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과 인연을 맺은 지도 벌써 10년이 넘었다. 강산이 한번 바뀐 것이다. 그럼에도 변하지 않은 것이 있는데, 그것은 오래 전부터 사람들을 넉넉히 품어주는 의림지(義林池)의 모습이다. 삼한시대에 축조되었다고 전해지는 이 커다란 호수는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제천의 명소이다. 일찍이 옛 선비들은 의림지의 아름다운 호수의 경관을 보기 위해 이곳을 자주 찾았으며, 그 감흥을 시로 노래하기도 하였다. 정인지의 '의림지'를 비롯하여 임호 박수검의 '의림호에서 차운(次韻)함'과 '을해년 늦봄에 의림호에서 놀며 짓다', '의림지에 썰매타기 놀이', 옥소 권섭의 '의림지에서 짓다', 학고 김이만의 '의림지의 폭포를 보며', 의당 박세화의 '의림지', 계릉 정운호의 '의림지 낚시하는 늙은이', 이중우의 '의림지', 양진환의 '의림지', 계당 김창진의 '의림지', 김금원의 '의림지' 등이다. 이 중 의림지의 아름다운 풍경을 노래한 임호 박수검(1629~1699)의 한시 '을해년 늦봄에 의림호에서 놀며 짓다(乙亥暮春遊林湖作)'는 더 눈길을 끈다. "아득한 고기 물결 녹음 짙은 의림지/ 거울 속에 산 그림자 불쑥불쑥 비치네./ 꽃은 바람에 어지러이 떨어져 봄은 살구나무에…
세탁실 좁은 공간에 지난해 늦둥이 쑥부쟁이의 마른 줄기가 쓸쓸하다. 꽃이 다 지고 말랐지만 마음의 여운을 버리지 못해 그냥 두었다. 꽃 진 자리에 씨도 달리고 봄이 되면 묵은 몸체에도 새싹이라도 나올 것을 기대하며. 지난해 시월 하순 분재분에서 자라더니 초록 포기에서 꽃대를 올리기 시작했다. 겨울이 눈앞에 있어서인지 자람의 속도도 매우 빠르고 봉오리까지 맺었다. 11월에 들어서며 꽃대 올린 봉오리 하나가 청보랏빛 꽃을 한송이 곱게 피웠다. 뽑아버리려다 그냥 두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꽃도 거의 다진 11월에. 뽑아 버렸으면 그렇게 청초한 꽃을 보지 못했을 것 아닌가. 명미월 분재분 주변에는 지인이 나누어준 제주 쑥부쟁이가 있었다. 휴가 때 바닷가 근처에서 꽃이 예뻐 캐온 것이라며 전원주택 방문했을 때 지인이 분양해 주었다. 거기서는 지금처럼 실하게 꽃을 피우지는 않았었다. 타원형 잎의 모양이 틀림없이 그 꽃 같았다. 한송이만 꽃이 피었던 것이 거실에 들여놓아서인지 웅크리고 있던 봉오리들이 하나 둘 열리기 시작했다. 밖에서는 꽃 한 송이 피고 계속 움츠려 있었는데. 봉오리까지 맺은 꽃을 못 피우고 겨울 추위에 죽을까 매우 안타까웠다. 바라만 보다가…
"곡식을 거둘 때에 밭모퉁이까지 다 거두지 말라"란 성경 구절이 있다. 곡식을 거둘지라도 밭모퉁이는 어려운 이웃들의 몫으로 남겨놓으라는 숨은 뜻이리라. 농부 개인의 땀과 희생이 바탕으로 완성된 농사지만 주변의 이웃을 돌아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2023년 용산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서는 '행복나르미 CMS 정기 기부' 활동을 진행하며, 자신의 밭모퉁이를 이웃과 나누는 나눔 운동을 펼쳤다. 다행히 용산동의 많은 이들이 기꺼이 자신의 밭모퉁이를 내어눴다. 밭모퉁이가 아닌 밭 한 두렁을 내주시는 통 큰 이웃들도 있었다. 작년 3월부터 시작한 행복나르미 기부 캠페인은 직능단체와 상인,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캠페인에 동참한 인원은 총 110명으로 월 3천 원에서 20만 원까지 각자의 형편대로 다양하게 참여하며, 월 평균 100만 원에 가까운 모금액을 모을 수 있었다. 이번 모금은 단순히 협의체 기금을 모아 복지사업에 쓰고자 시작한 것이 아니었다. 액수의 크기를 떠나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감사함을 전달하는 것에 목적이 있었다. 그 의미와 진심이 전달되었던 것일까. 우리 용산동에서 자신의 밭 한켠을 내어주시
용이란 예로부터 물을 다스리는 수호신으로서 땅에서는 홍수, 가뭄과 같은 자연 재해, 바다에서는 태풍과 같은 재앙을 면하기 위하여 용을 공경하고 용에게 의지해 왔기에 용이 들어 있는 지명이 참으로 많다. 또한 불교에서도 용을 불법의 수호신이라 생각했기에 절의 이름에 용이 많이 쓰였다. 옛날 청주가 주성(舟城)이라 불리면서 배가 풍랑에 떠내려가지 않게 하려면 돛대를 세워야 한다는 풍수지리에 따라 철당간이 세워진 절이 바로 용두사이며, 사직동의 용화사를 비롯하여 옥천읍 삼청리의 '용암사', 청주시 흥덕구 수의동과 음성군 삼성면 용대리, 충주시 소태면 오량리의 '청룡사' 청주시 상당구 금천동, 옥천군 군북면 추소리와 옥각리의 '황룡사' 등을 들 수가 있는데 처음부터 불교의 수호신으로서의 '용'의 의미를 가지고 지어진 이름도 있지만 지명에 근거하여 지어진 사찰명도 있다. 충북에는 용이 들어있는 지명이 70여 개가 있다고 하는데 국토정보지리원에 파악되지 않은 자연지명을 포함하면 훨씬 많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 중 대표적인 지명으로 청주시 상당구의 용암동을 들 수가 있는데 용암동은 용이 들어 있는 지명으로서 용과 관련된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용암동은 본래
2024년 새해를 맞이하며 앞으로 다가올 1인가구 증가에 맞는 맞춤형 주거형태가 필요하다. 통계청의 인구총조사의 평균 가구원수는 매년 7월마다 1년 등록센서스 방식으로 집계하는데, 가장 최근자료인 2023년 7월에 조사된 통계자료에 따르면 현재 1인가구는 전체가구의 34.5%로 과거 1980년 4.8%에서 약 8배나 폭증하였다. 4인가족이 중심이였던 2000년도에는 4인가족의 비율이 전체 가구의 31.1%였으나 현재 4인가구는 13.8%로 감소하였다. 이는 1인가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1인가구를 숫자로 보면 716만 명이며, 이 어마어마한 수치가 나 혼자 1인가구인 셈이다. 현재의 증가속도로 본다면 1인가구의 40%로 진입은 멀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특히 2019년까지는 연간 1% 내외의 증가율을 보이다가 2019년 이후 두 배 정도 증가한 2% 내외로 아주 빠른 속도로 증가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증가율로 본다면 실감이 되지 않겠지만 2019년에서 2021년까지 딱 2년 만에 100만 가구가 1인가구로 증가된 셈이다. 빠르게 증가되는 속도의 원인은 여러 가지 있겠지만 가장 대표적인 이유로는 증가되는 노인인구이다. 1인가구는 느낌
"왜 에베레스트를 오르려고 하는가?" : 뉴욕 타임스 기자. "산이 거기에 있으니까(Because it's there)" : 조지 맬러리. 1924년 영국 에베레스트 원정대의 일원으로 세계 최고봉을 오르다 실종된 조지 맬러리가 1923년 남긴 말이다. 등산과 관련된 가장 유명한 명언으로 알려진 이 말을 1953년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한 사람으로 기록된 뉴질랜드 출신 산악인 에드먼드 힐러리가 한 것으로 아는 사람들이 많다. 조지 맬러리가 기자의 질문에 귀찮다는 듯이 심드렁하게 대답했다는 말이 산에 오르는 이유에 대해 100년 동안 대체불가의 명답으로 자리 잡았다. 앞으로도 이를 능가할 이유는 생산되지 못 할 듯하다. *** 천왕봉 높이가 얼마인가 2주 전 지면에 속리산 찬가를 썼는데 속리산에 대한 아쉬운 점도 있다. 속리산 등산 하면서 풀리지 않는 궁금증 가운데 하나는 최고봉인 천왕봉과 두 번째 봉 문장대 등 주요 봉우리의 정확한 높이가 얼마인가 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천왕봉 높이를 해발 1천58m로 알고 있으며 보은군의 공식 홈페이지에도 1천58m로 표기돼 있다. 다수의 검색 기능과 언론보도에도 1천58m로 나온다. 보은군이 주최하는
반도체는 '산업의 쌀'이라고 불린다. 우리 산업이 중공업 중심일 때 산업의 쌀은 '철강'이었다. '제철보국(製鐵報國·철을 만들어 나라에 보답한다)'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철은 우리 산업의 근간이었다. 이후 철강의 시대가 저물고 산업의 근간은 반도체로 옮겨 갔다. 반도체 산업 주도권에 따라 국가 헤게모니가 변화하는 등 반도체 산업의 파급력은 막강하다. 우리나라도 반도체를 국가첨단 기술로 규정하고 글로벌 패권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1월 15일 정부가 발표한 세계 최대·최고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방안도 그 일환이라 할 수 있다. 경기 남부 일대에 2047년까지 총 622조를 투자해 2천102만㎡의 세계 최대 규모, 세계 최고의 반도체 생산기지로 육성하겠다는 것이 골자인데 반도체 '클러스터 국가대항전'에서 승리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그러나 발표 직후 지방소멸 가속화 등 부정적 기사들이 쏟아졌고 경기지사마저 국민을 호도한다며 깎아내렸다. 사실 이번 정책은 지방시대를 실현하겠다는 정책기조와 정반대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2023년 지방시대를 위한 정책을 추진하겠다며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를 설치했고 지방시대를 천명했다. 그러나…
'더 좋은 청주, 행복한 시민'이라는 청주시의 꿈과 88만 청주시민의 바람을 담아 '질적 발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정책개발'을 미션으로 힘찬 여정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청주시정연구원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할 것이다. 미래 100년을 위해 연구원의 역할과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는 격려와 응원의 박수 못지않게, 독립성을 보장받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와 걱정의 목소리도 들린다. 이러한 우려와 걱정을 불식시키기 위해 '내실 있는 성장과 실행력을 담보한 혁신, 대내·외적 활발한 협치와 다양함이 융합된 소통'이라는 4가지 핵심 가치를 기반으로 미션을 성공적으로 견인하고, 시민과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는 시정연구원으로 나갈 것을 다짐한 자리였다. '청주시 100년 미래를 이끌어갈 정책연구 플랫폼, 청주시정연구원'이라는 비전이 담고 있는 의미는 매우 다양하다. 국가적으로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인구감소 국가로 전환된 시점에서 민선 8기는 매우 중요한 모멘텀을 만들어야 하는 막중한 상황으로 청주시정연구원의 개원에 거는 기대가 큰 이유이기도 하다. 청주시정연구원이라는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청주시가 국가균형발전을 선도하고, 충청권 메가시티 중핵 도시로 발전할 수 있도록 실사구
이름이 같은 강성희 두 사람이 우연히도 동시에 화제인물로 떠올랐다. 한 사람은 노래하는 여자사람이고 한 사람은 국회의원 남자사람이다. 이름은 같지만 성별도 직업도 너무나 상이한 두 사람은 특히 대중이 느끼는 호감도에서 확연하게 차이가 갈린다. 아직 달력의 첫 장이 넘어가지 않은 연초이니 희망과 웃음을 주는 사람을 먼저 이야기하는 것이 좋겠다 싶다. ***기쁨을 부르는 강성희 가수 강성희는 JTBC의 오디션 예능 텔레비전 프로그램 '싱어게인3(Sing Again3)'에 무명가수 25호로 출연해 알려졌다. '싱어게인'은 실력을 갖추었으나 기회가 필요한 가수들을 돕는 리부팅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1975년 생, 40대 후반의 여느 주부처럼 수수한 모습의 그녀는 출연한 20대 가수들에게 밀리지 않는, 새해 아침처럼 청량한 가창력으로 소름 돋는 감동을 주었다. 강성희는 '팀만 유명한 가수다'라고 본인을 소개했다. 자신이 여성 보컬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신촌블루스'가 널리 알려진 유명한 팀이지만 정작 강성희를 아는 사람이 드물었기 때문이다. 그늘에 가려 있던 그녀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중년의 나이로 당당히 부상할 수 있었던 것은 누구나 인정할 진짜 실력을…
인간의 성장과 발달에 관한 오래된 논쟁점 중의 하나는 '유전이냐 환경이냐'의 문제이다. 즉,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이 더 중요한가, 아니면, 후천적인 환경적 영향이 더 중요한가 하는 물음이다. 인간의 다양한 속성 중 비교적 답이 명백해 보이는 영역들이 있다. 예를 들어, 예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키나 얼굴 생김과 같은 외양에는 유전이 더 강력한 영향을 발휘하는 것 같다. 그러나 정서, 성격, 인지 능력, 신체 또는 정신질환과 같이 우리가 주목하는 대부분의 인간 특성은 유전과 환경이 상호작용하여 발달하며, 그 특성에 따라 유전과 환경의 상대적 영향력이 달라지게 된다. 그렇다면, 인간의 지적 능력은 어떤 과정을 통해 발달하는 것일까? 타고난 지능에 따라 결정되는 것일까? 아니면 어린 시절부터 지적 자극이 풍부한 교육환경에서 성장하는 것이 중요할까? 일찍이 영국의 철학자인 존 로크(J. Locke)는 아기는 소위 '아무것도 쓰여있지 않은 빈 석판(tabla rasa)'으로 태어나고, 출생 이후의 경험을 통해 세상에 대한 지식을 습득해나간다고 보았다. 따라서 독특한 한 개인으로 성장하는 데는 부모의 교육과 훈련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정말 아기는 백지상태로
지난해 12월 9일 토요일, 금강이 흐르는 심천면 국악로에서 영동 문학관 개관식이 있었다. 그동안 한국 문단을 빛낸 우리나라 최초의 아나키스트, 권구현 시인 외 다섯 분의 유품 및 문학의 업적 등이 전시되었다. 문학관 개관 기념으로 영동의 문인 박운식, 윤수천, 장지성 시인 외 62명의 시화전이 다시 고향에서라는 주제로 2월 말까지 진행된다. 충북에는 오장환, 조명희, 정지용 등의 문학관이 있다. 우리나라에 많은 문학관이 운영되고 있는 것은 이기주의와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한 이 시대에 인문학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일 것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영동 문인들의 오랜 숙원 사업이었던 문학관이 결실을 보게 되어 앞으로 인문학 연구나 창작 활동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가 된다. 영동 문학관 건립은 수년 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열망이 있었다. 38대 박세복 군수께서 문학관 건립의 주춧돌을 다졌고 39대 정영철 군수와 이승주 군의회 의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의 아낌없는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특히 문학관 설립에 관하여 기획에서부터 유품 수집 및 각종 기증 자료 정리와 전시 등에 마음을 함께한 양문규(시인) 운영위원장을
우리가 어떤 물건을 사용하는 데에는 이유가 따른다. 편해서, 익숙해져서, 바꿀 필요성을 못 느껴서, 값이 싸서, 유용해서, 이것 만한 게 없어서 등등 그냥 사용하는 것 같지만 이유는 있다. 원래 사용하던 것을 다른 것으로 바꾸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더군다나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면 더더욱 말이다.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쓰레기를 만들어 내지 않아야 된다고 말하지만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사용하던 물건들을 사용하지 않고 쓰레기가 나오지 않는 물건들로 바꿔 사용해야 한다. 실제로 실생활에 녹아들기까지 바꾸기의 과정 속에서 얼마나 진행되었는지 개개인마다 다르겠지만 체감적으로는 더딤을 느낀다. 한번 실생활에서 쓰레기 줄이기의 일환으로 쓰레기가 나올 수 있었던 물품들을 다른 물품으로 사용한 경험 들을 떠올려보자. 플라스틱 컵 대신 텀블러, 비닐봉투 대신 장바구니나 에코백 이 정도는 일상생활에서 녹아들고 이상하게 보지 않는 행동들이다. 하지만 일회용품 포장 대신 집에 있는 그릇을 가져가서 포장을 해오거나 플라스틱 칫솔 대신 나무 칫솔을 사용하기 같은 다회용품이나 다른 대체 물질로 되어있는 물품들의 사용은 일상화가 되지 않아 익숙하지 않고 아직까
북한이 새로운 지방발전 전략을 구체적으로 내세우기 시작했다. 수도와 지방, 도시와 농촌의 생활상 격차가 심하고 같은 도와 시·군도 조건에 따라 차이가 많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천명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15일에 열린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지방간 인민생활의 격차가 적지 않다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방발전 20×10 정책'을 대안으로 내놓았다. 현대적인 지방공업공장건설을 매년 20개 군(郡)을 대상으로 정책적 과업으로 추진해서 10년 안에 모든 군을 변화시켜 전인민들의 초보적인 물질문화 생활수준을 한 계단 비약시킨다는 구상이다. 거창한 혁명으로까지 명명한 이번 정책은 북한의 현실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김정은 정권이 그동안 지방발전을 외면한 것은 아니었다. 이미 김일성, 김정일 시대에도 지방발전은 지속적으로 강조되었다.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북한의 입장에서는 지방간, 중앙과 지방간 발전의 격차는 사회주의이념에 부합하지 않는다. 김정은 스스로도 사회주의 건설에 전면적 발전이념에 배치되는 지금의 현실을 절대로 방치할 수 없다는 발언을 하고 있다. 그만큼 심각하게 지역간 불균형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북한은 사회주의 이념실현을 위해 발전단위
19세기 말, 프랑스의 여류조각가 카미유 클로델은 어린 시절부터 조각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다. 그 재능을 일찍이 알아본 아버지가 정식 조각 교육을 받도록 해 주었고 이후 현대 조각의 거장인 로댕의 제자이자 조수로 활약하게 된다. 당시 카미유의 나이는 19세, 로딩은 43세였다. 카미유는 젊고 아름다웠으며 조각 실력이 탁월했다. 단연 돋보였던 카미유는 로댕과 사랑에 빠진다. 로댕의 작품 '지옥의 문', '칼레의 시민'에 공동 제작자로 참여했다. 함께 작업하며 두 사람의 사랑은 더욱 깊어져 갔다. 로댕은 아낌없이 사랑을 표현했고, 카미유 역시 여성으로서 온 마음을 다해 그를 사랑했다. 그러던 1888년 카미유가 살롱에서 최고상을 받으며 활약이 커지기 시작했다. 그녀의 작품은 물 흐르듯 곡선적이며 유려했다. 모델이 있어야 작품을 제작할 수 있는 로댕과는 달리 모델이 없어도 제작이 가능한 카미유가 관념적 표상을 표현하는 점에서 월등했다. 이후, 로댕은 카미유를 견제하기 시작했고 결국 헤어지고 말았다. 로댕의 작업실에서 나와 작품활동에 몰두했지만,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었다. 로댕의 작업실에서 그를 사랑한 나머지 무임금으로 일을 했기 때문에 모아둔 돈도 없었
어릴 때부터 '고등학교 친구가 평생 간다'는 소리를 들었다. 아직 이해관계가 개입되지 않은 순수한 시절의 친구들이 오래 남는다는 뜻일 것이다. 그런데 고등학교 교사로서 요즘 학생들의 친구관계가 정말 평생 갈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얼마 전, 한 고등학교 수업 컨설팅을 하러 갔다. 요즘은 웬만한 고등학교 2~3학년 수업은 이동수업을 한다. 자신이 선택한 과목에 맞춰서 해당 수업을 들으러 다닌다. 평소 수업할 땐 몰랐던 사실을 컨설팅에서 발견하였다. 쉬는 시간이 매우 조용하다는 사실이었다. 혹자는 쉬는 시간이 조용한 것을 긍정적으로 볼지 모르겠다. 그러나 '낙엽만 굴러가도 웃는 나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의 청소년기 학생들이 조용하다는 것은 꼭 바람직하지는 않다. 무언가 부정적 신호일 수 있다. 쉬는 시간에 조용한 학생들이 수업 시간이라고 달라질 리 없다. 50분의 수업 시간 내내 교실 곳곳에 띄엄띄엄 앉은 학생들은 고요했고, 수업 종이 끝나자 부리나케 교실을 빠져나가 다른 교실로 향했다. 수업 전후 1시간 가량 서로 한 마디도 하지 않고 끝난 것이다. 지난해 12월 29일 한국교육개발원이 전국의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에 따르면, 약 4명
최근 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된 가운데 어린이 안전사고가 증가세를 보여 보호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어린이 안전사고에 대해서 미리 숙지하고 예방 및 빠른 대처를 알아두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우선 부상 아동에게 안전하게 접근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119에 신고하여야 한다. 현장에서 화재나 연기에 노출되었다면 기도(숨구멍)가 호흡을 정상적으로 하고 있는지 확인합니다. 발생 장소가 밀폐된 공간, 심한 연기, 유독성 가스 및 기체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특히 밀폐된 공간에서 화상을 입었을 때 비정상 호흡음, 비정상적인 자세, 호흡곤란이 나타날 수 있다. 그을린 코털이나 그을림이 섞인 객담(가래)은 기도 손상을 유발할 수 있으며 연기 흡입은 기관지 경련이 일어날 수 있어 빨리 119에 신고합니다. 소아 화상 응급처치에서 주의할 점은 저체온증이 위험이 있으므로 오염을 제거하거나 화상의 진행을 정지시키는 것이 아니라면 상처를 씻거나 적셔서는 안 된다. 화상 부위를 건조하고 깨끗한 시트로 덮거나 들러붙지 않게 느슨하게 붕대로 살짝 감아준다. 화상 부위를 덮는 것은 상처가 공기의 흐름에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해 통증을 줄여주는…
비가 내린다. 투둑-톡! 툭! 유리창을 두드린다. 빗방울들이 미끄러지며 그리는 선 뒤로 무채색 도시가 배경으로 펼쳐져있다. 물안개 속 흐릿한 실루엣을 물끄러미 내려다본다. 오래된 주택 낮게 이어진 지붕들 끝자락에 신축 중인 아파트가 식물처럼 날마다 자라는 풍경은 언제 보아도 낯설고 생경하다. 빗방울이 굵어지며 창밖의 도시는 물무늬를 따라 몽환적으로 녹아내린다. 빗소리가 모르스 신호처럼 무덤덤한 가슴속 촉수를 건드린다. 걷고 싶다. 며칠 깊은 크레바스에 갇힌 듯 침묵하던 시간에서 탈피해 문을 나선다. 겨울비는 눈을 부드럽게 하고 들숨도 촉촉하게 만들어 걷기에 좋다. 오늘따라 차들이 지나며 내는 물 가름 소리가 시원하게 느껴진다. 큰 길을 건너 골목으로 접어들자 우산 위에서 부서지는 빗소리가 리듬이 되어 경쾌하다. 골목길에는 집집마다에서 풀려나온 삶의 냄새들이 물비린내에 섞여 흐르고 있다. 약간은 퀴퀴하고 시큼하기도 비릿하기도 한. 골목 끝 어느 집에서 빈대떡을 부치는지 진한 들기름 냄새가 풍겨온다. 비 오는 날이면 습관처럼 김치전이며 파전을 부쳐내던 어머니.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방에 모여 와글거리는 아이들의 무료함을 달래주던 그 손길은 기억 어드메에 이르면
한 겨울인데도 참 포근한 아침이다. 몇 년째 장롱에서 나오지 않은 겨울 등산복을 꺼내 먼지를 털고 캠핑카 시동을 걸었다. 오늘은 내가 사는 충주에서 한 시간 남짓 걸리는 가까운 곳임에도 불구하고 딱 한 번 가보았던 소백산을 향했다. 오랜만에 도전하는 겨울 차박이다. 죽령재 휴게소 조용한 한쪽 공간에 주차하고 무 시동 히터를 틀었다. 점점 따뜻해지는 차 안에서 준비해온 양촌리커피 한 잔을 들고 커튼을 열었다. 차창밖으로 보이는 겨울 저녁 하늘이 선명하다. 빼곡하게 자라고 있는 나무와 몇 개의 가로등 그리고 하늘 촘촘히 박혀있는 별들이 만들어낸 풍경. 그동안 잊었던 유년 시절의 밤하늘이 눈앞에 있다. 커피 향과 별빛과 낮은 바람 소리가 어우러진 이 시간이 천국의 시간이다. 이 고요 아닌 고요, 적막 아닌 적막을 무심코 지나가는 자동차 불빛 몇 개, 그리고 다시 멈추어진 시간, 감당할 수 없는 고요와 적막의 시간을 두고 차마 잠들 수 없어 겨울 외투를 챙겨입고 밖으로 나왔다. 한발 한발 옮길 때마다 흩어졌다 모이는 고요의 소리를 들으며 걷는다. 그렇게 걷다 보니 새벽 두 시다. 전기담요를 켜고 누웠다. 별이 촘촘한 하늘이 그려진 창문의 커튼은 열어놓은 채….
저녁으로 무엇을 먹을까? 메뉴를 정하지 않고 식당을 찾고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메뉴의 식당을 찾았다. 그런데 그 식당 안에는 손님이 거의 없었다. 들어가기가 잠시 망설여졌다. 다른 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선호하거나 싫어하는 메뉴가 아닌 '그저 그런 메뉴'의 식당이었다. 그 식당은 자리가 없을 정도로 손님들로 붐비고 있었다. 나는 망설임 없이 그 식당으로 들어가 자리에 앉았다. 맛이 검증되지는 않았지만, 많은 손님이 찾는다는 것은 '음식이 맛있을 거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손님들로 붐비는 것처럼, 세 사람이 모이면 그 집단에 힘이 실리는 현상이 '3의 법칙'이다. 누군가 거짓말을 할 때, 처음 한 명이 할 때는 별 효력이 없다. 둘이서 하더라도 역시 효과는 별로이다. 그러나 셋이 거짓말을 한다면 그 거짓말에 힘이 실리면서 사람들은 그것이 '정말일지도 모른다'라고 생각하게 된다. 사실이 아닌 거짓말을 여러 사람이 함으로써 상대방을 믿게 하는 것이다. 신호등 앞에서 누군가 한 명이 하늘을 쳐다보고 있다. 우리는 생각 없이 지나갈 것이다. 심지어 누군가 그런 행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3명 이상의 사람들이 동시에 같은…
푸른 용의 해라는 2024년, 갑진년(甲辰年) 새해가 밝았다. 2023년이 시작된 지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새로운 달력을 꺼내 들 때가 되었다.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된다는 것은 왠지 모를 설렘과 두려움이 함께한다. 무엇인가를 새롭게 시작해 볼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을 느끼면서도 작년에 남겨둔 아쉬움과 후회들이 반복될 것 같은 막막함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새로운 한 해를 잘 보내기 위해 우리 대부분은 새해에 가장 먼저 '목표'를 세운다. 어떤 사람은 굉장히 촘촘하게 계획을 세우지만, 또 다른 사람은 큰 목표 몇 가지만을 정하기도 한다. 각자가 세우는 목표의 내용과 범위는 다르지만 보통 한 해에 이루고자 하는 일종의 '결과'를 설정한다. 조직과 개인의 변화와 성장, 혁신에 대해 많은 영감을 제시하고 있는 사이먼 사이넥(Simon Sinek)의 골든서클(Golden Circle) 이론이 떠오른다. 그에 따르면 골든서클은 크게 What, How, Why라는 세 요소로 구성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엇(What)을 하는지에 대해 알고 있고, 그 중 일부는 어떻게(How) 더 잘 할 수 있는지 알고 있다. 그러나 굉장히 적은 소수만이 그것을 왜(Why) 하는
검푸른 바다 위 대장선에서 북채를 잡고 이순신 장군이 온 힘을 다해 북을 두드린다. 전장에서 북소리는 듣는 이의 심장 고동을 조율하게 되어 아군의 사기를 한층 고조시킨다. 직접 북을 크게 치면서 전투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말라는 독려의 소리를 전한다. 갑자기 총소리가 울리고 북소리가 끊긴다. 총상으로 생명이 위태로운 순간 이순신 장군은 "싸움이 급하다. 내가 죽었다는 말을 내지 마라. 결코, 이 전쟁을 이렇게 끝내서는…."이라는 마지막 말을 남긴다. 누군가가 다시 일어서며 북을 치기 시작한다. '둥둥둥 둥둥둥' 바다에 울려 퍼지는 북소리가 수면 아래로 침몰한다. 이순신 장군의 옷을 입은 첫째 아들이 울리는 통곡의 북소리가 가라앉는다. 짙은 어둠 속 검은 바다에서 전투가 시작되고 동이 틀 때까지 거대한 장송곡이 흐른다. 이순신 장군의 시신을 운구하면서 흐르는 상여가로 영화는 종결된다. '노량'에서 이순신 장군이 맞이한 최후의 순간도 먹먹했지만, 아버지가 아들을 그리워하는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 난중일기에 보면 막내아들 면이 죽었다는 편지를 받고 "내가 죽고 너가 사는 것이 올바른 이치인데, 너가 죽고 내가 살다니"라고 통곡하며 "아직 목숨은 남아있지만,
지구 생태용량 초과의 날(earth overshoot day)은 지구의 자원에 대한 인류의 수요가 지구의 생산 및 폐기물 흡수 능력을 초과하게 되는 시점을 말한다. 생태적 적자를 맞이하는 날로써, 이날로 인류는 한해에 주어진 생태의 자원을 모두 소모하게 되는데, 문제는 매년 이 시점이 앞당겨 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곧 미래세대에게 생태적 빚을 지게 되는 것이며, 2030년에는 연간 지구 2개에서 생산하는 생태 자원을 소비하게 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생태자원의 소비를 줄이면서 지구 환경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폐기물 증가로 인한 환경오염이 심화되면서 재활용의 차원을 넘어 쓰레기 배출의 양 자체를 줄인다는 프리사이클링 운동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프리사이클링이란 미리를 뜻하는 'pre'와 재활용이라는 'recycling'의 합성어이다. 가공이나 재생산 과정에서 소모되는 자원으로 또 다른 폐기물이 야기 될 수 있는 재활용대신에, 불필요한 소비를 최소화 하고 중요한 가치에 집중하고자 하는 현대인들에게 프리사이클링 운동은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프리사이클링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천 할 수 있을까. 크게 기업과 소비자
기다림은 그리움이 된다. 많은 시간동안 기다리면서 하늘에 그림을 그렸다. 그리움은 기다리는 얼굴을 그리게 하였다. 우리는 무언가를 기다리며 살고 있다. 기다림은 알고 있는 기다림도 있고, 언제일지 모르는 기다림도 있다. 기다림은 설렘도 있지만 한편으로 두렵기도 하다. 크고 있는 자식을 기다려주고, 늙어가는 부부가 어떻게 늙어갈지 느긋하게 기다린다. 노년을 기다리고, 새로운 인연을 기다리고, 해결하기 어려운 일들이 사라져 주길 기다리고, 하고 싶은 일이 이루어지길 기다리고, 오늘보다 더 좋은 내일을 기다리고, 산책하는 강아지가 주변 환경을 느끼도록 기다려주고, 우리는 이렇게 기다림 속에서 살아간다. 스스로 기다리지 않고 다른 것에 의해 작용하는 기다림도 있지만, 스스로 원하는 기다림도 있다. 수동이든 능동이든 우리는 원하는 곳에 다다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며 살아왔다. 목적하는 곳으로 가기 위해 방향 잡아 항해하는 배처럼 기다림을 조종하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스스로 기다리지 않고 다른 것의 작용으로 움직이는 기다림은 두려운 기다림이며, 스스로 원하는 기다림은 두려움을 설렘으로 바꾸어 준다. 인간(人間)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말한다. 사이에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지질시대의 이름은 '현생이언 신생대 제4기 홀로세'이다. 기후 변동성이 안정화되고 따뜻해진 약 1만 2천여년 전부터 시작됐으며 이러한 기후 덕택에 인류는 농사를 짓고 정착생활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지구 평균기온이 낮아지면서 갑작스럽게 찾아온 소빙하기에는 날씨 변동성이 커지면서 농업 생산량이 감소했고 곡물 가격을 폭등시켜 기근, 전염병 발생으로 이어졌다. 이 시기 유럽은 "여름을 잃어버린 해"라는 별칭이 있으며, 한국은 조선시대로 전국 8도에 이상 저온으로 인한 각종 재해가 휘몰아쳐 전쟁 때보다 사망자 수가 더 많았다고 전해진다. 한편 영국은 추위를 견디고자 값비싼 목재를 대신할 석탄의 수요 증가로 생산량을 늘리는 과정에서 증기기관이 발명됐으며 이는 산업혁명의 단초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후 산업혁명의 영향력은 인구수, 생활 수준을 역사상 처음으로 계속 증가시켰고 1차, 2차, 3차를 거치면서 엄청난 기계문명의 번영을 이루게 됐다. 하지만 산업혁명은 과도한 도시화, 환경오염 등의 원인을 제공하면서 과거 문명을 지탱해 온 안정된 기후까지 위협하고 있다. 이제 인간은 자연적인 기후변동에 적응하는 것을 넘어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주체로 변모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끄는 국민의힘이 충북에서 해야 할 일은 첫째도, 둘째도 물갈이 공천이다. 공천 과정에서 대대적 세대교체를 이뤄 새로운 인물로 승부를 걸지 않으면 감당하기 어려운 결과를 맞을 수 있다. 충북에서의 선거 결과가 전국의 성적과 일치하는 풍향계 역할을 해 온 바 있기 때문에 중원의 땅 충북에서 바람을 일으키느냐 그렇지 못하느냐가 관건이다. 이는 국민의힘 지지여부와 무관하게 집권여당이 국정의 중심을 잡지 못해 나라꼴이 말씀이 아닌 처지를 탈피하기 위해서 그러하다. *** 물갈이 공천이 최대 승부처 국힘은 사실상 파산 직전에 한동훈 비대위를 구성했고 국민들은 예민하게 지켜보며 평가를 위한 초읽기에 들어갔다. 한동훈 비대위에는 시간이 많이 주어지지 않았다. 좌고우면하며 머뭇거리다가 딱 한 수만 잘못 둬도 "뭐여~"라는 충청도 사투리 한 방에 훅 가는 수가 생긴다. 충북 8개 선거구 중 절반인 4개 의석씩 국힘과 민주당이 나눠가졌는데 4.10 총선의 승부처는 어느 당이 제대로 된 물갈이를 하는지에 달렸다고 본다. 국회의원 선거는 정책보다 인물에 대한 선호도와 정당 지지도가 당락을 좌우하는 전통적 투표성향이 바뀌지 않는 한 적합한 인물을 내세우
[충북일보] 22대 국회의원 선거 비례대표 정당 투표에서 청주권 4개 선거구는 국민의힘 비례정당인 국민의미래가 모두 1위를 기록한 가운데 조국혁신당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조국혁신당은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비례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과 3강을 형성하면서 이들 양당의 지지율을 합치면 국민의미래를 넘어선다. 18일 충북일보가 충북지역 신문3사·방송3사와 공동으로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시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례정당 투표 의향을 묻는 질문에 국민의미래는 청주 선거구 4곳에서 지지율이 가장 높았다. 청주 상당은 국민의미래가 33%, 조국혁신당과 더불어민주연합이 각 22%로 조사됐다. 개혁신당 3%, 녹색정의당 2%, 새로운 미래 2% 등이 뒤를 이었다.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적극 투표층에서는 국민의미래 36%, 조국혁신당 27%, 더불어민주연합 23%로 순위에 변함이 없다. 청주 서원은 국민의미래 35%, 더불어민주연합 22%, 조국혁신당 15% 순으로 지지를 보냈다. 나머지 정당은 동일하다. 국민의미래는 적극 투표층에서 41%를 넘는 지지를 얻었다. 연령대별로는 60대와 70세 이상은 국민의미래, 30대는 더불어민주연합이 상대적으로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청주프로축구단이 최근 리그 단독 선두에 올라섰다. 창단 첫해였던 지난해 리그 막바지까지 승격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렸던 충북이 올 시즌에도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란 기대감이 싹튼다. 충북청주FC는 지난 17일 오후 2시 청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4 3라운드에 출전해 FC안양을 상대로 1대 1 무승부를 기록했다. 앞서 개막전 1라운드에서 전남드래곤즈, 원정 경기 2라운드에서 천안시티를 연속으로 무릎 꿇린 뒤 이번에 안양과 비기며 세 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그동안 대진운이 좋았던 것도 아니다. 안양과 전남은 해마다 K리그2 상위권으로 손꼽힌 팀이고, 천안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이 같은 충북청주FC의 활약은 지난해 간판 공격수였던 조르지가 팀에서 이탈하며 고조됐던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조르지는 지난 시즌 34경기 13골 2도움을 기록하며 신생 구단인 충북청주FC가 종합 8위에 안착하는 데 큰 공을 세웠으나 K리그1 포항스틸러스로 이적했다. 충북청주FC는 곧바로 영국 토트넘홋스퍼 출신 오두와 브라질 용병 베니시오, 일본 주력 미유키를 기용했으나 현재 활약상을
[충북일보] 차태환(61·㈜아이앤에스 대표이사) 25대 청주상공회의소 회장은 14일 "청주상공회의소가 기업의 손과 발이 되어 함께 뛰어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차 회장은 이날 오전 청주시 청원구 율량동 그랜드플라자 청주호텔 직지홀에서 가진 취임식에서 "회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지역경제와 회원사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로 여기고 최선을 다해 회장직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차 회장은 더 큰 충북 경제 도약을 위한 노력을 다짐하며 "ESG경영 확산에 따라, 기업은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창출이 점점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신(新)기업가 정신 확산을 제시했다. 차 회장은 "지금껏 기업의 역할로 인식되어 온 이윤과 일자리 창출, 세금 납부를 통한 국민경제 기여 등을 넘어 기후변화, 저출산·고령화, 디지털전환 등 새롭게 발생하는 사회문제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기업이 가진 혁신역량과 기술, 자본, 아이디어를 활용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해법을 제시하고 실행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을 둘러싼 다양한 구성원들과 호흡하면서 함께 성장 발전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