히 불을 붙인 뒤 콩을 씻어 헹구고 나자 먼동이 튼다. 다시 또 남은 콩을 씻어 작은 솥에 이듬으로 안쳤다. 금방 설설 끓기 시작하면서 날도 완전히 밝았다. 일차 끓기는 했지만 온종일 쑬 요량으로 아침밥을 준비한 뒤 다시 불을 지폈다. 몇 시간이고 뜸
정석종 교수의 '조선 후기의 정치와 사상' 서문에, 지인 명진 스님이 준 '이 무엇고?'란 화두를 작고한 은사 김철준 교수가 꿈에 나타나 '언어도단'이라 가르침을 줬다는 내용이 있다. 나도 비슷한 경험을 했기에 이 구절이 눈에 들어온다. 논문 읽느라 두 시간 반 정도로 수면 시간을 줄인지 여러 해가 되니 종당에는 꿈속에서도 책장이 넘어가고, 이따금 책의 내용을 지도교수님이 설명을 해 주셔도 미둔한지라 잠에서 깨면 가르침을 베푼 꿈만 기억나고 정작 그 내용은 흐릿한 것이 문제였다. 그래서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생각나는 것을 메모했는데 '새벽에 일어나 구절을 얻는' 효기득구와 유사하다. 며칠 전의 차담을 효기득구로 정리해 봤다. 몇 년 전에 부강에 차를 아시는 스님이 있다기에 지인과 함께 찾아간 적이 있었다. 처음 뵙는 자리임에도 스님이 쓰신 '향기로 장엄한 세계'를 받고, 답례를 미루던 차 이번에야 비로소 뵙고 해 지난 나의 문집을 드릴 수 있었다. 초겨울 기찻길 옆 오두막 산방에서 은제 주전자 안의 물은 끓어 백비탕으로 변해 가고 창 너머 산자락에 비치는 오후 볕은 따사롭다. 서쪽 창틀 너머로는 기와로 켜를 쌓은 담장 위에 자그마한 소나무 분재가 앙증맞
[충북일보]12월 1일은 세계보건기구가 지정한 '세계 에이즈의 날'이다. 지난 1988년 1월 영국런던에서 열린 세계보건장관회의에 참가한 148개국이 AIDS예방을 위한 정보교환, 교육홍보, 인권존중을 강조한 '런던선언'을 채택하면서 시작됐다. 이 날은 AIDS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예방책을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고, AIDS에 대한 심각성과 예방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17년 한 해 동안 국내 AIDS 신규 감염인은 1천191명이며, 전년(2016년) 대비 8명(0.7%) 감소했다. 성별로는 남성 1,089(91.4%), 여성 102명(8.6%)으로 성비는 10.7대 1이고, 연령별로는 20대 33.1%으로 가장 많았으며, 30대 24.3%, 40대 17.8% 순으로 20~40대가 전체의 75.2%를 차지했다. 국적별로는 내국인 84.7%, 외국인 15.3%이었다. 또한, 신규 감염 내국인 1천9명 중 '감염경로'에 대한 역학조사 질문에 응답한 사람은 753명이며, 이 중 752명은 성접촉(동성 간 358명 48%, 이성 간 394명 52%)에 의한 감염이라고 응답했다. UN의 AIDS 전담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의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조름에 겨우 늙은신 아버지가 짚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중략) 시 향수는 가난하지만 평화로웠던 고향의 모습을 회상하며 고향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을 노래한 옥천 정지용의 작품이다. 이 시의 각 연은 다양한 감각적 이미지를 활용해 묘사한 고향의 정경을 유기적 관련성 없이 병렬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후렴구는 회상 속에 떠오른 고향의 정경에 대한 화자의 정서를 집약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넓은 고향 들판의 밝고 한가로운 정경에서부터 깊어 가는 겨울밤의 정경과 늙은 아버지에 대한 회상과 그리움이 나타난다. 이어 동심과 꿈이 가득했던 어린 시절 고향의 모습을 회상한다. 화자가 회상하는 구김살 없는 어린 누이와 덤덤하게 살아가는 순박한 아내의 모습은 당시의 우리 농촌 어디서나 볼 수 있었던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이다. 화자에게는 따가운 햇살 아래서 아내가 곡식 찌꺼기를 주워야 했던 가난한 생활이었
불만은 내가 바라는 마음보다 얻는 것이 적을 때 생기는 아쉬움이다. 욕구불만이라는 단어를 줄여 부르는 것이 불만이다. 욕구가 먼저이고 그것을 채우지 못한 것이 불만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욕구는 생존에 필요한 선천적 욕구를 중심으로 하는 생존 필수적 욕구와 남보다 우월한 것을 알리고자 하는 후천적, 사회적 욕구로 나뉜다. 요즘은 정보가 발달돼 몰라도 되는 일까지도 다 알게 된다. 인터넷, 스마트폰, TV를 통해 지구 구석구석 무슨 일이 있는지를 가르쳐주면 그만큼 욕구도 높아지고 상대적으로 자신의 상황을 대입하는 일이 반복되며 불만도 그만큼 고조되는 것이다. 행복의 시작은 남과 비교되지 않는 것에 있고 남이 편하게 사는 것을 알기 시작하면 불만이 슬슬 싹트게 된다. 사촌이 땅을 사면, 갑자기 내 배가 아파지는 이유가 거기에 있는 것이다. 굳이 사촌이라 하는 것은 어릴 때부터 잘 알던 사이였고 또 가까운 사이였다는 것이다. 말 안 해도 그의 가정사정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러던 사촌이 갑자기 땅을 사게 되면 사촌의 경제능력이 오르는 것으로 생각되는 것이 아니라 내 경제능력이 떨어졌다고 느끼며 더군다나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곳에 샀다면 더 큰
한 티비 프로그램에서 100여 명의 어린 아이돌 지망생들이 어떻게든 눈에 띄어보려고 안간힘을 쓴다. 사실 전 세계 어느 나라도 우리나라처럼 경쟁을 통해 1등을 뽑는 프로그램이 많지는 않을 것이다. 시청자가 직접 아이돌 멤버를 선발하는 이 프로그램은 화면에 등장하는 아이돌 지망생 얼굴 밑에 순위가 표시되고, 매 주 미션을 수행하면서 순위가 바뀐다. 우리는 얼굴 밑의 숫자를 보고 '아 쟤는 곧 떨어지겠구나', '쟤는 살아남겠네'하며 순위로 그들을 기억한다. 매우 잔인하다. 어떻게 그리 쉽게 사람에게 순위를 매길 수 있을까. 낮은 랭킹을 기록한 아이돌 지망생은 평생 저 숫자 때문에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 요즘 아이들은 같은 반 친구도 성적은 10등, 외모는 7등, 집안의 재력은 20등 하며 이런저런 잣대로 순위를 매긴다. 기가 찰 노릇이다. 사실 줄 세우는 문화는 비단 요즘 아이돌만의 문화는 아닐 것이다. 직장에서는 성과로, 실적으로 줄이 세워지고, 취미생활에서도 온갖 순위를 매겨 경쟁한다. 아무리 참여에 의의를 둔다해도, 나에게 '순위'가 매겨지는 순간 평정심을 찾기란 매우 힘들 것이다. 낮은 순위를 받으면…
[충북일보] 얼마 전 지방의 모 대학 취업담당자와 식사할 기회가 있었다. 식사하는 내내 그는 지방 대학졸업생들의 중소기업 취업기피 현상에 대해 얘기하며 잔뜩 열을 올렸다. "지방대학 졸업생 대부분은 취업하기 위해 일단 서울로 올라갑니다. 그래서 대기업에 한 2년 정도 도전하다 실패하면 다시 공무원으로 눈을 돌립니다. 그리고 공시생으로 한 3년 정도 도전하다 실패하고 나서야 지방으로 내려옵니다. 그 땐 이미 나이 서른이 넘어 중소기업에 신입사원으로 취업하기도 어렵고 결국 백수로 전락하게 되는 거죠." 그는 지방에도 좋은 중소기업들이 많은 데 지방대 졸업생 중 일부라도 지방 중소기업에 우선 지원한다면 이런 최악의 청년 실업난은 벗어날 수 있지 않겠냐며 내내 아쉬운 심경을 토로했다. 실제로 2018년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대기업과 공공기관 취업을 희망하는 청소년은 60%인 반면, 중소기업에 취업하려는 비율은 고작 4%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현재 중소기업의 약 20만 개 일자리가 인력을 찾고 있다. 청년실업률이 10%나 되는 상황에서 청년들은 구직난에, 중소기업은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는 것이다.…
최근 뉴스나 신문을 보면 아동학대에 대한 기사가 많이 보도되고 있다. 슬픈 사실이지만 사회가 변하고 가정 내에 잔존했던 부모들의 안 좋은 훈육 방식이 문제가 되면서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아동 학대란 아동을 신체적, 성적, 심리적으로 학대하거나 돌보지 않고 방치하는 것을 의미한다. 아동학대에는 여러 유형이 있는데 물리적인 공격이 있는 신체적 학대, 성적 활동을 요청, 권유하는 성적 학대와 심리적으로 심각한 영향을 끼치는 심리적 학대가 있다. 아동 양육 및 보호를 소홀히 해 정상적인 발달을 저해하는 방임도 아동학대의 종류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7년 한 해 총 3만4천169건으로 집계됐으며 전년보다 15.1% 증가한 수치이다. 아동학대는 대부분의 경우 부모들에 의해 발생하고 있으며 전체 아동학대 중 75%는 친부모에 의해 발생하며 다음으로 교직원, 보육교사 등 대리양육자가 15%로, 그 말인즉슨 아동학대는 가정과 학교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제일 많다는 것이다. 이렇게 아동학대를 받고 자란 아이들은 성인이 됐을 때 똑같은 행동 양상을 보이며, 정신적으로 늘 불안감이 있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고립되거나 폭력성을 갖고 살아가게 된
세계여성폭력추방주간(11월 25일~12월 10일) 기념토론회에서 가정폭력은 여성에 대한 폭력, 친밀한 파트너에 의한 폭력으로 봐야한다고 발표했다. "아주 친밀한 폭력"의 저자 정희진은 '왜 때리는가? 이유가 있어서 때리는 것이 아닌가?'하는 이런 질문이 바로 폭력이라고 한다. 대신에 우리가 질문해야 할 것은 왜 우리 사회는 여성의 경험을 믿지 않는가? 왜 국가는 가정폭력 문제를 사소하게 다루는가? 왜 우리는 언제나 '사소하지 않다'고 외쳐야 하는가? 라고 말하고 있다. 여자교도소에서 살인죄로 복역하는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난 뒤에 연구자는 가해자면담이 아니고 피해자면담을 했었다고 말했다. 가정폭력을 수십 년간 견디다 못해 살기위해 사건이 발생했고 그 후에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피해자가 겪는 고통을 여전히 겪고 있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살인사건 중 범죄자와 피해자의 관계유형을 보면 친족(부부포함) 41.4%, 애인14.7%, 지인 10.2%, 친구3.5%, 타인 23.2% 기타 7%으로 서구사회에 비해 친족살인은 4배 정도가 많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10만 명당 2~3명으로 살인율이 낮은 안전한 국가에 속한다. 그런데 피해자의 성비를 보면 미국이나
'밤의 밑바닥이 환해졌다.' 노벨문학상 수상작 '설국'의 첫 구절입니다. 설국이 아니더라도 우리의 겨울밤은 종종 눈으로 화사해지곤 합니다. 특히나 첫눈은 하늘이 비로소 겨울로 가는 하얀 외투를 건네주듯 그렇게 반갑습니다. 지난 주말 서울에 내린 첫눈은 너무 쉽게 자취 없이 사라져 꿈속의 연인이 다녀간 듯 아쉽기만 합니다. 어른들은 운전 때문에 눈이 좋기만 한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일단 눈송이가 흩날리면 누구라도 우선 반기고 보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나이 지긋한 이들에게는 옛 기억 갈피마다 첫눈이 고스란히 쌓여 있을 것이구요. 추억의 눈은 전혀 녹는 법 없이 변함없는 그대로의 적설량으로 애틋하고 가슴 서늘한 이야기와 더불어 가슴 저 밑바닥에 자리하고 있을 것입니다. 첫눈 내리는 날 만나자는 약속은 왜 그리 많았는지요. 또 누구와 만나자는 약속이 없었어도 무작정 거리로 나설 때가 많았습니다. 첫눈은 남녀노소 걸음을 멈추고 천진한 미소로 하늘을 올려다보게 하는 마력을 발휘합니다.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로 결속시키는 마법가루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첫눈은 눈인지 모르게 슬쩍 스쳐 지나가버리고 마는 경우도 많죠. 그래서 첫눈 내리면 만나자고…
거짓말을 되풀이할 경우 인간관계의 덕목 중에서도 특히 중요시되는 신뢰 관계에 대단한 타격을 입힐 수도 있기에 우린 하지말아야 한다고 배웠다. 어쩌다 운이 좋아 거짓말을 통해 한 번의 고난과 처벌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런 종류의 행운은 오래가지 못한다. 거짓말은 늘 임시방편으로 남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때로는 생존을 위해 때로는 사익을 위해 혹은 아무 이유 없이 습관적으로 혹은 웃으려고 거짓말을 한다. 우리 주변에서 아주 가깝게 확인할 수 있는 거짓말의 현장은 면접을 하는 상황이다. "희망연봉은 3천500만 원이지만 액수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뽑아만 주시면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렇게 대답한 면접자가 과연 월급은 중요하지 않을까. 뽑아만 주면 월급과 상관없이 정말 열심히 일만 할까? 그 대답은 각자의 몫이다. 그리고 사장님이 질문한다. "이 회사는 여러분들이 주인입니다.", "우리 직장은 가족 같은 분위기라, 실력 있는 사람도 좋지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화합입니다." 진심이길 바라지만 세상천지에 가족 같은 직장동료 그리고 사장님은 찾기 쉽지 않다. 그냥 사장의 가족이 그 회사의 구성원인 게다.…
견원지간(犬猿之間)이라는 말이 있다. 직역하면 개와 원숭이의 사이란 뜻인데, 개와 원숭이처럼 사이가 나쁜 관계를 일컬을 때 쓰는 말이다. 인간사회의 현실에서도 이러한 관계를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일부 선후배 또는 상사와 부하 사이 등등이다. 비판과 견제 역할을 해야 하는 정계에서 여당과 야당의 관계나 행정기관과 시민단체의 관계 등에서도 이런 현상을 목격하기란 그다지 어렵지 않다. 그리고 종교적인 논란으로는 진화론의 지지자(생물학자)들과 창조과학회원(신학자)들 사이에서도 흔히 목격되는 현상이기도 하다. 흔히 한국과 일본의 관계를 '가깝고도 먼 나라'로 지칭한다. 지정학적으로는 가장 가까운 곳에 인접해 있지만, 역사적으로 상호간의 혐오가 쌓여 가까이 하기 어려운 존재라는 의미일 것이다. 현대사만 놓고 보더라도 일본이 미국과 맺은 일본 총리 가츠라 타로 (桂 太郞), 미국 육군 장관 윌리엄 태프트 (William H. Taft)의 합의각서 (Agreed Memorandum)에 의해 대한제국과 필리핀의 상호지배를 묵인함으로서 한일 관계는 돌이키기 어려운 사이로 틀어지고, 현재까지도 과거사로 인해 가까운 나라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운전을 하면서 가장 위험을 느낄 때가 유턴할 때다. 갑자기 차선을 역으로 바꿔야하기 때문이다. 자칫 마주 오는 차와 충돌할 위험도 있다. 그래서 유턴할 때는 엄격한 조건이 있다. 우선은 차가 역으로 돌 수 있는 폭이 확보돼야 한다. 최소한 4차선은 돼야만 유턴을 허용한다. 두 번째는 마주 오는 차와 충돌을 방지할 수 있어야 한다. 좌회전할 때나 보행신호등이 켜져 있을 때만 안전하다. 지금 한국사회는 각 분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역주행을 하고 있다. 그런데도 아무런 안전장치도 없고 단속도 하지 않는다. 사고가 속출할 수밖에 없다. 그 대표적인 예가 안보 문제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반공교육을 받고 자랐다. 공산당은 빨갱이라고 교육받았다. 머리에 뿔이 난 빨갱이는 무조건 때려잡아야 하는 것으로 알았다. 세상이 바뀌고 말았다. 머리에 뿔이 난 빨갱이를 때려잡는 게 아니라 칭송해야할 것 같은 분위기일 때도 있다. 대통령이 빨갱이를 찾아가기도 하고, 초청하기도 한다. 그것을 이상하다고 하면 반통일 세력으로 매도당한다. 자유를 찾아온 탈북민이 영웅 대접을 받으며 안보강연을 하며 사는 게 상식이었다. 영웅대접은 고사하고 북송위협을 받
속이 꽉 찬 고갱이가 먹음직스럽게 보인다. 배추 속살인 노란 빛깔은 어떤 맛일까? 입맛을 자극한다. 하나를 뚝 잘라먹어보니 달콤하고 고소한 맛과 향이 입안을 가득 메운다. 튼실한 배추 덩이들은 갓난아기 달래듯 조심조심 다뤄졌으리라. 잎이 꺾이기라도 하면 큰 병에 걸린 듯 법석이라도 떨었을 테지. 김장 날인 오늘. 소금물에 절여진 배춧잎들은 온천수에 몸을 푹 담그고 나온 살갗처럼 야들야들 축 늘어져있다. 적절하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아무리 좋은 반신욕도 너무 오랜 시간하면 건강에 해가 될 수 있다고 하지 않던가. 큰일을 도모할 때, 적당한 시기와 장소는 그냥 만들어지는 게 아닐 것이다. 심사숙고 끝에 정해진 수고스러움 일 것이다. 간이 잘 베개 절여지는 것도 그만큼 사람의 정성이 깃들 여야만 가능하리라. 너무 푹 절여지면 짠맛이 강할 테고, 덜 절여지면 배추가 살아 있는 듯 통통거리며 꺾이리라. 이맘때면 어릴 때부터 보아 온 장면들이 눈에 선하다. 김장 날이면 전날부터 배추를 빠개고 손질한 다음, 이른 새벽부터 배추를 뒤척이던 어머니의 모습. 배추 한 포기 한 포기를 골고루 절여, 식구들에게 맛있는 김치를 먹이려는 어머니의 정성으로 변신한 배추들의…
요즘 서울 모 여고의 시험문제 유출 사건, 일부 사립유치원의 회계비리 등 부당한 방법으로 개인의 이익을 더 우선시 하는 모습에 마음이 씁쓸하다. 얼마 전 처가댁 다녀오는 길에 충남 논산에 위치한 돈암서원에 들렸다. 돈암서원은 사적 제383호로 우리나라 637개 서원 중 문화유산적 가치가 뛰어난 곳이다. 조선 중기의 유학자 사계 김장생(金長生)선생의 제자들이 스승을 추모, 그의 사후 3년 뒤인 인조 12년 사우를 건립하고 위패를 봉안, 제사를 모시는 사당과 교육 강당을 건립했다. 김장생은 조선 중기의 정치가·예학(禮學) 사상가로 임진왜란 이후 주로 지방관을 역임했으며, 인목대비 폐모논의가 일어나고 북인이 득세하자 낙향해 예학연구와 후진양성에 몰두했다. 그의 제자는 송시열 외에 서인과 노론계의 대표적 인물들이 많다. 김장생은 청렴결백, 정직을 최우선으로 실천했기 때문에 백성과 제자들로부터 많은 신뢰와 신망을 얻었다고 한다. 이는 겸손한 마음, 곧은 의지, 끊임없는 혁신과 창의성, 청렴한 생활에서 나온다. 현대사회에서 청렴은 한 국가의 경쟁력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세계경제포럼은 지난 10월 국가경쟁력 순위를 발표했는데,…
남북철도 연결사업이 일단 숨통을 틔우게 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15개국 전원 동의로 남북 철도 연결과 관련한 공동조사에 대해 제재 예외 조치가 내려졌기 때문이다. 20일 워싱턴에서 한미 워킹그룹의 첫 회의에서 남북철도 공동조사를 '강력히 지지한다'는 미측의 지지를 얻어내고 냈고, 23일 유엔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남북교류협력의 상징적인 조치로 철도연결사업을 진행한 정부의 입장에서 일단은 안도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남북철도 연결사업은 이미 지난 4월 판문점 선언 이후, 약 6개월가량 지속적으로 남북이 추진해온 사업이었다. 현 정부로서는 남북철도사업을 통해 남북관계개선 뿐만 아니라 신북방정책의 성과로 이어져 우리의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으로 삼고자 한다. 이미 남북 간에는 지난 9월 19일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연내 철도, 도로 착공식에 합의를 했었고 10월의 남북고위급 회담에서 11월 말~12월 초에 착공하기로 합의했다. 이런 연유로 정부는 연내 철도연결사업 착공에 매달렸다. 유엔의 이번 대북제재 예외를 받은 것은 정부의 지속적인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의 성과로 볼 수 있다. 남북철도 연결사업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경의·동해선철
[충북일보] 상습적으로 닭을 잡아먹던 수리부엉이가 범행 한 달 만에 양계장 주인에게 붙잡혔다. 지난 15일 오전 10시40분께 청주시 상당구 가덕면의 한 양계장에서 닭들의 처절한 비명이 울려 퍼졌다. 맹금류 중에서도 포식자로 소문난 수리부엉이가 양계장을 습격한 것이다. 몸길이 70㎝에 달하는 수리부엉이는 아무렇지 않은 듯 닭 한 마리를 물어뜯고 있었다. 공포에 질린 닭들은 살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수리부엉이가 이 양계장을 습격한 것은 한 달여 전. 그동안 11마리의 닭이 수리부엉이에게 목숨을 잃었다. 더는 닭을 잃을 수 없던 양계장 주인 A(71)씨는 여유롭게 식사(?) 중이던 수리부엉이를 붙잡아 인근 미원파출소로 넘겼다. 하지만, 수리부엉이는 천연기념물 제324호로 지정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보호종. 결국, 3시간가량 경찰 신세를 진 수리부엉이는 야생동물보호협회에 넘겨져 인근 야산에 방생됐다. / 강준식기자 good12003@naver.com
[충북일보] 서울~세종 간 고속도로 건설사업은 경기도 구리시 토평동부터 세종시까지 연결하는 191㎞의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서울시 강동구 길동, 명일동, 고덕동 일대 지하를 대형 터널을 통해 관통한다는 계획으로 강동구 주민들이 고속도로 우회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오는 2017년 예산안에 서울~안성 구간의 건설보상비 1천억원이 편성됐으며 전체 예산규모는 6조7천억 원이다. 정부는 사업기간 단축을 위해 서울~안성 구간(71.1㎞)은 도로공사에서 착수 후 민자사업으로 전환하고, 안성~세종(57.7㎞)은 처음부터 민자사업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세종고속도로는 지난 2009년 건설계획이 최초로 제시됐으나 주민 반대와 사업방식에 대한 정부 내 이견으로 수차례 지연됐다. 그러다 지난 2015년 11월부터 국토교통부가 사업 추진을 서두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회가 서울~세종고속도로 사업진행 방식 자체에 대해 제동을 걸었다. 이는 당장 오는 2017년 관련 예산 편성 뿐만 아니라 고속도로 착공 자체도 상당기간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대목이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2017년도 예산안 위원회별 분석' 책자를 통해 "설계비·공사비
[충북일보=세종] 세종시 구시가지 중심인 조치원읍은 전국 3천500개 읍면동 가운데 닭(오리 포함) 음식점이 가장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전국 8개 특별·광역시 중 닭이 가장 많이 사육되는 곳도 세종시인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농촌 통합시인 세종이 전국적 '치킨 도시'인 셈이다. ◇인구 많은 전국 읍 지역에 치킨집도 몰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대전 중구 보문로)은 '소상공인 상권정보시스템(sg.sbiz.or.kr)'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기자는 시스템에 올라 있는 통계자료 중 2018년 12월말 기준 읍면동 별 '닭·오리 음식점' 숫자를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전국에서 업소 수가 많은 곳은 △세종 조치원읍(120개)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110개) △남양주시 진접읍(104개) △강원 춘천시 석사동(103개) △경기 화성시 향남읍(101개) 순이었다. 이어 △경남 창원시 내서읍(100개) △경기 포천시 소흘읍·강원 홍천군 홍천읍(각 98개) △경기 고양시 장항2동(97개) △춘천시 퇴계동(93개) 순으로 많았다. 이들 지역은 대체로 3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 내륙이다. 바닷가 지역에 비해 수산물 공
◇충북선 고속화 예타 면제가 확정됐다. 소회는 "강원~충청~호남을 잇는 발전축인 강호축의 대표 사업인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120→230㎞, 총연장 87.8㎞)이 예타를 면제받게 돼 매우 기쁘다. 2011년 한국철도시설공단의 사전타당성 조사 착수를 시작으로 예타를 여러 번 시도했으나 타당성이 나오질 않아 좌절했었다. 지난해 충북을 비롯한 일부 시도의 예타면제 건의를 정부와 정치권이 받아들이면서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도 8년 만에 기적처럼 다시 살아났다. 무엇보다 도민의 전폭적인 지원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충북선철도 고속화 범도민 추진위원회와 시민사회단체, 지역언론, 정치권, 시장·군수, 공무원 등 지역 모두가 뭉쳐서 해낸 일이다. 거듭 감사드린다. 문재인 대통령의 균형발전 의지가 컸기 때문에 예타 면제도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민주당에서 뒷받침해줬는데 이해찬 대표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의 의미는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이 예타가 면제되고 강호축이 4차 국가균형발전 5개년 계획에 반영된 것은 충북은 물론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대단히 뜻깊고 잘된 일이다. 함께 예타 면제를 받는 세종~청주고속도로, 평택~오송 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