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출산율은 합계출산율이 1.3 이하인 초저출산(lowest low fertility)으로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최근에 총선을 앞두고 각 당과 정부, 자치단체로부터 주택구입 자금 대출, 공공임대주택 제공, 결혼출산 지원금, 아동수당과 육아휴직 확대, 인구가족부 신설 등 공약과 정책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나타내는 합계출산율(Total Fertility Rate)이 2022년 0.78, 2023년 0.7이라고 한다. 안정적인 인구 유지가 가능한 출산율인 2.1에 한참 부족하고 미국(1.6)이나 일본(1.2)보다 낮다. 우리나라 출생자 수는 '1982년 약 85만 명, '2020년 약 27만 명, 2022년 약 24만9천명으로 매년 감소해 왔으며, 2023년 말 주민등록인구는 약 5천132만 명으로 4년 연속 감소했다. 이러한 추세라면 2100년에는 2천만 명에도 못 미칠 것으로 추정된다. 저출산은 세계적인 추세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 속도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초저출산의 원인으로 높은 부동산가격, 지나친 입시경쟁과 사교육비, 점증하는 경제적 불안, 다양한…
손흥민은 '탑 스페셜티 커피'(Top specialty coffee)이다. 스페셜티 커피 중에서도 '클래스가 다른 어나더레벨(Another level)'에게는 '탑'이 붙는다. 월드커피리서치(WCR)는 리모넨(Limonene) 성분이 많이 들어 있는 지를 보고 탑 스페셜티 커피를 가려 낸다. 이 물질이 많으면 꽃과 과일의 향을 풍성하게 풍기며 커피 음용자를 더욱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 축구선수에게 리모넨은 타고 나는 속성이겠다. 대를 잇는 생명체가 지니는 정체성은 혈통에서 비롯된다. 고급 품질의 아라비카 종이 리모넨을 풍부하게 가질 수 있는 것은 100만년 전 두 혈통이 만나면서 부터이다. 1400만년 전 카메룬에서 자라고 있던 치자나무가 동아프리카 지질운동으로 사바나 초원과 같은 평지가 형성되면서 씨앗을 널리 퍼트릴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시간이 흘러 콩고의 열대 밀림에서 살아남은 치자나무는 병충해를 이겨내는 강한 카네포라 종으로 변모했고, 에티오피아 고지대에서는 카페인 대신 향기성분을 더 많이 품은 유게니오이데스(Eugenioides) 종으로 진화했다. 이 두 종이 각각 아버지와 어머니가 되어 아라비카 종을 만들어 냈다. 손흥민에게는 밀양 손씨와…
문득 지난날을 돌아봅니다. 내 어린 시절, 어머니는 겨울에도 꽃을 피우는 복수초와 같았습니다. 그 꽃은 얼어붙은 땅속에서 납작 엎드려 추운 바람을 잘 이겨내지요. 어느 날 밤이었습니다. 밤새 가래 끓는 소리가 끊기지 않는 어머니 베갯머리에서 깜빡 잠이 들었습니다. 개 짖는 소리가 앞산에 컹컹 울려 깨어나 밖을 보니 보름달이 훤하게 떠 있었어요. 옆에 주무시던 어머니를 찾았으나 방안에도 마당에도 모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나는 덜컹거리는 문고리를 잡아당기며 밖으로 나갔지요. 산밭에 계실 거라는 예감에 휘영청 밝은 달빛 아래 우리 집 개를 앞세웠습니다. 산길은 좁고도 꼬불꼬불했습니다. 앞장서 달려가는 개를 바삐 쫒으며 무서움에 쭈삣 머리끝이 서고, 능선을 기어오를 때 몸이 바들바들 떨렸습니다. 나뭇잎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깜짝 놀라 뒷걸음질 치기도 하고, 바람 스치는 소리에 뒤를 슬쩍 돌아봤습니다. 보름달은 내가 천천히 걸으면 느리게 따라오고 빨리 걸으면 쏜살같이 내 뒤를 쫒았습니다. 달빛에 희미하게 보이는 어머니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그 모습이 희끄무레한 게 마치 귀신같아서 섬뜩 놀랄 뻔 했지요. "어무이, 어무이, 거기 있어?"…
호주의 오페라 하우스 앞 노천카페에 앉아 있다. 주말 저녁이라 그런지 오페라 하우스 앞 광장은 수많은 인파로 붐볐다. 야경을 구경하며 사진을 찍는 관광객과 음식과 음료를 마시며 이야기하는 사람들 모두 여유와 자유가 넘쳤다. 정박해 있는 커다란 크루즈와 고층 빌딩의 불빛도 시드니의 밤을 한층 화려하게 빛낸다. 조금은 더운 날씨. 오페라 하우스 앞 노천에 앉아 마시는 시원한 레몬 앤 비터스가 청량감을 준다. 칵테일의 일종인데 비알콜로 분류되며 호주 사람들이 가장 즐겨 마시는 음료라고 추천받았다. 잠시 땀을 식히고 바다를 오가는 페리를 보며 먼 이국의 야경에 취해있는데 갈매기도 날아와 곁에서 함께 쉰다. 20년쯤 전에 친구가 이곳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에 왔다가 엽서 한 장을 보낸 적이 있었다.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브리지의 아름다운 풍경이 담긴 엽서였다. 친구는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구경하다가 내 생각이 나서 엽서를 띄운다며 언젠가 꼭 와 보면 좋겠다고 했던 기억이 새롭다. 그 엽서는 친구보다 훨씬 더 늦게 나한테 도착했다. 부러운 마음으로 엽서를 보며 나는 언제 시드니에 가려나 막연했다. 그리고 언젠가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에 꼭 가봐야지 했었는데…
작은 학교는 첫째, 교육 기회 제공으로 지방 사회의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 작은 학교를 유지하고 지원함으로써 학생들은 가까운 곳에서 고품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둘째, 작은 학교는 지역 사회의 중심 역할을 하며 그 지역 사회의 활력과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된다. 셋째, 작은 학교는 학생들에게 개별화된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환경으로 학생들과 교사들 간의 관계가 더 가깝고 개인적이기 때문에 학생들의 학습 스타일과 필요에 맞춘 교육이 가능하다. 넷째, 작은 교실 규모는 학생들이 교사와 상호작용하고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학생들의 안전과 웰빙을 더 잘 관리할 수 있다. 다섯째, 지역 경제 활성화로 교사, 직원, 교재 및 기타 교육 자원의 고용을 통해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로 인해 작은 학교 살리기는 학교 교육 활성화와 지역 사회에 발전 또는 생존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작은 학교를 살리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교육 방법으로 차별성 있는 교육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개인 맞춤형 교육으로 학생들의 개별적인 학습 요구에 더욱 집중하고 교사들은 학생들의 학습 수준과 흥미를 파악하여 개인에 맞는 학습 계획을 수립하고 개별 지
필자는 음성에 있는 수봉초등학교를 졸업했다. 개교 113년의 역사를 가진 음성을 대표하는 초등학교다. 올해 111회 졸업생을 배출했으니 역사와 전통을 자랑해도 되는 학교임이 분명하다. 다른 학교 동문들도 마찬가지겠지만 필자를 비롯한 우리 동문들은 수봉초등학교를 졸업했다는 것을 참 자랑스럽게 생각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최근에 학생수가 너무 줄어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말이다. 필자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엔 한반에 60여 명의 학생들이 빼곡하게 교실을 채웠다. 교실의 풍경을 콩나물 시루에 비유하곤 했다. 그래도 교실이 부족하여 오전반 오후반으로 나누어 학교를 다녔고, 학교 교가엔 '~우리 2천 이곳에 모여'란 가사가 말해 주듯 꽤나 큰 학교였다. 지금은 전체 학생수 200여 명 남짓의 학교로 변했지만 말이다. 그때와 지금을 비교해 보면 변해도 너무 많이 변한 것 같다. 변하는 것이 어디 학생수만이랴. 학교를 상징하는 것들도 변해가는 것을. 어떤 대상을 명징하게 나타내는 것을 '상징'이라 한다. 개인 또는 집단이 그림, 문자, 물건등으로 어떤 의미를 간단하게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네잎 클로버는 '행운'을, 제비는 '우체국'을 나타내는 것
경쾌한 노래에 취해 보시라. 생각의 세상은 봄날이 되리니. 꽃들은 형용키 어려운 아리아리한 색깔들로 물들고 마음은 새처럼 창공을 날리라. 즐거운 노래에 마음을 얹어보시라. 어느새 천상을 날게 되리니. 노래를 부르며 리듬에 몸을 맡기면 자신도 모르게 춤이 되리라. 고요한 노래를 불러보면 들끓던 마음이 어느새 가라앉고 평온해진다. 내 나이 불혹에 접어들던 겨울 어느 날이었다. 아이들이 어려서 안 나가도 용납하던 부부 동반 송년회에 그해에는 나가야 한다고 남편이 말했다. 그리고 애창곡 한 곡 정도 잘 소화하면 좋겠다는 말도 했다. 남편의 직장 연륜을 내 노래 실력이 따라잡지 못하는 것 같아 신경이 쓰였다. 나의 노래 실력은 보통 정도라고 생각한다. 소프라노와 알토 사이 메조소프라노 음역으로 교회 성가대에서는 알토를 한다. 가곡을 부를 때 원음이 높아 이조해서 불러보면 작곡가 의도와 달리 키를 낮추어서인지 귀가 만족 못 한다. 원음대로 불러보면 고음의 한계로 성에 안차 마음이 만족 못 한다. 대중가요 트로트를 불러보면 구성지게 꺾이며 넘어갈 때 테크닉의 한계를 느낀다. 모든 노래에는 작사가나 작곡가들의 혼이 담겨 있는지라 그 노래에 심취하여 맛깔스럽게 불
2024년 갑진년(甲辰年) 해가 밝은지도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지난해 말일에 몇 년 만에 가족여행을 다녀오느라 새해를 공항에서 맞이했다. 가족여행은 베트남 달랏으로 다녀왔는데 한동안 매스컴에서 많이 나오기도 했고 주변에서 이야기도 많이 했었던 터라 기대를 했었다. 날씨는 우리나라의 봄, 가을의 날씨로 밤엔 조금 쌀쌀하고 낮에는 반소매를 입고 활동하기에 좋은 날씨였다. 2023년도 바쁘게 움직였던 해였고 송년회에 술자리도 많았고 한동안 몸 관리를 하지 못했던 상태여서인지 도착하자마자 몸살 기운에 조금 고생을 했다. 해외를 이곳저곳을 다녀봤지만 이번처럼 음식이 맞지 않았었던 적은 처음이었다. 베트남 음식 하면 쌀국수가 유명하고 국내에서도 많이 즐겨먹었었지만 당분간은 먹지 않을 생각이다. 달랏의 여행 정보를 잠깐 풀어보자면 1~4월에 가기 좋은 날씨이며 45일간의 무비자와 220v 국내에서 쓰던 콘센트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으며, 시간대는 2시간 정도 느리다. 달랏 하면 '꽃의 도시'라 불릴 만큼 꽃과 정원 등이 유명하고 '쑤언흐엉'이라는 인공 호수가 시내에 자리 잡고 있어 산책을 즐기고 카페들이 많아 여유를 즐기기 좋은 곳이다. 밤에는 작년 TV 프로그램 '나
우리나라에서 흔히 ≪삼국지≫라 부르는 ≪삼국연의≫는 유비, 관우, 장비 세 사람이 도원에서 결의형제하고, 184년에 의용군을 일으켜 황건적의 난을 토벌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관우와 장비의 출생년을 정확히 알 수 없으니 161년생인 유비를 기준으로 하면 유비와 관우가 만 23세 되던 해, 그리고 장비는 아마 아직 십대였을 때 세상에 나온 것이었다. 이들의 나이로 보면 그 유명한 관우의 긴 수염과 장비의 밤송이 수염은 이제 막 자라기 시작하는 정도였을 것이다. ≪삼국연의≫의 필자인 나관중은 도원결의를 이 소설의 첫 부분에 배치하였으므로 은연중에 이 셋은 ≪삼국연의≫의 주인공으로 여겨지게 된다. 현재는 역사적으로 도원결의란 존재하지 않았다는 인식이 상식처럼 되어 있으나, 2023년 2월 3일 에서는 이것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관우는 자신의 입으로 "서이공사(誓以共死)", 즉 "함께 죽기로 서로 맹세했다"라고 했는데, 함께 죽기로 하는 맹세는 자기 혼자서 할 수 없는 행위이며, 이들이 어떤 형식으로든 의형제의 의식은 맺은 것으로 봐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달리, 도원결의의 핵심은 '결의형제'가 아니다. ≪삼국연의≫에 보이는 이들의 결
북한이 대남 전략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엄중한 안보환경 변화에도 우리의 대비는 안일해 보인다. 북한은 1945년 해방과 동시에 분단된 한반도를 통일하기 위해 적화통일 노선을 유지해 왔다. 1950년 남침한 6·25를 조국해방전쟁이라 부르며 한반도를 적화시키려던 전쟁 행위만이 아니라 연방제 등의 통일 방안을 동원했다. *** 북한의 통일노선 변화 김일성의 한반도 통일전략은 1960년대의 남북연방제, 1980년대의 고려민주연방제로 대표된다. 한반도 통일 방안은 '외국의 간섭 없는 평화적 조국통일'이며 과도적 방안으로 제시한 것이 '남북조선의 연방제'다. 이를 위해 자주·평화·민족 대단결을 '조국통일 3대 원칙'으로 정하고 남한의 반공법과 국가보안법 폐지, 미군철수 등을 요구했다. 김정일과 김정은도 김일성의 기본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는데 최근 변화가 생겼다. 지난 해 말과 올해 초 김정은은 남북이 더 이상 동족이 아니라며 '적대적 두 교전국 관계' '철두철미한 제1의 적대국' '불변의 주적'임을 강조했다. "핵무력을 동원한 대한민국 전 영토 점령·수복·편입"을 선언하며 흡수통일을 국책으로 정한 대한민국 것들과는 언제가도 통일이 성사될 수 없다고도 했다.…
민족 최대의 명절 설날이 다가왔다. 설날의 시간적 의미는 한 해가 시작되는 새 해, 새 달의 첫날을 의미한다. 이 날은 각기 바쁘게 살던 가족·친지들이 모여 새로운 한 해를 맞은 것을 기념해 가족 모두가 서로의 복(福)을 기원하며 세배를 올리고 선물을 주고 받는다. 이번 설에는 주택용소방시설을 선물하며 서로의 안전과 복(福)을 응원하는 건 어떨까 제안한다. 일례로 지난 1월 16일 괴산군 문광면 단독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시설 화재로 지나가던 마을주인이 옥상에서 불꽃과 연기가 발생하는 걸 목격하고 집주인에게 긴급히 알렸다. 집주인은 신속히 집안에 비치돼 있던 소화기를 이용해 화재를 자체 진화할 수 있었다. 인구 3만7천여명의 작은 군 단위인 괴산에서 작년 한 해 실화건수는 64건이었다. 이 중 주택화재는 11건이었고, 주택용소방시설로 초기 화재를 막을 수 있었던 건수는 무려 4건에 이른다. 만약 화재 당시 주택용소방시설을 비치하지 않아 초기 진화에 실패해 발생할 수도 있었던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는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다행히 내가 부임한 이 곳은 괴산소방서와 괴산군의 협업으로 군내 가정에 주택용 소방시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우신 여인입니다. 처연한 얼굴에 한을 지닌 것 같네요, 몇 마디 나눠 보겠습니다. -초면에 실례합니다. 뭔가 하실 말씀이 많아 보이십니다. "다 털어놓으면 열 권 책도 넘을 겁니다." -자기소개를 해 주실 수 있나요? "내 이름보다 사위가 유명해요. 왜 다들 계백장군이라 하잖아요." -그럼, 계백장군의 장모가 되시나요? "그렇지요. 내가 그 놈의 장모지요."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 노래에도 나오는 훌륭한 장군 아닌가요? "훌륭하긴 개뿔…, 살인마야, 살인마." -나라를 사랑한 장군, 자기희생의 본이 되는 분으로 알고 있는데요? "제 가정 하나 못 지키는 놈이 무슨 나라를 지켜, 지키긴…." -듣기 민망한, 너무 과격한 말씀이시네요. "아니, 죽을 거면 저 혼자 죽지 왜 불쌍한 처자식을 죽여요. 그게 살인마 아니면 누가 살인마요?" -계백 장군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정황을 모르시나요? "정황은 무슨? 죽으려면 저 혼자나 죽지 처자식을 왜 죽여, 처자식이 제 소유물이야?" -따님과 손주들을 무척 아끼셨나 봐요? "이 양반도 별 수 없네, 지 자식 사랑 안 하고 손주 미워하는 할머니 있어?" -계
새 학년을 준비하며 가장 긴장되는 날이 1학년 예비소집일이다. 읍면 단위 학교는 반 편성 기준이 25명이라 51명이 되어야 3개 반이 된다. 다행히 1학년은 3학급을 배정받았고 걱정이었던 5학년도 1명이 늘어 3학급이 되었다. 작년 4학년 땐, 딱 50명으로 2학급이 되어 다들 걱정이 컸다. 25명이 꽉 찬 과밀학급이라고 말이다. 가끔 선배님들이 "지금은 한 반에 몇 명인가?" 물으신다. 급당 25명이 과밀학급이라고 하면 옛날이야기를 하신다. 우리 때는 한 반에 60명, 70명이 넘었다며 무용담을 늘어놓듯 그 시절 이야기를 풀어놓으신다. 교단 바로 앞까지 책상을 놓고도 공간이 모자라 딱딱 붙여놓으면 학생들이 드나들 길이 없어서 책상 위로 오르내리기도 했단다. 그래도 그 시절엔 낭만이 있었다고 덧붙인다. 내 초임 시절도 학생 수가 40명이 훨씬 넘었다. 매일 숙제나 일기 검사를 할 때, 학기 말엔 생활기록부를 작성하노라면 정말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보다 더 힘들었던 건 학생 한 명 한 명을 다 챙기지 못했다는 거다. 화장실 한 번 제대로 못 가고,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도 집에 가서 가만히 생각하면 한 번도 이름을 불러주지 못한 학생들도 많았다.…
오랫만에 기고 의뢰다. 맥락이나 연관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시점에 글을 쓰는 것이 낯설어지는 때이지만 문화체육관광과장 1년을 회고하며 회포라도 풀어볼 심산이다. 과거를 되살리는 것은 무의미 하며, 오지도 않을 미래에 대한 그림을 그려보겠다는 것도 가당치 않으니 현재 시점을 이야기 하는 것이 마땅하고, 공간적 배경 또한 음성군이 가치에 부합하리라. 최근 음성군이 고향이신 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님의 저서 제목이 'resolve(해결)'이었고, 1월16일 전북 김제시와 자매결연 체결시에 시장님께 친필 사인을 해주신 책이기도 하다. 기초자치단체 과장의 역할이란 각 팀의 현안들을 같이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으며 하나씩 풀어나가는 것. 사실 관광과 축제를 비롯해 예술과 문화를 좋아했고 관심은 있었지만, 직접 책임을 맡아보니 왕초보가 따로 없었다. 하나씩 실에 바늘을 꿰어 단추를 달 듯이 게스름한 안목과 시선으로 짜맞추며 이어가는 날들이었다. 다양한 예술과 문화 그리고 체육행사들, 생소한 종무업무, 거기다 관광은 개척자의 처지였고, 공립박물관 건립 계획까지 어려운 숙제들 앞에서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자주 들었다. 특히 문화관광부 지
소상공인(小商工人)이란 소기업 중에서도 규모가 특히 작은 기업의 사업자나 자영업자들을 말한다. 광업·제조업·건설업 및 운수업의 경우 상시근로자 10인 미만이다. 그 외 업종의 경우 상시근로자 5인 미만 사업자를 가리킨다.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소상공인의 명칭은 소상인과 소공인을 합친 것으로 상업과 공업에 종사하는 소규모의 사업자를 말한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소상공인 사업체는 전체 기업의 95.0%로 지역경제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매출액 기준으로는 전체 규모의 18.1%로 사업체 수 대비 낮은 비중이다. 지역별로 구분하여 살펴보면 사업체 수에는 별 차이가 없지만 매출액 비중에서는 큰 편차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더욱이 코로나19와 3고 현상으로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진 상황이다. 충북지역은 2021년 12월 기준 21만 7천912개소 소상공인이 경영활동을 하고 있다. 지역 내 매출액 비중은 26.7%로 전국기준(18.1%)보다 상회한다. 소상공인의 탄탄한 경쟁력과 중앙정부 및 충북도, 시·군의 다양한 소상공인 지원정책 덕이다. 정부와 충북도, 시·군에서는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금지원, 교육지원
배현진 의원을 가격한 소년이 현행범으로 체포되며 자신이 '촉법소년'임을 내세웠다고 한다. 여성 국회의원에게 접근해 잔인하게 상해를 입히고 나서 자신이 촉법소년이라며 경찰을 비웃은 것이다. 촉법소년(觸法少年)은 범행 당시 형사책임연령인 만 14세가 되지 않은 청소년으로 만 10세에서 13세 나이에 범죄를 저지른 소년이다. 형사책임연령이 아니라서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 책임을 지지 않는다. 미성숙한 청소년에게 엄한 법을 적용하여 벌하는 것보다 교화와 보호처분 등을 통해 교정하는 것이 더 낫다는 형법상 판단에 의해서다. 배 의원에게 상해를 입힌 소년은 조사 결과 만 14세로 촉법소년 대상자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아슬아슬하게 촉법소년을 벗어난 소년의 나이를 두고 어떤 표현을 해야 할지 난감하다. 어쩌다 겨우 중학교 2학년인 이 소년은 닳고 닳은 성인 폭력배처럼 잔인하고 뻔뻔한 성정을 지니게 됐을까. 침착하게 접근해 신분을 확인한 뒤 돌이 부서질 정도로 여러 차례 머리를 내리 친 소년의 범행도 무섭지만 범행현장에서 태연히 촉법소년임을 언급한 소년의 대처법이 더욱 두렵다. ***성인범죄를 모방하는 청소년 범죄 청소년이 정치인을 공격한 사건 중 가장 비
'삼식이'란 은어가 있다. 주로 중년 주부 사이에 쓰이는 말로 하루 삼시 세끼 집밥을 고집하는 남편을 말한다. 은퇴 후나 실직 등으로 주로 집에서 생활하는 남편에게 아내가 하루 세 끼를 밥을 해서 상을 차려내는 일이 보통 고단한 일이 아닐진대 그런 사정을 남편이 몰라준다면 얼마나 얄미울까. 그렇다고 밥을 안 해 줄 수도 없는 일이어서 내심 속이 끓는 주부의 심정이 남편한테 화살처럼 날아가 꽂히는 셈이다. 삼시 세끼를 먹어야 하는 남편들이여, 아내의 눈총을 따갑게 느껴본 적이 있는가. 거의 평생을 바쳐 식구를 먹여 살리고 이제 좀 대접을 받고 편하게 살고 싶은데 고작 밥 세 끼 해 주는 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이냐 하는 우리 가장들의 볼멘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그렇다고 뭐 어쩌겠는가. 과거는 과거고 현재는 현재다. 아무리 빛나던 과거일지라도 유행가 가사처럼 '과거는 흘러갔다'. 중요한 건 바로 지금이다. 삼시 세끼든 두 끼든 밥은 먹어야 살므로 눈치 보지 말자. 그렇다고 너무 고지식하게 세끼 다 고집하지는 말자. 때로는 라면도 먹고 빵도 먹자. 한 끼 밥을 안 먹는다 해서 몸이 크게 축 나는 일은 없을 테니까. 만날 밥하고 반찬 걱정해야 하는 아내의 고충도…
새해가 밝았다.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지인들과 건강하기를, 원하는 바를 이루기를 그리고 무엇보다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덕담을 나눈다. 상대방과의 관계가 어떻든 '행복해라'라는 메시지에는 감사할 수밖에 없다. 아마도 누구나 각자 나름의 행복을 바라기 때문일 것이다. 누군가 당신에게 행복하냐고 묻는다면 당신은 어떻게 답하겠는가? 딱히 어려운 상황에 있거나 나쁜 일을 당하지 않은 경우라도 선뜻 '나는 행복하다'라고 답하기는 조금 망설여질 수도 있다. 그런 질문을 받았다면 일단 나의 생활이나 감정, 상태 등에 대해서 찬찬히 들여다보면서 생각하게 될 것이다. 하는 일은 어떠한지, 벌이는 생활하기에 충분한지, 인간관계는 문제없는지, 그리고 건강한지, 자신의 삶에 대하여 끊임없는 질문이 이어질 것이다. 그러다 본질적인 의문에 다다르게 된다. 행복은 무엇인가? 요즘 사람들은 대부분 행복과 돈이 굉장히 가까운 거리에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소셜 미디어가 일상화되면서 과시적 소비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삶이 행복할 것이라 짐작하면서 그에 비해 초라한 자신의 삶을 비관하는 사람들도 증가했다는 이야기가 흔하게 돌아다닌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사람들
청렴은 이견 없는, 가장 중요한 공무원의 필수 덕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랏돈을 운용하고 공적 절차를 집행하는 사람에게 청렴만큼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소양이 또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물론 역사를 거슬러, 거슬러 올라가 보아도 공무원의 기본을 의심케 하는 일은 언제나 일어난다. 그렇다면 '기본'이란 무엇일까. 사전적 의미는 '사물이나 현상, 이론, 시설 따위를 이루는 바탕.'이라고 한다. 한 번만 더 찾아보자. '바탕'이란 무엇일까. 사전에서는 '1. 물체의 뼈대나 틀을 이루는 부분. 2. 사물이나 현상의 근본을 이루는 것. 3. 타고난 성질이나 재질. 또는 체질.'이라고 설명한다. 이에 따르면, 청렴은 공무원의 바탕을 이루는 근본적인 성질이나 재질을 뜻한다고 생각해볼 수 있다. 이렇게 풀어보니, 공무원에게 청렴이 얼마나 필수적인 자질인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한편, 기본이라는 것은 굉장히 광범위하며 위험에 들기 쉽다는 것을 내포하기도 한다. 어떤 업무를 하든, 매 순간 놓치지 않고 소위 '장착'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위험에 노출되기도 쉽고, 그러다 한 번이라도 위험에 드는 것을 허락하기 시작하면 어느새 걷잡을 수 없이 허
마른나무 사이로 바람이 속삭인다.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하얀 눈송이가 소리 없이 나무숲 사이를 떠돌다 내려온다. 더러는 유리창에 부딪히다 사라진다. 나에게로 들어오려는 걸까, 베란다 문을 열자 하나둘 눈송이가 날아들다 사르르 사라진다. 눈은 언제 보아도 신비롭고 마음을 설레게 한다. 차분히 내리는 눈은 하늘이 보내는 축복의 선물 인양 영혼의 묵은 때를 씻어주며 마음을 순화하고 너그럽게 한다. 눈발이 제법 굵어지더니 쌓여간다. 창문 너머 빈 놀이터 그네에도 미끄럼틀 위에도 눈 덮인 전경이 아름답다. 오늘처럼 눈이 오는 날엔 고향 집 풍경이 떠오른다. 이엉을 얹은 담장 위로 소복이 눈이 쌓여 있었다. 까치발을 하고 마루 끝에 서서 눈 내리는 풍경을 바라보던 어린 날의 모습이 눈발 사이로 가물거린다. 그날도 밤새 눈이 왔다. 아직 어둠이 깔린 새벽이건만 엷은 문풍지 사이로 눈 치우는 소리가 잠결에 들렸다. 눈은 "누가 밟기 전에 먼저 치워야 한다"시던 아버지는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 눈을 쓸었다. 뜨락 밑으로 싸리 빗질 소리, 고밀개 미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는 버거운 삶의 무게를 쓸어 내고픈 아버지의 벅찬 숨소리 같기도 했고 희망의 찬가 같기도 했다.…
살다 보면 뜻하지 않게 애정이 생겨 차마 버릴 수 없는 것들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렇게 애정이 어린 물건들이 하나하나 쌓이기 시작하고 관리하다 보면 어느 순간 나의 수집 취향이 생겨 모으는 것들을 분류하기 시작합니다. 마치 스트리밍 플랫폼의 플레이리스트를 정리하듯 말입니다. 할아버지의 수석 전시장, 사촌 동생의 연예인 포토 카드 앨범, 삼촌의 로봇 모형 박스들... 무언가 모으는 행위는 본인이 아니라면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수집가들은 무엇에라도 홀린 듯 진심으로 수집 행위에 진심입니다. 사실 수집이라는 행위는 단순히 사소한 취미가 아닌 사람의 본능적인 소유욕이 기저에 깔려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무언가를 소유할 수 있는 조건이 만족한다면 무언가를 모으고자 하는 욕구가 샘솟게 됩니다. 특히 내가 어릴 적 가져보지 못한 것에 대한 소유욕은 그 무엇보다 끈질기게 발현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수집욕은 일종의 애착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스마트폰이 MP3를 대체하게 된 수년 전부터 여행지의 음악들을 수집하고 있습니다. 뉴욕 시골 동네 휴게소에서 흘러나온 cage the elephant의 컨트리 음악, 호이안의 개인이 운
어릴 때 기억을 더듬어 보면 방학식 하는 날의 풍경이 떠오르곤 한다. 한 학기를 마쳤다는 홀가분함과 함께 방학에 대한 즐거운 기대감으로 신발주머니를 높이 흔들면서 집으로 돌아오는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친구들을 한동안 못 만난다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방학 내내 학교에 가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실컷 늦잠 자고 놀 수 있다는 기쁨은 마치 한 학기동안 아침 일찍 일어나 학교에 가느라 힘들어했던 내 고생에 대한 큰 보상처럼 느껴졌다. 앞으로 뭘 하고 놀지, 누구랑 놀아야 할지, 어디서 놀아야 할지에 대한 기분 좋은 고민을 하면서 게으르게 방학을 시작했다. 방학에도 빡빡하게 하루 계획을 세우고 학원 스케줄에 따라 움직이는 요즘 학생들에게는 '라떼는~'처럼 느껴질 수도 있는 이야기이다. 필자는 대학에 근무하기 때문에 학생들과 똑같이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이 주어진다. 하지만 어릴 적 기대하고 즐거워하던 방학과 달리 매일매일 처리해야 하는 업무와 새 학기 준비로 항상 바쁘게 무언가를 하고 있는 나를 보게 된다. 이제는 옛날에 나를 가르치셨던 선생님들께서 왜 그렇게 바쁘셨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가끔은 어른들에게도 방학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단양군보건진료소는 직책을 넘어 지역 사회의 소중한 이웃으로 주민들의 건강과 편의를 위해 애써왔다. 저희 업무는 보건진료전담공무원의 기본 업무인 진료를 넘어 주민들의 디지털 기기 사용 교육, 문서 작업, 우편물 관리 등을 대행해 주는 서비스까지 다양하다. 우리 사회는 점점 디지털화 되고 있다. 핸드폰과 애플리케이션은 이제 우리 생활의 필수 요소가 됐다. 하지만 이런 변화는 특히 어르신들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새로운 기술에 익숙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저희는 마트까지 가기 힘들 정도로 거동이 불편하신 독거노인을 대신해 인터넷 쇼핑몰로 생필품을 대신 구매해드리기도 한다. 또 전화벨이 울리지 않는다거나 인터넷이 되지 않는다거나, 간단하게 해결 가능한 문제는 신속히 도와드리고 냉장고, TV, 전화기가 고장이 났을 때는 콜센터 접수부터 기사님과 대신 통화도 해드린다. 여기에 종이에 쓰여 있는 글을 깔끔한 디지털 문서로 변환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주민들은 필요한 정보를 쉽게 찾고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연말이면 마을 노인회나 부녀회 등 각종 동네 모임의 연말 결산을 컴퓨터로 작업해줘 주민들이 편안하게…
1922년 12월 30일, 지구사에 한 획을 그은 단체가 설립됩니다. 바로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이하 소련)인데요. 소련은 1991년 12월 26일 붕괴되며 약 69년간 존속했었던 거대연합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소련 붕괴의 효시를 당겼다고 평가받는 리투아니아의 청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4세기 후반 폴란드와 리투아니아는 결혼으로 동맹을 맺게 됩니다. 이후 튜턴 기사단으로 유명한 독일을 물리치는 등 전성기를 맞게 되었는데요. 시간은 흘러 1795년, 강대해진 러시아에 의해 폴란드가 분할되며 러시아령으로 복속되고 맙니다. 20세기 초반, 1차대전과 러시아 인민혁명 후 공화국으로 독립했던 리투아니아. 하지만 국력이 강했던 폴란드에게 수도인 빌뉴스를 점령당하는데요. 이 때부터 2차 세계대전 발발까지 임시수도로 사용됐던 도시의 이름은 카우나스 입니다. 다른 소련 소속이었던 국가들의 거의 모든 주요한 도로나 지명등이 (스)탈린 ~~~~ (그라드) / 레닌 ~~~~( 그라드) 하는 등의 형식으로 만들어졌는데요. 하지만 이 곳 카우나스의 시가지에 있는 1.7㎞에 달하는 라이스볘스 알례야(Laisves al·ja)는 달랐습니다. 이를 한국식으로 읽으면…
노력하는 시간을 길게하는 사람이 천재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바르게 행하며 그 바름이 세월을 같이 할 때, 그 사람의 아름다운 모습이 타인에게 보여지는 것이다. 극악한 환경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포기만 하지 말자. 자신을 놓지 않고 끊임없이 사랑하는 마음을 키워가는 것이다.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영역을 키워간다는 것은 걸림돌이 생기기에 어렵다. 좀 더 나아가서 도전하는 것,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빅데이터에 따르면 모든 나라의 50대 나이층에서 행복도가 가장 낮다고 한다. U자형으로 그려진 행복곡선이 생애주기상 최정점의 자산으로 자신을 만들어 가면서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이다. 왜 그럴까? 젊었을 시절에는 다소 낙관적이기도 하고, 꿈을 향해 도전하던 열정으로 부딪혀 살아갔다면, 나이가 들면서 그에 대한 마음이 사라지면서 실직이나, 퇴직의 무거운 현실 또한 자신의 앞을 가로막게 되는 것이다. 사람은 비교당하고 평가받을 때 더 성숙해진다. 또 자기위치를 확인하게 된다. 이런 경험들이 쌓여 갈 때, 현실을 수용하는 능력이 상향곡선으로 향해 갈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하향곡선이라 느껴질 때는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
[충북일보] 잔잔한 기타 선율이 울려 퍼진다. 각각의 테이블에 앉아 식사하거나 차를 마시다 잠시 대화를 멈춘 사람들이 음악 소리에 집중한다. 피아노 연주로만 들어본 클래식 음악이 기타에서 흘러나오기도 하고 매력적인 목소리가 덧입혀진 팝송이 연주될 때도 있다. 가끔은 신청곡을 받아 운영하기도 한다.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 한 매일 오후 1시 30분과 저녁 7시 30분, 몇 곡의 라이브 음악으로 채워지는 작은 공연장이다. 청주 외곽에 자리 잡은 카페로지는 브런치 카페인 동시에 음악인 부부가 운영하는 라이브 카페다. 고려진 대표는 기타리스트, 아내는 가수 수네다. 이미 라이브 카페로 유명했지만 최근 더 많은 이들이 음악을 찾아오는 이유는 고려진 대표가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목을 끌었기 때문이다. '싱어게인3'에서 기타괴물 7호 가수로 출연한 고려진 씨는 여러 번의 경연에서 뛰어난 기타 연주 실력과 특색있는 목소리로 인정받았다. 중학교 2학년 때 지인의 집에 놀러 갔다가 처음 보게 된 기타였다. 기타 줄을 튕겨본 순간이 너무 강렬해 그 날짜까지 기억한다. 미술을 하던 소년은 붓을 내려놓고 기타를 잡았다.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어 책으로 독학한 기타는 6개월 만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말다툼을 하다 연인을 흉기로 찔러 다치게 한 5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청주상당경찰서는 특수상해 혐의로 A(50대)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이날 오전 0시 30분께 청주시 상당구 용담동 한 라이브카페에서 연인 B(50대)씨의 옆구리를 흉기로 찔러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술을 마시던 중 B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카페 주방 안에서 흉기를 가져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업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흉기에 찔린 B씨는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말다툼을 하다 화가 난 상태에서 감정이 격해져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확한 범행 동기와 경위 등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임성민기자
[충북일보] 차태환(61·㈜아이앤에스 대표이사) 25대 청주상공회의소 회장은 14일 "청주상공회의소가 기업의 손과 발이 되어 함께 뛰어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차 회장은 이날 오전 청주시 청원구 율량동 그랜드플라자 청주호텔 직지홀에서 가진 취임식에서 "회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지역경제와 회원사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로 여기고 최선을 다해 회장직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차 회장은 더 큰 충북 경제 도약을 위한 노력을 다짐하며 "ESG경영 확산에 따라, 기업은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창출이 점점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신(新)기업가 정신 확산을 제시했다. 차 회장은 "지금껏 기업의 역할로 인식되어 온 이윤과 일자리 창출, 세금 납부를 통한 국민경제 기여 등을 넘어 기후변화, 저출산·고령화, 디지털전환 등 새롭게 발생하는 사회문제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기업이 가진 혁신역량과 기술, 자본, 아이디어를 활용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해법을 제시하고 실행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을 둘러싼 다양한 구성원들과 호흡하면서 함께 성장 발전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