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쾌한 노래에 취해 보시라. 생각의 세상은 봄날이 되리니. 꽃들은 형용키 어려운 아리아리한 색깔들로 물들고 마음은 새처럼 창공을 날리라. 즐거운 노래에 마음을 얹어보시라. 어느새 천상을 날게 되리니. 노래를 부르며 리듬에 몸을 맡기면 자신도 모르게 춤이 되리라. 고요한 노래를 불러보면 들끓던 마음이 어느새 가라앉고 평온해진다. 내 나이 불혹에 접어들던 겨울 어느 날이었다. 아이들이 어려서 안 나가도 용납하던 부부 동반 송년회에 그해에는 나가야 한다고 남편이 말했다. 그리고 애창곡 한 곡 정도 잘 소화하면 좋겠다는 말도 했다. 남편의 직장 연륜을 내 노래 실력이 따라잡지 못하는 것 같아 신경이 쓰였다. 나의 노래 실력은 보통 정도라고 생각한다. 소프라노와 알토 사이 메조소프라노 음역으로 교회 성가대에서는 알토를 한다. 가곡을 부를 때 원음이 높아 이조해서 불러보면 작곡가 의도와 달리 키를 낮추어서인지 귀가 만족 못 한다. 원음대로 불러보면 고음의 한계로 성에 안차 마음이 만족 못 한다. 대중가요 트로트를 불러보면 구성지게 꺾이며 넘어갈 때 테크닉의 한계를 느낀다. 모든 노래에는 작사가나 작곡가들의 혼이 담겨 있는지라 그 노래에 심취하여 맛깔스럽게 불
2024년 갑진년(甲辰年) 해가 밝은지도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지난해 말일에 몇 년 만에 가족여행을 다녀오느라 새해를 공항에서 맞이했다. 가족여행은 베트남 달랏으로 다녀왔는데 한동안 매스컴에서 많이 나오기도 했고 주변에서 이야기도 많이 했었던 터라 기대를 했었다. 날씨는 우리나라의 봄, 가을의 날씨로 밤엔 조금 쌀쌀하고 낮에는 반소매를 입고 활동하기에 좋은 날씨였다. 2023년도 바쁘게 움직였던 해였고 송년회에 술자리도 많았고 한동안 몸 관리를 하지 못했던 상태여서인지 도착하자마자 몸살 기운에 조금 고생을 했다. 해외를 이곳저곳을 다녀봤지만 이번처럼 음식이 맞지 않았었던 적은 처음이었다. 베트남 음식 하면 쌀국수가 유명하고 국내에서도 많이 즐겨먹었었지만 당분간은 먹지 않을 생각이다. 달랏의 여행 정보를 잠깐 풀어보자면 1~4월에 가기 좋은 날씨이며 45일간의 무비자와 220v 국내에서 쓰던 콘센트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으며, 시간대는 2시간 정도 느리다. 달랏 하면 '꽃의 도시'라 불릴 만큼 꽃과 정원 등이 유명하고 '쑤언흐엉'이라는 인공 호수가 시내에 자리 잡고 있어 산책을 즐기고 카페들이 많아 여유를 즐기기 좋은 곳이다. 밤에는 작년 TV 프로그램 '나
우리나라에서 흔히 ≪삼국지≫라 부르는 ≪삼국연의≫는 유비, 관우, 장비 세 사람이 도원에서 결의형제하고, 184년에 의용군을 일으켜 황건적의 난을 토벌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관우와 장비의 출생년을 정확히 알 수 없으니 161년생인 유비를 기준으로 하면 유비와 관우가 만 23세 되던 해, 그리고 장비는 아마 아직 십대였을 때 세상에 나온 것이었다. 이들의 나이로 보면 그 유명한 관우의 긴 수염과 장비의 밤송이 수염은 이제 막 자라기 시작하는 정도였을 것이다. ≪삼국연의≫의 필자인 나관중은 도원결의를 이 소설의 첫 부분에 배치하였으므로 은연중에 이 셋은 ≪삼국연의≫의 주인공으로 여겨지게 된다. 현재는 역사적으로 도원결의란 존재하지 않았다는 인식이 상식처럼 되어 있으나, 2023년 2월 3일 에서는 이것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관우는 자신의 입으로 "서이공사(誓以共死)", 즉 "함께 죽기로 서로 맹세했다"라고 했는데, 함께 죽기로 하는 맹세는 자기 혼자서 할 수 없는 행위이며, 이들이 어떤 형식으로든 의형제의 의식은 맺은 것으로 봐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달리, 도원결의의 핵심은 '결의형제'가 아니다. ≪삼국연의≫에 보이는 이들의 결
북한이 대남 전략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엄중한 안보환경 변화에도 우리의 대비는 안일해 보인다. 북한은 1945년 해방과 동시에 분단된 한반도를 통일하기 위해 적화통일 노선을 유지해 왔다. 1950년 남침한 6·25를 조국해방전쟁이라 부르며 한반도를 적화시키려던 전쟁 행위만이 아니라 연방제 등의 통일 방안을 동원했다. *** 북한의 통일노선 변화 김일성의 한반도 통일전략은 1960년대의 남북연방제, 1980년대의 고려민주연방제로 대표된다. 한반도 통일 방안은 '외국의 간섭 없는 평화적 조국통일'이며 과도적 방안으로 제시한 것이 '남북조선의 연방제'다. 이를 위해 자주·평화·민족 대단결을 '조국통일 3대 원칙'으로 정하고 남한의 반공법과 국가보안법 폐지, 미군철수 등을 요구했다. 김정일과 김정은도 김일성의 기본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는데 최근 변화가 생겼다. 지난 해 말과 올해 초 김정은은 남북이 더 이상 동족이 아니라며 '적대적 두 교전국 관계' '철두철미한 제1의 적대국' '불변의 주적'임을 강조했다. "핵무력을 동원한 대한민국 전 영토 점령·수복·편입"을 선언하며 흡수통일을 국책으로 정한 대한민국 것들과는 언제가도 통일이 성사될 수 없다고도 했다.…
민족 최대의 명절 설날이 다가왔다. 설날의 시간적 의미는 한 해가 시작되는 새 해, 새 달의 첫날을 의미한다. 이 날은 각기 바쁘게 살던 가족·친지들이 모여 새로운 한 해를 맞은 것을 기념해 가족 모두가 서로의 복(福)을 기원하며 세배를 올리고 선물을 주고 받는다. 이번 설에는 주택용소방시설을 선물하며 서로의 안전과 복(福)을 응원하는 건 어떨까 제안한다. 일례로 지난 1월 16일 괴산군 문광면 단독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시설 화재로 지나가던 마을주인이 옥상에서 불꽃과 연기가 발생하는 걸 목격하고 집주인에게 긴급히 알렸다. 집주인은 신속히 집안에 비치돼 있던 소화기를 이용해 화재를 자체 진화할 수 있었다. 인구 3만7천여명의 작은 군 단위인 괴산에서 작년 한 해 실화건수는 64건이었다. 이 중 주택화재는 11건이었고, 주택용소방시설로 초기 화재를 막을 수 있었던 건수는 무려 4건에 이른다. 만약 화재 당시 주택용소방시설을 비치하지 않아 초기 진화에 실패해 발생할 수도 있었던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는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다행히 내가 부임한 이 곳은 괴산소방서와 괴산군의 협업으로 군내 가정에 주택용 소방시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우신 여인입니다. 처연한 얼굴에 한을 지닌 것 같네요, 몇 마디 나눠 보겠습니다. -초면에 실례합니다. 뭔가 하실 말씀이 많아 보이십니다. "다 털어놓으면 열 권 책도 넘을 겁니다." -자기소개를 해 주실 수 있나요? "내 이름보다 사위가 유명해요. 왜 다들 계백장군이라 하잖아요." -그럼, 계백장군의 장모가 되시나요? "그렇지요. 내가 그 놈의 장모지요."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 노래에도 나오는 훌륭한 장군 아닌가요? "훌륭하긴 개뿔…, 살인마야, 살인마." -나라를 사랑한 장군, 자기희생의 본이 되는 분으로 알고 있는데요? "제 가정 하나 못 지키는 놈이 무슨 나라를 지켜, 지키긴…." -듣기 민망한, 너무 과격한 말씀이시네요. "아니, 죽을 거면 저 혼자 죽지 왜 불쌍한 처자식을 죽여요. 그게 살인마 아니면 누가 살인마요?" -계백 장군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정황을 모르시나요? "정황은 무슨? 죽으려면 저 혼자나 죽지 처자식을 왜 죽여, 처자식이 제 소유물이야?" -따님과 손주들을 무척 아끼셨나 봐요? "이 양반도 별 수 없네, 지 자식 사랑 안 하고 손주 미워하는 할머니 있어?" -계
새 학년을 준비하며 가장 긴장되는 날이 1학년 예비소집일이다. 읍면 단위 학교는 반 편성 기준이 25명이라 51명이 되어야 3개 반이 된다. 다행히 1학년은 3학급을 배정받았고 걱정이었던 5학년도 1명이 늘어 3학급이 되었다. 작년 4학년 땐, 딱 50명으로 2학급이 되어 다들 걱정이 컸다. 25명이 꽉 찬 과밀학급이라고 말이다. 가끔 선배님들이 "지금은 한 반에 몇 명인가?" 물으신다. 급당 25명이 과밀학급이라고 하면 옛날이야기를 하신다. 우리 때는 한 반에 60명, 70명이 넘었다며 무용담을 늘어놓듯 그 시절 이야기를 풀어놓으신다. 교단 바로 앞까지 책상을 놓고도 공간이 모자라 딱딱 붙여놓으면 학생들이 드나들 길이 없어서 책상 위로 오르내리기도 했단다. 그래도 그 시절엔 낭만이 있었다고 덧붙인다. 내 초임 시절도 학생 수가 40명이 훨씬 넘었다. 매일 숙제나 일기 검사를 할 때, 학기 말엔 생활기록부를 작성하노라면 정말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보다 더 힘들었던 건 학생 한 명 한 명을 다 챙기지 못했다는 거다. 화장실 한 번 제대로 못 가고,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도 집에 가서 가만히 생각하면 한 번도 이름을 불러주지 못한 학생들도 많았다.…
오랫만에 기고 의뢰다. 맥락이나 연관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시점에 글을 쓰는 것이 낯설어지는 때이지만 문화체육관광과장 1년을 회고하며 회포라도 풀어볼 심산이다. 과거를 되살리는 것은 무의미 하며, 오지도 않을 미래에 대한 그림을 그려보겠다는 것도 가당치 않으니 현재 시점을 이야기 하는 것이 마땅하고, 공간적 배경 또한 음성군이 가치에 부합하리라. 최근 음성군이 고향이신 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님의 저서 제목이 'resolve(해결)'이었고, 1월16일 전북 김제시와 자매결연 체결시에 시장님께 친필 사인을 해주신 책이기도 하다. 기초자치단체 과장의 역할이란 각 팀의 현안들을 같이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으며 하나씩 풀어나가는 것. 사실 관광과 축제를 비롯해 예술과 문화를 좋아했고 관심은 있었지만, 직접 책임을 맡아보니 왕초보가 따로 없었다. 하나씩 실에 바늘을 꿰어 단추를 달 듯이 게스름한 안목과 시선으로 짜맞추며 이어가는 날들이었다. 다양한 예술과 문화 그리고 체육행사들, 생소한 종무업무, 거기다 관광은 개척자의 처지였고, 공립박물관 건립 계획까지 어려운 숙제들 앞에서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자주 들었다. 특히 문화관광부 지
소상공인(小商工人)이란 소기업 중에서도 규모가 특히 작은 기업의 사업자나 자영업자들을 말한다. 광업·제조업·건설업 및 운수업의 경우 상시근로자 10인 미만이다. 그 외 업종의 경우 상시근로자 5인 미만 사업자를 가리킨다.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소상공인의 명칭은 소상인과 소공인을 합친 것으로 상업과 공업에 종사하는 소규모의 사업자를 말한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소상공인 사업체는 전체 기업의 95.0%로 지역경제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매출액 기준으로는 전체 규모의 18.1%로 사업체 수 대비 낮은 비중이다. 지역별로 구분하여 살펴보면 사업체 수에는 별 차이가 없지만 매출액 비중에서는 큰 편차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더욱이 코로나19와 3고 현상으로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진 상황이다. 충북지역은 2021년 12월 기준 21만 7천912개소 소상공인이 경영활동을 하고 있다. 지역 내 매출액 비중은 26.7%로 전국기준(18.1%)보다 상회한다. 소상공인의 탄탄한 경쟁력과 중앙정부 및 충북도, 시·군의 다양한 소상공인 지원정책 덕이다. 정부와 충북도, 시·군에서는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금지원, 교육지원
배현진 의원을 가격한 소년이 현행범으로 체포되며 자신이 '촉법소년'임을 내세웠다고 한다. 여성 국회의원에게 접근해 잔인하게 상해를 입히고 나서 자신이 촉법소년이라며 경찰을 비웃은 것이다. 촉법소년(觸法少年)은 범행 당시 형사책임연령인 만 14세가 되지 않은 청소년으로 만 10세에서 13세 나이에 범죄를 저지른 소년이다. 형사책임연령이 아니라서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 책임을 지지 않는다. 미성숙한 청소년에게 엄한 법을 적용하여 벌하는 것보다 교화와 보호처분 등을 통해 교정하는 것이 더 낫다는 형법상 판단에 의해서다. 배 의원에게 상해를 입힌 소년은 조사 결과 만 14세로 촉법소년 대상자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아슬아슬하게 촉법소년을 벗어난 소년의 나이를 두고 어떤 표현을 해야 할지 난감하다. 어쩌다 겨우 중학교 2학년인 이 소년은 닳고 닳은 성인 폭력배처럼 잔인하고 뻔뻔한 성정을 지니게 됐을까. 침착하게 접근해 신분을 확인한 뒤 돌이 부서질 정도로 여러 차례 머리를 내리 친 소년의 범행도 무섭지만 범행현장에서 태연히 촉법소년임을 언급한 소년의 대처법이 더욱 두렵다. ***성인범죄를 모방하는 청소년 범죄 청소년이 정치인을 공격한 사건 중 가장 비
'삼식이'란 은어가 있다. 주로 중년 주부 사이에 쓰이는 말로 하루 삼시 세끼 집밥을 고집하는 남편을 말한다. 은퇴 후나 실직 등으로 주로 집에서 생활하는 남편에게 아내가 하루 세 끼를 밥을 해서 상을 차려내는 일이 보통 고단한 일이 아닐진대 그런 사정을 남편이 몰라준다면 얼마나 얄미울까. 그렇다고 밥을 안 해 줄 수도 없는 일이어서 내심 속이 끓는 주부의 심정이 남편한테 화살처럼 날아가 꽂히는 셈이다. 삼시 세끼를 먹어야 하는 남편들이여, 아내의 눈총을 따갑게 느껴본 적이 있는가. 거의 평생을 바쳐 식구를 먹여 살리고 이제 좀 대접을 받고 편하게 살고 싶은데 고작 밥 세 끼 해 주는 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이냐 하는 우리 가장들의 볼멘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그렇다고 뭐 어쩌겠는가. 과거는 과거고 현재는 현재다. 아무리 빛나던 과거일지라도 유행가 가사처럼 '과거는 흘러갔다'. 중요한 건 바로 지금이다. 삼시 세끼든 두 끼든 밥은 먹어야 살므로 눈치 보지 말자. 그렇다고 너무 고지식하게 세끼 다 고집하지는 말자. 때로는 라면도 먹고 빵도 먹자. 한 끼 밥을 안 먹는다 해서 몸이 크게 축 나는 일은 없을 테니까. 만날 밥하고 반찬 걱정해야 하는 아내의 고충도…
새해가 밝았다.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지인들과 건강하기를, 원하는 바를 이루기를 그리고 무엇보다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덕담을 나눈다. 상대방과의 관계가 어떻든 '행복해라'라는 메시지에는 감사할 수밖에 없다. 아마도 누구나 각자 나름의 행복을 바라기 때문일 것이다. 누군가 당신에게 행복하냐고 묻는다면 당신은 어떻게 답하겠는가? 딱히 어려운 상황에 있거나 나쁜 일을 당하지 않은 경우라도 선뜻 '나는 행복하다'라고 답하기는 조금 망설여질 수도 있다. 그런 질문을 받았다면 일단 나의 생활이나 감정, 상태 등에 대해서 찬찬히 들여다보면서 생각하게 될 것이다. 하는 일은 어떠한지, 벌이는 생활하기에 충분한지, 인간관계는 문제없는지, 그리고 건강한지, 자신의 삶에 대하여 끊임없는 질문이 이어질 것이다. 그러다 본질적인 의문에 다다르게 된다. 행복은 무엇인가? 요즘 사람들은 대부분 행복과 돈이 굉장히 가까운 거리에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소셜 미디어가 일상화되면서 과시적 소비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삶이 행복할 것이라 짐작하면서 그에 비해 초라한 자신의 삶을 비관하는 사람들도 증가했다는 이야기가 흔하게 돌아다닌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사람들
청렴은 이견 없는, 가장 중요한 공무원의 필수 덕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랏돈을 운용하고 공적 절차를 집행하는 사람에게 청렴만큼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소양이 또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물론 역사를 거슬러, 거슬러 올라가 보아도 공무원의 기본을 의심케 하는 일은 언제나 일어난다. 그렇다면 '기본'이란 무엇일까. 사전적 의미는 '사물이나 현상, 이론, 시설 따위를 이루는 바탕.'이라고 한다. 한 번만 더 찾아보자. '바탕'이란 무엇일까. 사전에서는 '1. 물체의 뼈대나 틀을 이루는 부분. 2. 사물이나 현상의 근본을 이루는 것. 3. 타고난 성질이나 재질. 또는 체질.'이라고 설명한다. 이에 따르면, 청렴은 공무원의 바탕을 이루는 근본적인 성질이나 재질을 뜻한다고 생각해볼 수 있다. 이렇게 풀어보니, 공무원에게 청렴이 얼마나 필수적인 자질인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한편, 기본이라는 것은 굉장히 광범위하며 위험에 들기 쉽다는 것을 내포하기도 한다. 어떤 업무를 하든, 매 순간 놓치지 않고 소위 '장착'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위험에 노출되기도 쉽고, 그러다 한 번이라도 위험에 드는 것을 허락하기 시작하면 어느새 걷잡을 수 없이 허
마른나무 사이로 바람이 속삭인다.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하얀 눈송이가 소리 없이 나무숲 사이를 떠돌다 내려온다. 더러는 유리창에 부딪히다 사라진다. 나에게로 들어오려는 걸까, 베란다 문을 열자 하나둘 눈송이가 날아들다 사르르 사라진다. 눈은 언제 보아도 신비롭고 마음을 설레게 한다. 차분히 내리는 눈은 하늘이 보내는 축복의 선물 인양 영혼의 묵은 때를 씻어주며 마음을 순화하고 너그럽게 한다. 눈발이 제법 굵어지더니 쌓여간다. 창문 너머 빈 놀이터 그네에도 미끄럼틀 위에도 눈 덮인 전경이 아름답다. 오늘처럼 눈이 오는 날엔 고향 집 풍경이 떠오른다. 이엉을 얹은 담장 위로 소복이 눈이 쌓여 있었다. 까치발을 하고 마루 끝에 서서 눈 내리는 풍경을 바라보던 어린 날의 모습이 눈발 사이로 가물거린다. 그날도 밤새 눈이 왔다. 아직 어둠이 깔린 새벽이건만 엷은 문풍지 사이로 눈 치우는 소리가 잠결에 들렸다. 눈은 "누가 밟기 전에 먼저 치워야 한다"시던 아버지는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 눈을 쓸었다. 뜨락 밑으로 싸리 빗질 소리, 고밀개 미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는 버거운 삶의 무게를 쓸어 내고픈 아버지의 벅찬 숨소리 같기도 했고 희망의 찬가 같기도 했다.…
살다 보면 뜻하지 않게 애정이 생겨 차마 버릴 수 없는 것들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렇게 애정이 어린 물건들이 하나하나 쌓이기 시작하고 관리하다 보면 어느 순간 나의 수집 취향이 생겨 모으는 것들을 분류하기 시작합니다. 마치 스트리밍 플랫폼의 플레이리스트를 정리하듯 말입니다. 할아버지의 수석 전시장, 사촌 동생의 연예인 포토 카드 앨범, 삼촌의 로봇 모형 박스들... 무언가 모으는 행위는 본인이 아니라면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수집가들은 무엇에라도 홀린 듯 진심으로 수집 행위에 진심입니다. 사실 수집이라는 행위는 단순히 사소한 취미가 아닌 사람의 본능적인 소유욕이 기저에 깔려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무언가를 소유할 수 있는 조건이 만족한다면 무언가를 모으고자 하는 욕구가 샘솟게 됩니다. 특히 내가 어릴 적 가져보지 못한 것에 대한 소유욕은 그 무엇보다 끈질기게 발현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수집욕은 일종의 애착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스마트폰이 MP3를 대체하게 된 수년 전부터 여행지의 음악들을 수집하고 있습니다. 뉴욕 시골 동네 휴게소에서 흘러나온 cage the elephant의 컨트리 음악, 호이안의 개인이 운
어릴 때 기억을 더듬어 보면 방학식 하는 날의 풍경이 떠오르곤 한다. 한 학기를 마쳤다는 홀가분함과 함께 방학에 대한 즐거운 기대감으로 신발주머니를 높이 흔들면서 집으로 돌아오는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친구들을 한동안 못 만난다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방학 내내 학교에 가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실컷 늦잠 자고 놀 수 있다는 기쁨은 마치 한 학기동안 아침 일찍 일어나 학교에 가느라 힘들어했던 내 고생에 대한 큰 보상처럼 느껴졌다. 앞으로 뭘 하고 놀지, 누구랑 놀아야 할지, 어디서 놀아야 할지에 대한 기분 좋은 고민을 하면서 게으르게 방학을 시작했다. 방학에도 빡빡하게 하루 계획을 세우고 학원 스케줄에 따라 움직이는 요즘 학생들에게는 '라떼는~'처럼 느껴질 수도 있는 이야기이다. 필자는 대학에 근무하기 때문에 학생들과 똑같이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이 주어진다. 하지만 어릴 적 기대하고 즐거워하던 방학과 달리 매일매일 처리해야 하는 업무와 새 학기 준비로 항상 바쁘게 무언가를 하고 있는 나를 보게 된다. 이제는 옛날에 나를 가르치셨던 선생님들께서 왜 그렇게 바쁘셨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가끔은 어른들에게도 방학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단양군보건진료소는 직책을 넘어 지역 사회의 소중한 이웃으로 주민들의 건강과 편의를 위해 애써왔다. 저희 업무는 보건진료전담공무원의 기본 업무인 진료를 넘어 주민들의 디지털 기기 사용 교육, 문서 작업, 우편물 관리 등을 대행해 주는 서비스까지 다양하다. 우리 사회는 점점 디지털화 되고 있다. 핸드폰과 애플리케이션은 이제 우리 생활의 필수 요소가 됐다. 하지만 이런 변화는 특히 어르신들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새로운 기술에 익숙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저희는 마트까지 가기 힘들 정도로 거동이 불편하신 독거노인을 대신해 인터넷 쇼핑몰로 생필품을 대신 구매해드리기도 한다. 또 전화벨이 울리지 않는다거나 인터넷이 되지 않는다거나, 간단하게 해결 가능한 문제는 신속히 도와드리고 냉장고, TV, 전화기가 고장이 났을 때는 콜센터 접수부터 기사님과 대신 통화도 해드린다. 여기에 종이에 쓰여 있는 글을 깔끔한 디지털 문서로 변환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주민들은 필요한 정보를 쉽게 찾고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연말이면 마을 노인회나 부녀회 등 각종 동네 모임의 연말 결산을 컴퓨터로 작업해줘 주민들이 편안하게…
1922년 12월 30일, 지구사에 한 획을 그은 단체가 설립됩니다. 바로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이하 소련)인데요. 소련은 1991년 12월 26일 붕괴되며 약 69년간 존속했었던 거대연합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소련 붕괴의 효시를 당겼다고 평가받는 리투아니아의 청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4세기 후반 폴란드와 리투아니아는 결혼으로 동맹을 맺게 됩니다. 이후 튜턴 기사단으로 유명한 독일을 물리치는 등 전성기를 맞게 되었는데요. 시간은 흘러 1795년, 강대해진 러시아에 의해 폴란드가 분할되며 러시아령으로 복속되고 맙니다. 20세기 초반, 1차대전과 러시아 인민혁명 후 공화국으로 독립했던 리투아니아. 하지만 국력이 강했던 폴란드에게 수도인 빌뉴스를 점령당하는데요. 이 때부터 2차 세계대전 발발까지 임시수도로 사용됐던 도시의 이름은 카우나스 입니다. 다른 소련 소속이었던 국가들의 거의 모든 주요한 도로나 지명등이 (스)탈린 ~~~~ (그라드) / 레닌 ~~~~( 그라드) 하는 등의 형식으로 만들어졌는데요. 하지만 이 곳 카우나스의 시가지에 있는 1.7㎞에 달하는 라이스볘스 알례야(Laisves al·ja)는 달랐습니다. 이를 한국식으로 읽으면…
노력하는 시간을 길게하는 사람이 천재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바르게 행하며 그 바름이 세월을 같이 할 때, 그 사람의 아름다운 모습이 타인에게 보여지는 것이다. 극악한 환경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포기만 하지 말자. 자신을 놓지 않고 끊임없이 사랑하는 마음을 키워가는 것이다.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영역을 키워간다는 것은 걸림돌이 생기기에 어렵다. 좀 더 나아가서 도전하는 것,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빅데이터에 따르면 모든 나라의 50대 나이층에서 행복도가 가장 낮다고 한다. U자형으로 그려진 행복곡선이 생애주기상 최정점의 자산으로 자신을 만들어 가면서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이다. 왜 그럴까? 젊었을 시절에는 다소 낙관적이기도 하고, 꿈을 향해 도전하던 열정으로 부딪혀 살아갔다면, 나이가 들면서 그에 대한 마음이 사라지면서 실직이나, 퇴직의 무거운 현실 또한 자신의 앞을 가로막게 되는 것이다. 사람은 비교당하고 평가받을 때 더 성숙해진다. 또 자기위치를 확인하게 된다. 이런 경험들이 쌓여 갈 때, 현실을 수용하는 능력이 상향곡선으로 향해 갈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하향곡선이라 느껴질 때는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
오늘 친정집에 가서 힘없이 누워계신 아버지를 뵙고 왔다. 아니 그냥 바라만 보고 왔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 같다. 눈뜨기도 힘들고 말씀도 안하시니 나혼자 물끄러미 바라보며 앙상하게 마른 아버지의 팔과 다리만 쓰다듬었다. 며칠 전 까지만 해도 손을 잡으면 힘을 꽉 주시더니 이제는 그 힘마저도 소진되었나 보다. "아버지, 또 올게요"하며 나오려하니 간신히 눈만 깜빡이신다. '아버지를 또 볼 수 있을까?' 요즘 친정집을 나설 때마다 드는 생각이다. 구순을 넘기셨으니 이제 떠나셔도 호상(護喪)이라고 하겠지만, 재작년에 친정엄마를 떠나보낸 우리 남매들은 아버지라도 조금 더 오래 우리 곁을 지켜주시기를 바라고 있다. 내가 어렸을 적에 아버지는 이맘때면 책력과 토정비결을 펴 놓으셨다. 그러면 우리 남매들은 서로 먼저 운세를 봐달라고 아버지 앞으로 바짝 다가앉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운세가 뭔지 뜻도 모르면서 그저 놀이 삼아 그랬던 것 같다. 기억을 거슬러 보면 그 내용은 늘 상 비슷했었다. '동쪽으로 가면 귀인을 만날 것이며, 뜻밖의 성공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린다거나, 7,8월에 물을 조심하라' 등등 그런 운세를 받아들고는 기뻐하기도 하고, 근심에
우리 사회는 '나의 시선'보다 '타인의 시선'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 나 역시 보훈업무를 하기 전 특수부대 군 생활을 10년 가까이 하면서 주변 사람들의 관심과 성원에 많은 영향을 받아왔다. 나에 대한 타인의 기대감은 항상 좋은 성적을 내고 싶은 나의 성취 욕구를 자극했다.4 내가 원해서 시작한 군 생활이었고 부모님도 항상 아낌없이 응원해주셨지만, 대부분의 직업군인이 그렇듯 항상 밝고 희망찬 일들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좋은 성과를 거뒀을 때는 동료들의 긍정적인 시선이 좋았지만, 반대로 성적이 좋지 않을 때는 허탈감과 아쉬움이 가득한 선후배들의 시선 때문에 부담이 컸었다. 이렇듯 시시각각 변하는 주변 사람들의 반응과 시선에 때로는 자신감을 얻고 더 열심히 할 때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좌절하고 '나는 왜 이것밖에 하지 못할까'라고 한탄하며 능력 부족을 탓하는 등 감정 소모가 큰 것도 사실이었다. 그렇게 훈련과 학업을 병행하며 누구보다 바쁜 20대 시절을 보내고 타 부대 전출명령으로 전방부대에 정착하며 생활했을 때, 지칠 대로 지친 나는 내자신을 위한 전역을 결정하게 됐고 전역 후 어느덧 사회인이 됐다. 훈련하면서 받았던 타인의 시선과
대설(大雪)도 지나고 12월도 허리를 지나 가슴까지 올라왔다. TV에서 노란 우산을 쓴 기상캐스터가 일기예보를 한다. 폭우와 폭설 주의보를 동시에 발령한다. 이어서 주말에는 한파주의보까지 예보한다. 주말 오후 면회차 요양병원에 들렀다. 온 가족들이 다 모였다. 가족들의 위치를 보면 대충 촌수가 나온다. 침대 옆에 바싹 붙어 눈물 콧물 흘리며 이것저것 챙기는 것은 딸이다. 입원한 부모를 가끔 찾아와 준비해 온 반찬이며 죽 등을 떠먹이는 것도 딸이다. 그 옆에 엉거주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서 있는 사람은 십중팔구 사위다. 아들은 병실 문간쯤에서 먼 산만 바라보다 잠시 침대 모서리에 걸터앉는다. 딸이 사 온 음료수 한 병 까먹고 어디론가 사라진다. 며느리는 병실을 들락거리다 복도 의자에 앉아 휴대폰 만 들여다보고 있다.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오늘, 창살 없는 감옥에서 의미 없는 삶을 연명하며 하루하루 보내고 있는 어른들이 많다. 그들도 자신의 말로가 이렇게 될 줄은 미처 몰랐을 것이다. 요즘은 누구나 자신이 원하건 원하지 않건 요양병원 신세를 진다. 자식이나 마누라가 있건 없건, 돈이 있건 없건, 잘났건 못났건 대부분 요양병원에서 생을 마감한다. 천하의…
2024년 1월 9일부터 12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CES2024가 열렸습니다. CES는 '소비자 가전 전시회'로 세계의 가전제품 회사들이 첨단기술과 혁신방식으로 제조한 신제품을 내놓는 거대한 상품쇼라고 합니다. 올해는 150여 개 나라에서 4300개가 넘는 기업들이 참여하여 성황을 이루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600여 기업들이 참여하여 IT강국의 위상을 자랑했습니다. 세계적인 삼성, LG를 비롯하여 SK, 현대, 기아 등 대기업이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었고 중소기업과 스타트업까지도 관심을 받았습니다. 삼성과 LG는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투명무선올래드를 이용한 화면으로 구름 같은 관중을 끌어모아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그냥 보면 단순한 유리창이 TV로, 화려한 디스플레이화면으로 변하는 장면이 장관이었습니다. 중국이 이러한 기술을 흉내 내어 전시를 했지만 기술적인 면이나 섬세한 면에서 수준이 비교할 처지가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현대와 기아도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현대는 슈퍼날이라는 전기수직이착륙기를, 기아는 다양한 형태의 개인맞춤형 모듈로 제작하는 자동차인 PV시리즈를 선보였습니다. 현대의 슈퍼날은 지상 500m 정도의 높이에서 시속 200㎞로 60㎞(서
인천공항에서 버스를 타려고 정류장을 가는데 바닥에 '거리 두기'라는 글씨가 쓰여 있었다. 전에는 '줄서기'라고 했는데 언제부터 바뀌었을까. '거리 두기' 하면 우선 떠오르는 생각은 중국에서 발발한 전염병으로, 지난 3년여 동안 우리는 개인 일상의 거리를 많이 좁혀야 했고, 이웃과의 거리는 뜨막하게 지내야 했다. 이미 종식 선언을 하였지만, 그동안 우울감과 피로감을 겪어야 했던 역병은 이름을 바꿔 달고, 아직 잠복 중이며 지금도 병원을 방문할 때는 잊었던 마스크를 다시 착용한다. 운전을 하다보면 안전거리 확보를 알리는 표지판이 곳곳에 서 있다. 면허시험 공부를 할 때 시속에 따라 앞차와의 거리를 정지거리 안전거리로 구분하여 배웠다. 하지만 생명과 직결되는 중요함을 알면서도 지켜지지 않을 때가 있다. 되도록 규칙인 법정속도를 지키려고 해도 차량의 흐름에 따라 가속페달을 밟아야 할 때가 있고 저속으로 주행하기도 한다. 때로는 안전거리 확보와 상관없이 뒤차의 경적에 놀라 의지와 다르게 쫓겨 가기도 하며. 거리 두기는 집 안의 가구나 집기 등 살림을 배치할 때도 적용된다. 대개 가능한 공간을 널찍하게 사용하기 위하여 가구를 다닥다닥 붙이기 마련인데, 풍수 전문가는
제천과 인연을 맺은 지도 벌써 10년이 넘었다. 강산이 한번 바뀐 것이다. 그럼에도 변하지 않은 것이 있는데, 그것은 오래 전부터 사람들을 넉넉히 품어주는 의림지(義林池)의 모습이다. 삼한시대에 축조되었다고 전해지는 이 커다란 호수는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제천의 명소이다. 일찍이 옛 선비들은 의림지의 아름다운 호수의 경관을 보기 위해 이곳을 자주 찾았으며, 그 감흥을 시로 노래하기도 하였다. 정인지의 '의림지'를 비롯하여 임호 박수검의 '의림호에서 차운(次韻)함'과 '을해년 늦봄에 의림호에서 놀며 짓다', '의림지에 썰매타기 놀이', 옥소 권섭의 '의림지에서 짓다', 학고 김이만의 '의림지의 폭포를 보며', 의당 박세화의 '의림지', 계릉 정운호의 '의림지 낚시하는 늙은이', 이중우의 '의림지', 양진환의 '의림지', 계당 김창진의 '의림지', 김금원의 '의림지' 등이다. 이 중 의림지의 아름다운 풍경을 노래한 임호 박수검(1629~1699)의 한시 '을해년 늦봄에 의림호에서 놀며 짓다(乙亥暮春遊林湖作)'는 더 눈길을 끈다. "아득한 고기 물결 녹음 짙은 의림지/ 거울 속에 산 그림자 불쑥불쑥 비치네./ 꽃은 바람에 어지러이 떨어져 봄은 살구나무에…
[충북일보] 지난해 7월 30명의 사상자를 낸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해 이범석 청주시장이 26일 검찰에 출석했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청주지검은 이 시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비공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현직 단체장 중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게 된 것은 이 시장이 처음이다. 검찰은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중대시민재해 혐의와 관련해 이 시장을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지검 관계자는 "아직 수사 중인 사안이라 자세한 내용은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참사 유가족 등은 참사 직후 이 시장과 김영환 충북지사, 이상래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등 최고책임자들을 중대재해처벌법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검찰은 이 시장을 시작으로 나머지 최고책임자들에 대한 수사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 임성민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도가 청주 오송과 오창, 진천, 음성, 충주를 연결하는 '충북 서부축 고속화도로' 건설에 시동을 걸었다. 바이오와 방사광가속기, 배터리, 수소연료 등 도내 핵심산업이 집중된 이들 지역을 직접 잇는 도로망을 만들어 연계 발전과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다. 도는 최적의 노선을 발굴한 뒤 타당성 분석과 논리 개발로 이 사업을 국가계획에 반영해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25일 도에 따르면 '충북 서부축 고속화도로 타당성 검토 및 논리 개발' 연구용역을 준비 중이다. 현재 용역을 진행할 외부 전문기관 선정 절차에 들어갔다. 다음 달 업체가 최종 확정되면 용역을 의뢰할 예정이다. 기간은 착수일로부터 1년이다. 도가 서부축 고속화도로 건설에 나선 것은 충북 서북부 지역을 연결하는 도로가 없어 물적·인적 교류와 산업 연계 육성 등에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규모 개발에 따른 교통 수요와 광역 이동 통행량 증가 등으로 교통 정체 해소와 간선 기능 확보도 필요하다. 실제 도내 서북부 지역은 오송생명과학단지, 오창일반산업단지, 충북혁신도시, 충주기업도시 등이 들어섰고 K-바이오 스퀘어와 방사광가속기 클러스터 조성이 추진 중이다.
[충북일보] ◇올해 충북청주FC의 목표는. "지난해 리그는 목표였던 9위보다 한 단계 높은 8위로 마감했고 14경기 무패 기록도 세웠다. 그 배경에는 최윤겸 감독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의 훌륭한 전략과 빈틈 없는 선수 관리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스포츠 경영 리더십을 바탕으로 올해는 조금 더 높은 목표인 플레이오프를 향해 달려보려 한다. 13개 팀 중 5위 이상의 성적은 욕심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달성을 위해 갖은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매주 목요일 감독·코칭 스태프를 중심으로 선수 강화팀, 대외협력팀, 마케팅 홍보팀 등 사무국의 모든 팀이 모여 PPT 발표를 한다. 이 발표를 통해 지난 경기를 분석함과 동시에 다가오는 경기에 대한 전략을 구체적으로 수립·이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나아가야할 구단 운영 방향은. "단순하게 축구 경기 한 경기, 한 경기로만 끝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 스포츠는 막강한 힘을 품고 있다. 스포츠 경기 활성화로 작게는 건전한 가족문화 형성부터 크게는 지역 소통, 나아가 지역 경제 성장까지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홈경기 날이 되면 가족 단위의 관중들이 경기장을 많이 찾는다. 경기 관람을 통해서 여가 시간에 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