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고 교실로 가는데 누군가 부르는 소리가 났다. 돌아보니 방글라데시 학생이 커피를 줬다. 괜찮다며 사양했는데 세 개나 샀다며 손을 내민다. 고맙다며 받았더니 수줍게 웃으며 다른 교실로 향한다. 지난 학기에 공부한 선생님 반이다. 나중에 들으니 이번 학기에 공부를 시작한 선생님까지 주려고 세 개나 사 온 거였다. 성실하지만 내성적인 학생으로 내 기억 속에 있다. 결석도 없이 꾸준히 출석했는데 드러나게 적극적이지는 않았다. 열심히 공부해서 2단계, 3단계를 통과하고 이번 학기에 4단계를 공부하는 학생인데 그동안 공부했던 선생님들께 나름대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다. 올해 상반기 사회통합프로그램 한국어를 개강했다. 음성군 지역에는 사회통합 운영기관이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과정 신청은 1~2분 만에 마감됐다. 이 과정을 신청하기 위해서 보는 사전평가도 신청하기가 쉽지 않은데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과정 신청은 바늘구멍 통과하기만큼 어렵다. 이번에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근무 환경을 고려하여 평일에 신청하지 않고 일요일 아침 9시로 정했다. 인터넷 시계를 보며 9시 정각에 로그인해야 한다고 미리 안내하고 빠르게 신청해
조팝꽃이 한창인 계절의 언덕받이에서 아지랑이 속삭임 포근한 봄 날이었다. 내가 운영했던 '부천 하나유치원' 소풍을 기억한다. 나의 생애 한 가운데에서 내 꿈을 늘 바라봐주시던 어머니는 외손자 돌보미로 소풍길에 따라나섰다. 원아들과 학부모를 태운 대형버스가 줄지어 수목원 입구에 들어섰다. 봄 길 초입에 핀 민들레가 노란 꽃잎을 뱉어내고 버들 강아지가 가느다란 눈망울을굴린다. 낮은 산자락에서는 머룻잎이이슬을털어내고, 물푸레나무가 낭창한 날개짓으로 뒤척인다. "오리 꽥꽥 병아리 삐악삐악 참새 짹짹" 두 줄로 나란히 손 잡은 원아들이 선생님 구령에 맞춰 발걸음을 옮긴다. 노랑색 원복을 줄지어 입은 아이들이 사랑스럽다. 내 어머니는 그 동안 여유로운 풍류 한번 즐기지 못하고, 한가하게 노닥거릴 여유가 없으셨다. 그런 지난 오랜 세월 쉼 없는 삶을 겨우 내려놓고 가게로부터 도망치 듯 떠나오신것이다. 그 모습이 마치 숲속의한마리 청솔모처럼 신선한 산소를 마시며 초록 눈을 번쩍 뜨신다. 길가에 홀로 선 모란은 낙화를 슬퍼하며 한 생애 꽃잎이 눈물되어 떨어지고, 보랏빛 라일락이 부드러운 봄 바람을 끌어당긴다. 자세히 들여다봐야 보이는 이름없는 작은 꽃이파리…
대한제국은 경술년인 1910년 8월 29일 한일 병합(韓日倂合)으로 멸망하며 나라의 주권을 일본에 빼앗기고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했다. 그 후 일제의 억압적인 무단통치, 윌슨(Thomas Woodrow Wilson)의 민족자결주의 원칙 선언, 1919년 2월 1일 중국 동북부 길림성의 무오독립선언, 동경 유학생의 2·8독립선언, 김규식(金奎植)의 독립 시위 주문, 고종의 독살설 등에 영향을 받아 3·1운동이 벌어졌다. 원래 비폭력적인 3·1운동은 기미년인 1919년 3월 3일로 예정되었으나, 옥파(沃坡) 이종일(李鍾一)이 보성사(普成社)에서 독립선언서를 인쇄하다가 종로경찰서 고등계 형사인 신철(申哲: 일명 申勝熙)에게 발각되는 바람에 3월 1일로 앞당겼다. 3·1독립만세운동은 민족종교인 천도교를 비롯해 기독교와 불교가 주도했다. 독립선언서 초안은 육당(六堂) 최남선(崔南善)이 작성하였고, 춘원(春園) 이광수(李光洙)가 교정을 보았으며, 만해(萬海) 한용운(韓龍雲)이 공약 3장을 덧붙였다. 원래 기미년 3·1일 항일독립선언은 오후 2시에 민족대표 33인과 청년학생들이 탑골공원(파고다공원)에 모인 가운데에 선언하기로 계획되어 있었다. 그런데 민족대표인
의대 정원 2천 명 증원 방침에 반발하는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가 정부와의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의료 공백 혼란이 전국적으로 가중되고 있다. 의사와 정부의 갈등은 의사 수에 대한 시각차에서 비롯됐다. 의사 수가 부족하다는 것은 환자와 환자 가족들이 누구보다 더 피부로 느끼고 있으며 온 국민이 공감하는 바다. 객관적 수치로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인구 1천 명 당 의사수가 평균 3.7명인데 우리나라는 2.1명에 머문다. 최근 OECD 국가들은 의대 정원을 크게 늘리는 추세여서 갈수록 우리나라와의 격차가 더 벌어지게 된다. 정부 설명에 의하면 매년 2천 명 씩 증원하더라도 OECD 평균에 도달하는 시점은 앞으로 27년 후인 2051년이 된다. *** 의대 증원에 국민적 공감대 의료계는 의대 증원에 강력 반대한다. 우리나라의 출생아 수가 줄어들고 있으므로 의사 수는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이며 의협 의료정책연구원은 2047년이 되면 인구 1천 명 당 의사 수가 OECD 평균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부는 현재도 의사 수가 부족한데다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로 급증하는 의료수요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의료계는 의료 이용 접근성이 높아지면 공급이 수요를…
『동의보감(東醫寶鑑)』으로 유명한 조선조의 명의 허준(許浚)은 평시 고관대작의 집에 왕진 가지 않기로 유명했다. 어중이떠중이들이 벼슬이나 한답시고 의원을 무시할 뿐만 아니라 오라, 가라는 것이 못마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관대작들의 요구를 정면으로 거절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허준은 이런 왕진 요청이 올 때마다 자신이 각기병으로 걸음이 불편하기 때문에 갈 수 없다고 핑계를 대곤 했다. 그러던 중 임진왜란이 일어났다. 그리고 허준도 임금의 행렬을 따라 의주를 향해 급히 피난을 가게 되었다. 이것을 본 이덕무(李德懋)라는 사람이 허준을 향해 한마디 던졌다. "대감, 각기병에는 그 어떤 약보다도 난리탕이 최고인가 봅니다." 다급해졌을 때의 허준의 행동을 보고 비꼬아 한 말이었다. 이와 같이 인간에게는 다급해지면 분발하게 되는 속성이 있다. 또 따습고 배부른 때에는 하기 싫거나 하지 못했던 일들도 사정이 다급해지면 거뜬히 해내는 수도 많다. 이를테면 평소에는 힘이 약했던 어머니가 위기에 처한 자녀를 구하기 위해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는 수가 종종 있듯이 위기적 상황은 인간을 강하게 만든다. 지금 우리는 전 지구적으로 엄청난 기후 위기에 직면하고…
'비건 패션'이라는 단어가 국내 패션 시장에서 대중적으로 사용되기까지는 10년도 채 안되었지만 지금은 여기저기 매체에서 비건 패션, 비건 가죽이라는 단어를 질리도록 들린다. 비건 패션이란 가죽, 모피, 울 등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고 만든 옷을 뜻하는 말이다. 동물성 식재료를 배제하는 채식주의자인 '비건'에서 비롯되었으며 동물 학대와 착취 등을 통해 얻어지는 가죽과 모피의 소비를 반대하는 사람들에 의하여 탄생되었다. 과거에는 동물권과 환경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수의 사람들만이 '비건 패션'을 지향했고 최근에는 MZ 세대의 가치 소비 추구 경향이 짙어짐에 따라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이제는 피부로 와닿는 여러 동물복지 문제나 환경문제를 체감한 사람들은 지속 가능한 패션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고 이 물결 속에 패션 시장에서 '비건'이라는 단어가 인기를 얻고 있다. 이렇게 여기저기서 들리는 이 '비건 패션' 카테고리 중에서도 아마 가장 많이 들었던 단어는 '비건 레더', '비건 가죽'일 것이다. 일단 비건 가죽에 대해 설명하자면 동물의 희생을 막기위해 동물성 소재를 대체하는, 천연가죽을 흉내 낸 가짜 가죽이다. 대게 인조가죽과 비건 가죽에 대해…
우리는 평소 남을 돕는 일에 얼마나 익숙할까. 연말연시에 이르면 연례행사처럼 이웃돕기 등 불우한 이웃을 돕는 일을 벌이지만 일상을 살아가면서 남을 위한 봉사나 적선하기는 쉽지 않다. 적선(積善)은 착한 일을 쌓거나 동냥질에 응하는 일을 말한다. 적선의 반대편에 인색(吝嗇)이란 말이 있다. 인색은 재물을 아끼는 태도가 몹시 지나쳐서 자기 것만 아껴 남을 도울 줄 모르는 이기주의로 비호감의 표상이다. 인색하기보다는 적선하는 것이 좋음은 당연할 것이지만 현실 상황에 부닥치면 생각대로 잘되지 않는다. 나는 최근 내가 겪은 일로 이 적선과 인색을 생각하게 되었다. 시골로 귀촌해서 생활하는 나는 설 쇠러 서울로 올라가는 길이었다. 고속버스를 내려 지하철로 갈아탔다. 마침 지하철 빈자리가 있어 여느 때처럼 돋보기를 끼고 책을 보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시골 농부 목소리 같은 투박한 목소리가 들렸다. "오백 원짜리 껌 하나 팔아달라고 왔습니다, 자일리톨껌은 천 원입니다"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장애인 전동차를 운전하는 백발 할머니가 눈에 들어왔다. 그 쓸쓸한 뒷모습을 바라보다 "어떻게 하지?" 나는 머뭇거리다 껌이라도 하나 살까, 하다 아냐 그냥 천 원이라도 드리자 마
더불어민주당이 인재 15호로 영입한 신용한 전 서원대 석좌교수의 거취를 두고 지역정가가 어수선하다. 당적을 바꾼 이력이 있으나 그동안 신용한은 대표적인 보수진영의 인사였다. 박근혜 정부시절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그는 2020년 1월 보수통합신당인 미래통합당 전략단장으로 보수 통합에 참여했다. 2021년엔 국민의힘 대권후보 원희룡 캠프의 상황실장으로, 2022년 3월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정책실무 총괄책임자로 활동했다. 자유한국당과 미래통합당 소속으로 국회의원 도전을 시도한 바 있으며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바른 미래당 소속으로 충북지사에 출마했다. 누가 봐도 찐 보수로 비치던 신용한이 지난 2월 7일 더불어 민주당 15호인재로 영입됐으니 펄쩍 놀랄 일까진 아니다하더라도 '이게 뭐지?'라는 반응이 나올만한 상황이다. 그런데 그의 전향에 대해 보수층 지지자보다 진보층 지지자들의 반발이 거세다는 점을 주목하게 된다. ***권력욕심에 흔들리는 정체성 국민의 힘 지지자들은 '당에 많이 섭섭했나 보네. 그렇다고 정치적 신념을 바꾸나' 정도의 석연찮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지역의 일부 민주당 당원들은 탈당을 불사하겠다는 자세로 신용
얼마 전부터 주위에 다큐멘터리 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보고 나니 짜장면을 몹시 먹고 싶어져서 당장 동네 중식당에 배달시켜 먹었다거나, 시청하면서 짜장면을 먹으면 소스와 면의 다양한 결을 느낄 수가 있어 새로운 맛을 깨닫게 되었다는 등의 후기가 여기저기서 전해졌다. 후기와 함께 먹음직스러운 짜장면 인증샷도 심심치 않게 날아들었다. 대체 어떤 내용일까 궁금해졌다. 탐스러운 짜장면 인증샷의 물결에 동참하고 싶기도 했다. 그런데 막상 시청하고 보니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남는 이야기는 다큐멘터리에 등장한 사람들이 전해준 짜장면의 추억이었다. 어릴 때 그토록 먹고 싶었던, 그러나 자주 먹을 수 없었던, 그렇기에 더욱 특별하고 짜릿했던 짜장면에 관한 각자의 아련한 기억. 짜장면은 오랜 시간 동안 한국인의 사랑을 받아온 음식이기에 드라마나 영화, 그리고 대중음악 가사에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짜장면' 하면 자동으로 떠오르는 가사가 있다. "어머님은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가수 지오디의 데뷔곡이었던 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구절이다. 이렇게 떼어놓고 보면 그저 화자 어머니 취향에 짜장면이 맞지 않았다고 오해할 수도 있으니 앞뒤 가사를
최근 복합문화공간 피크닉 : Piknic 에서 뜻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회사 만들기 : Entrepreneurship] 라는 전시를 관람하였습니다. 전시를 통해 전 기업가 정신과 현시대에서의 노동자들이 생각하는 업무에 대한 자료를 근거로 한 분석, 그리고 창업과 사업에 대한 다양한 기업가들의 아이디어와 사례들을 심도 있게 알 수 있었습니다. 저는 전시에서 주로 다루는 사업 주제 중 스타트업(Startup), 그중에서도 IT 플랫폼에서 운영을 전담하는 오퍼레이터입니다. 전시에서도 스타트업이라는 단어를 많이 마주할 수 있었는데 현시대에서는 주로 새로운 사업이라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으나 사실 그 기원은 혁신의 도시군, 실리콘밸리에서 탄생한 단어이며 기본적으로 테크 산업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또한 모든 사업이 그러하겠지만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폭죽이 될지 폭탄이 될지 모를 잠재력도 내포되어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스타트업을 운영한다는 것은 결국 회사를 만들고 키워나가는 것이지만 실질적으로 운영을 하며 체감하는 바로는 하나의 마을을 운영하며 도시로 키워나가고 결국은 하나의 나라를 완성하는 일련의 과정으로 생각하며 업에 임하고 있습니다. 저는 수집가들을
우리가 살고 있는 주택가 골목 및 상가지역 도로변은 주차난이 심화되면서 주차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불법 적치물로 이웃 간에 갈등을 빚고 도시미관을 해치고 있는 실정이다. 원룸형 다가구주택이나 상가 밀집 지역 내 도로나 인도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공공의 도로인데도 불구하고 사유지처럼 나만 사용하겠다는 주차금지 표지판, 라바콘, 폐타이어, 물통, 화분 등 온갖 적치물이 즐비하게 놓여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이처럼 인도와 도로는 주차 공간 확보를 위해 내놓은 불법 적치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배려심이 부족하고 이기주의가 팽배한 일부 행위자로 하여금 내 차와 고객 주차만을 위해 공용도로가 개인 주차장처럼 이용되고 있다. 낮 시간에도 적치물로 인해 주차공간을 찾기가 쉽지 않다. 운전자들은 주차를 위해 골목길을 하염없이 돈다. 간혹 눈에 띄는 빈 공간이 있어 가보면 어김없이 주차를 못하도록 주차금지 라바콘 등이 놓여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심지어 치우지 못하도록 철끈으로 묶어 놓는가 하면 원통형 콘크리트 시설물까지 설치해 놓아 도시 미관을 저해하는 얌체 주민도 있다. 퇴근 시간 이후는 더 심하다. 음식점 주변이나 주택가 골목길은 주차 전쟁으로 골머리
햇살이 곱다. 공기도 한결 보드랍다. 살갗에 이는 바람에도, 물기를 머금은 나목에도 봄기운이 완연하다. 봄은 어디쯤 오고 있을까. 불현듯 기억 너머에 머문 흙냄새 풀냄새 바람 냄새 햇살 냄새 같은 소싯적 봄 내음이 스치며 지나간다. 고향이 시골인 때문인지 이맘때면 어릴 적 뛰놀던 산과 들이 개울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른다. 어린 내게 봄을 알려주던 달래 냉이 씀바귀 벼룩나물 꽃다지… 아득히 먼 시간 속에 어머니와 봄나물을 캐던 추억이 말을 걸어온다. 봄 내음이 그리워 친구에게 냉이 캐러 가자고 전화를 했다. 친구는 단번에 알겠다며 "봄 향기 맡으러 가자는 거지?" 하며 혼쾌히 승낙을 한다. 그사이 호미 두 개 목장갑 가방을 챙겨 그녀를 기다렸다. 황혼을 바라보는 나이에 동무와 봄을 마중 가는 길은 아이처럼 정답고 설렌다. 시내를 벗어나 시골길을 달려간다. 봄을 준비하는 들길이 부산해 보인다. 매섭던 추위는 저만치 물러가고 포근히 흐르는 봄볕은 언덕을 녹이고 있다. 들길을 달려 미원 못미처에 묵은 밭을 발견하고 차에서 내렸다. 파릇파릇한 봄풀들이 밭둑과 고랑에 살짝 얼굴을 내밀고 있다. 겨울을 이겨낸 봄풀들이 사랑스럽고 귀엽기만 하다. 허리를 굽히고 나물
1850년부터 2019년까지 지구의 지표면 온도는 1.09도 상승했으며 이 중 0.8도는 1975년 이후에 발생했다. 만약 지구 온도가 1.5도 더 높아지게 된다면 기후재앙으로 인해 인간의 생존을 크게 위협할 수 있다. 필자는 우리의 미래 농업이 기후변화에 적응하며 식량안보와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스마트팜' 농업을 소개하고자 한다. 스마트팜이란 ICT 기술을 농업에 접목해 작물의 건강 상태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관리하는 농업방식으로, 노동력 절감·물과 비료의 효율성 제고·기상이변 대비 등의 이점이 있다. 충북도는 지난 2월 5일, 'AI 과학영농, 2024' 선포식을 개최하고 중점 추진 5대 분야(AI 과학영농, 융합 新농업, R&D 및 산업화, AI 농업 인재교육, 농업의 세계화)를 선정했는데 그 핵심이 바로 스마트팜이라 할 수 있다. 괴산군에서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불정면 일원, 농경지 53㏊에 콩 작물의 스마트 생산·유통 및 데이터 관리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괴산 노지 스마트농업 시범사업'을 시행했다. 사업준공 이후 생산된 콩의 수확량은 10a당 310㎏으로 일반 농경지의 콩 수확량 (전국)평균인 10a당 209㎏
오늘은 우리 민족의 고유명절 중에서도 설날이나 추석 다음으로 치던 명절중의 하나인 정월 대보름이다. 요즘은 보름을 명절로 여기지도 않지만 우리 마을에는 연세 드신 분들이 많아서인지 이날을 그냥 넘기지 않는다. 내가 어렸을 적에는 보름 전날, 나무 아홉 짐을 하고 밥도 아홉 끼를 먹어야 한다고 해서 아버지는 아침 일찍부터 지게를 지고 산으로 오르시던 모습이 떠오른다. 오후가 되면 오곡밥을 해 놓고 남들보다 먼저 동네 사람들을 불러서 밥을 먹여야 그 해 농사짓는데 일꾼을 수월하게 얻을 수 있다 해서 이른 저녁을 해 놓고 이 집 저 집 다니면서 사람들을 불러대던 어머니의 모습은 고운 한복에 행주치마를 두른 단정한 모습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농촌에도 집마다 기름보일러가 들어와서 나무가 필요 없으니 지게 지고 산으로 오르는 사람도 없고, 모내기하거나 탈곡을 하더라도 기계가 다 하니까 많은 일꾼도 필요가 없다. 그래서 저녁밥을 지어놓고 서로 먼저 이른 저녁을 주려고 동동거리던 아낙의 모습도 찾아볼 수가 없다. 보름날에 새벽닭이 울기 전에 부럼을 깨물어야 한 해 동안 부스럼이 안 난다 해서 밤이나 잣, 호두, 땅콩 같은 것들을 까먹기도 했고 아침에 귀밝이술이
이동권은 국민의 기본권이라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노인들의 이동권은 사회적 참여와 삶의 질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노인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은 초고령화 사회에서의 중요한 정책 과제 중 하나이다. 새롭게 등장한 새 당에서 내놓은 "노인 무임 승차 폐지"는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노인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서울교통공사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한다. 지하철 적자 요인과 노인 무임 승차와는 상관 관계가 없다. 대한노인회 김호일 회장의 말이다. 노인이 승차하더라도 열차는 운행된다는 것이다. 노인 무임승차에는 순기능도 있다는 교통연구원의 분석이 있다, 노인교통사고의 감소, 의료비 또는 장기 요양비 절감, 자살감소 등의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서 무임승차하는 장애인들도 마찬가지이다. 장애인이나 노인이 이동하면 민폐라는 말인가. 청년은 노인을 피해 갈 수 있는가. 2021년 당시 시민들 출근길에 지하철 시위를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출근 시간에 시위하는 장애인들을 역으로 생각해 볼 수 없는 것인가? 왜 출근 시간에 지하철 시위를 해야 했는지 말이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노인들은 건강해 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언젠가 지인들과 함께 음식점에 갔을 때 일이다. 직원에게 앞치마를 달라고 하니 하얀색 일회용 앞치마를 가져다 주는데 앞치마 앞쪽에 "나는 착한 고객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식당 안에 있는 대부분의 손님들이 '착한 고객' 앞치마를 입고 식사하고 있는 모습 그리고 함께 간 지인이 전혀 착해 보이지 않는 외모에 '착한 고객' 앞치마를 입고 있는 모습이 재미있기도 하고 심지어 다같이 유니폼을 입은 듯한 일종의 동질감까지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이 앞치마를 입고 차마 나쁜 고객이 될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손님들의 젠틀하고 매너있는 모습을 기대하는 사장님의 의도를 아주 효과적으로 반영한 좋은 아이디어다. 매장에서 직원에게 반말이나 폭언을 하거나 과도한 요구를 하는 고객 갑질이 한동안 큰 이슈가 되었다. 고객 갑질에 대한 사회적인 비난 여론과 반성의 계기가 있은 후로 어느샌가 직원에게 함부로 폭언을 하거나 목소리를 높이는 고객이 조금은 사라진 것처럼 보인다. 2018년 감정노동자 보호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고객응대 과정에서 여전히 고객 갑질로 인해 상처받거나 정서적 소진을 겪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지만, 사회적인 노력과 개인의 의식변화를 통해 조금씩이나마…
연희전문학교 2학년 때 지은 것으로 알려진, 윤동주의 시 '투르게네프의 언덕'(1939)에는 가난한 이웃의 고통을 대하는 시인의 모습이 담겨 있다. 나는 고갯길을 넘고 있었다… 그 때 세 소년 거지가 나를 지나쳤다./ 첫째 아이는 잔등에 바구니를 둘러메고, 바구니 속에는 사이다병, 간스메통, 쇳조각, 헌 양말짝 등 폐물이 가득하였다./ 둘째 아이도 그러하였다./ 셋째 아이도 그러하였다./ 텁수룩한 머리털, 시커먼 얼굴에 눈물 고인 충혈된 눈, 색(色) 잃어 푸르스름한 입술, 너덜너덜한 남루(襤褸), 찢겨진 맨발./ 아아, 얼마나 무서운 가난이 이 어린 소년들을 삼키었느냐!/ 나는 측은한 마음이 움직이었다./ 나는 호주머니를 뒤지었다. 두툼한 지갑, 시계, 손수건… 있을 것은 죄다 있었다./ 그러나 무턱대고 이것들을 내줄 용기는 없었다. 손으로 만지작만지작 거릴 뿐이었다./ 다정스레 이야기나 하리라 하고 "애들아" 불러보았다./ 첫째 아이가 충혈된 눈으로 흘끔 돌아다볼 뿐이었다./ 둘째 아이도 그러할 뿐이었다./ 셋째 아이도 그러할 뿐이었다./ 그리고는 너는 상관없다는 듯이 자기네끼리 소곤소곤 이야기하면서 고개로 넘어갔다./ 언덕 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짙
국립묘지는 민족의 명절 '설'을 맞아 올해도 어김없이 분주했다. 명절 한 달 전부터 국립 괴산호국원 직원들은 다가올 명절을 대비해 많은 것을 준비한다 우선 수많은 유공자께서 잠들어 계신 묘역에 가서 유공자의 계급, 성함,개인식별 번호를 확인할 수 있는 안치번호판과 내부에 부착된 봉안명패가 이상 없는지 확인 후 철문 전·후면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유골함이 보이는 내부를 정화하는 일을 구역별로 분담해 정성을 다했다. 주변에 버려진 휴지를 분리수거해 청결을 유지하고 묘역이 혼잡없이 안전한 제례가 될 수 있도록 제례실 정비 후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게 대기공간에 충분한 의자와 모니터를 준비했다. 사용 후 비어있는 공간에 바로 입장 가능하도록 개선해 유가족들이 더욱 깨끗하고 편리하게 방문할 수 있었다. 그 외에 수많은 참배객들의 주차편의 시설을 확보하기 위해 현충광장 관리와 도로를 개방하고 묘역 내 셔틀버스와 노약자를 위한 카트를 운행했다. 인근 37사단에 군 병력 지원을 요청하는 등 교통체증을 조금이나마 줄이려는 많은 노력과 준비로 이번 설 명절은 교통체증이 발생하지 않아 유족들의 만족도 측면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그 중 가장 인기가 좋았
요즘 명절을 앞두고 사과 등 과일값이 크게 올랐다. TV, 신문 등 언론에서는 "금값"이란 제목을 뽑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하지만 물가지수 가중치가 사과는 불과 2.3으로 사실상 가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총 가계지출비 1천 원이면 2.3원에 불과하다. 물가지수가 커피 8.8, 빵 6.8, 치킨 8.6에 비교하면 그 진실을 금방 알 수 있다. 그런데도 사과, 배 등 농산물이 전체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취급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물가 당국과 일부 언론의 무분별한 보도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다. 최근 통계청에서 2022년도 기준 소비자 물가지수 가중치를 발표하였다. 정부는 5년마다 소비자 물가 가중치를 개편하였지만, 이번에는 급격한 변화 추세를 감안하여 2년 만에 발표한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2020년 일시적으로 증가했던 농산물의 소비자 물가 가중치가 다시 감소하였다. 쌀은 2020년 5.5에서 4.2로 23% 하락하여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외식 커피는 7.2에서 8.8로 22%나 증가하였다. 1990년도 쌀의 가중치는 45.3이었고, 외식 커피는 2.4이었다. 쌀은 32년 만에 10분 1로 떨어졌다. 1인당 소비량 감소와…
차고 메마른 바람이 거리를 휘돌 때 그녀가 나의 사무실을 찾아온 것은 뜻밖이었다. 세입자인 그녀와 한집에 주소를 같이하고 있지만 사사로운 이야기를 한번도 나누어 본 적이 없던 터, 마침 손님이 뜸한 시간이라 자리에 앉기를 권하고 일상의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 그런데 이야기 몇 마디를 하다 갑자기 그녀가 마음속이 건드려졌는지 울음을 울기 시작했다.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간간이 애써 웃어 보이려고 했지만 얼마지 않아 또 입술을 옹 다물며 말을 이어갔다. 아마도 그날은 나에게 눈물을 쏟아내려 작심하고 온 듯했다. 그때 우리 집 4층에 안마시술소가 있었다. 안마사라는 직업은 국가에서 시각장애인에게만 할 수 있게 정해 준 직종이다. 처음 안마시술소를 인수한다고 연락을 해 왔을 때 여느 세입자와 마찬가지로 무심하게 생각했다. 그런데, 개업식날 안마사의 아내를 보고 놀랐다. 아담한 체구에 웃음 띤 얼굴인 그녀는 표정이 밝았고, 말씨가 고왔다. 몸이 불편하거나 혹은 그 가족들에게서 보이는 회색빛 그늘이 없었다. 전에 있던 안마사 아내들과는 사뭇 달랐다. 속으로 안마사와는 걸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그녀가 안쓰럽게 느껴졌다. 오래전에 어느 식품회사에서인가, 광고
장사학이란 말을 들어 보셨나요? 서울대 국제대학원 김현철 원장께서 우리나라 대학에서 장사학을 강의해야 한다고 말씀하셔서 저도 장사학이란 말을 처음 들어봤습니다. 우리나라가 자영업 공화국이란 말은 많이 알고 계실 것입니다. 1998년 악몽의 IMF사태를 맞아 직장에서 내몰린 사람들이 먹고살기 위해 무작정 자영업으로 뛰어들었던 기억이 생생하실 것입니다. 저도 당시 내무부에 근무하면서 생계가 망막한 실업자들을 위한 일자리사업에 골몰했었던 일이 엊그제같이 생각납니다. 자료를 찾아보니 OECD 35개국 중 우리나라가 여섯 번째로 자영업이 많은 나라로 나와있습니다. 콜롬비아가 51.3%로 단연 최고이고, 멕시코 31.9%, 그리스 31.9%, 터키 30.2%, 코스타리카 26.6%이며 우리나라가 24.6%입니다. 이에 비해 미국은 6.3%, 일본은 10.6%로 자영업 비율이 낮습니다. 자영업 비율이 높은 나라는 대개 농업 위주의 제조업 후발국이라 보여지는데, 제조업 강국인 우리나라가 이처럼 자영업 비율이 높은 이유가 무엇일까요· 김현철 원장은 두 가지 이유를 들고 있습니다. 하나는 높은 교육열이고, 다른 하나는 늦은 취업시기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대학진학률은
'설날'이 지나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명절 기간 며칠이 몇 년처럼 몸도 마음도 바쁜 시간을 보내고 나니 후유증으로 몸살이 왔다. 다행히 대체휴일이 있어서 온종일 집 안에서 쉼의 여유를 가져본다. 집 안을 치우는 일도 잠시 뒤로 미루고 며칠 동안 기름진 음식으로 배가 불렀으니 한 끼 정도는 거르는 것으로 속도 비워본다. 고단한 명절 주간이었다.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명절 앞 며느리들의 최고 숙제는 아무래도 음식 준비 아니겠는가. 직장생활로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 써야 할 형편이니 절반은 집에서 직접 준비하고 절반은 근처 대행업체에 손을 빌렸다. 유년 시절 '설날'이 다가오면 엄마는 며칠 전부터 분주해지셨다. 집안을 쓸고 닦는 일부터 음식 장만하는 일까지 오롯이 혼자서 그 많은 일을 다 해내셨다. 직접 가마솥에 장작불로 조청을 만들고 한 해 농사지은 땅콩과 참깨를 곁들여 엿을 고았으며 손두부도 만드셨다. 오일장이 서면 옥수수를 한 말씩 머리에 이고 나가 뻥튀기를 튀겨오고 전날에는 떡방앗간에 들려 가래떡을 빼 오셨다. 장손 집 맏며느리로 손에 물 마를 새 없었던 바쁜 엄마였지만 가족들이 먹는 음식에 더 없는 진심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서 지금까지 드러난 방향성은 변화가 아닌 안정이다. 아직 전체 지역구 공천 작업이 끝나지 않은 걸 감안하더라도 혁신의 열망과는 거리가 멀고 잡음 없이 무탈한 길을 가고 있다. 영남과 수도권에서 자신의 지역구에 공천 신청한 국민의힘 현역의원 몇 명을 민주당 소속 현역의원이 있는 지역구로 이동 배치한 것 말고는 새로운 내용이 없다. 이런 방식은 공천 신청자를 재배치 한 것일 뿐 고뇌에 찬 혁신의 노력은 아니다. *** 인적쇄신·세대교체 어디로 갔나 대대적으로 혁신하겠다며 출범한 비대위가 만든 시스템 공천이라기에는 감동 부재를 넘어 관심을 끌기에도 역부족이다. 인적쇄신을 통한 세대교체를 강력하게 밀고 나가도 국민적 지지를 획득하기 힘든 게 선거인데 국힘의 공천에는 인적쇄신이 보이지 않는다. 세대교체는 현역의원 교체와 동의어다. 혁신의 의지를 나타내는 지표인 세대교체 없이 선거에 임하려는 국힘의 자세는 오만이거나 실책, 둘 중 하나다. 충북의 경우 8개 지역구 가운데 청주 흥덕과 청주 청원을 제외한 6개 지역구에 대한 공심위 심사 결과 청주 서원은 단수 공천으로, 나머지 5개 지역구는 경선 지역구로 정해졌다. 국힘 공천 시스템에 의하
합계출산율이란 여성의 가임 가능기간으로 보는 15세부터 49세까지의 출산가능성이 지속된다는 가정하에 출산할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수의 수치이다. 현재 대한민국의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단순하게 계산하면 가임가능한 여성이 평생 동안 출산하는 아이의 수가 1명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2022년에는 0.78명이었는데 2023년에는 0.72명으로 감소하였고 2024년에는 0.7명이 무너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국가 인구수 유지를 위한 적정 합계출산율은 2.0명으로 보는데 현재의 상황인 0.72명은 앞으로 대한민국의 인구수가 빠르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감소되는 인구는 충북도내 초등학교와 학생수와 직결된다. 충북도내 초등학생수 감소는 도내 도시지역을 제외한 농촌지역 인 읍·면단위 초등학교가 분교장으로 바뀌고 현재 12개에서 2028년도까지 18개가 증가하여 분교장은 30개까지 증가하게 된다. 인구감소는 읍·면에 소재한 기본 교육의 장소인 초등학교까지 사라지게 하는 것이다. 인구감소와 더불어 지방소멸을 가속화하는 원인 중에 수도권 인구 집중화 현상을 꼽을 수 있다. 출산인구는 계속 줄어들면서 수도권 집중화 현상은 지방도시 축소를 가속화되기 때문에 결
지명에 쓰인 '용'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일반적인 동물은 일계(一界)에서만 사는데 조류는 하늘과 땅의 두 세계에서 살기에 신의 뜻을 전달해 주는 상징물로서 상서로운 동물로 대접을 받아왔다. 그런데 용은 상상의 동물이지만 하늘과 땅, 물의 삼계(三界)에서 사는 동물이기에 전지전능한 능력을 지녔다고 여겼으며 동아시아 문화에서 용이 황제를 상징하고, 왕을 상징하는 동물로 자리 잡은 것도 그런 점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우리 민족은 이무기가 용이 되어 승천(용솟음)하는 것은 인간의 뜻을 하늘에 전할 수 있다고 믿어 왔기에 용을 수호신으로 숭배해 왔던 것이다. 그래서 전국의 지명에는 용이 들어있는 지명이 참으로 많이 나타난다. 용의 순우리말은 '미르'였으며 '미르'의 어원은 '물'이다. 상상의 동물인 용(龍)은 한자어로서 오랜 세월 동안 중국에서 만들어진 역사적, 문화적 의미, 그리고 인도의 불교적 의미 등으로 인한 다양한 영향을 받아 복잡한 의미를 포함하게 되었으나 근본적으로 물과 가장 연관이 있기에 '미르'를 '용'으로 여기게 되었을 것이다. 특히 골짜기를 흐르는 냇물과 커다란 물줄기인 강물의 형세가 바로 용의 모습과 흡사하기에 경
[충북일보] 잔잔한 기타 선율이 울려 퍼진다. 각각의 테이블에 앉아 식사하거나 차를 마시다 잠시 대화를 멈춘 사람들이 음악 소리에 집중한다. 피아노 연주로만 들어본 클래식 음악이 기타에서 흘러나오기도 하고 매력적인 목소리가 덧입혀진 팝송이 연주될 때도 있다. 가끔은 신청곡을 받아 운영하기도 한다.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 한 매일 오후 1시 30분과 저녁 7시 30분, 몇 곡의 라이브 음악으로 채워지는 작은 공연장이다. 청주 외곽에 자리 잡은 카페로지는 브런치 카페인 동시에 음악인 부부가 운영하는 라이브 카페다. 고려진 대표는 기타리스트, 아내는 가수 수네다. 이미 라이브 카페로 유명했지만 최근 더 많은 이들이 음악을 찾아오는 이유는 고려진 대표가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목을 끌었기 때문이다. '싱어게인3'에서 기타괴물 7호 가수로 출연한 고려진 씨는 여러 번의 경연에서 뛰어난 기타 연주 실력과 특색있는 목소리로 인정받았다. 중학교 2학년 때 지인의 집에 놀러 갔다가 처음 보게 된 기타였다. 기타 줄을 튕겨본 순간이 너무 강렬해 그 날짜까지 기억한다. 미술을 하던 소년은 붓을 내려놓고 기타를 잡았다.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어 책으로 독학한 기타는 6개월 만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청주프로축구단이 최근 리그 단독 선두에 올라섰다. 창단 첫해였던 지난해 리그 막바지까지 승격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렸던 충북이 올 시즌에도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란 기대감이 싹튼다. 충북청주FC는 지난 17일 오후 2시 청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4 3라운드에 출전해 FC안양을 상대로 1대 1 무승부를 기록했다. 앞서 개막전 1라운드에서 전남드래곤즈, 원정 경기 2라운드에서 천안시티를 연속으로 무릎 꿇린 뒤 이번에 안양과 비기며 세 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그동안 대진운이 좋았던 것도 아니다. 안양과 전남은 해마다 K리그2 상위권으로 손꼽힌 팀이고, 천안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이 같은 충북청주FC의 활약은 지난해 간판 공격수였던 조르지가 팀에서 이탈하며 고조됐던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조르지는 지난 시즌 34경기 13골 2도움을 기록하며 신생 구단인 충북청주FC가 종합 8위에 안착하는 데 큰 공을 세웠으나 K리그1 포항스틸러스로 이적했다. 충북청주FC는 곧바로 영국 토트넘홋스퍼 출신 오두와 브라질 용병 베니시오, 일본 주력 미유키를 기용했으나 현재 활약상을
[충북일보] 차태환(61·㈜아이앤에스 대표이사) 25대 청주상공회의소 회장은 14일 "청주상공회의소가 기업의 손과 발이 되어 함께 뛰어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차 회장은 이날 오전 청주시 청원구 율량동 그랜드플라자 청주호텔 직지홀에서 가진 취임식에서 "회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지역경제와 회원사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로 여기고 최선을 다해 회장직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차 회장은 더 큰 충북 경제 도약을 위한 노력을 다짐하며 "ESG경영 확산에 따라, 기업은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창출이 점점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신(新)기업가 정신 확산을 제시했다. 차 회장은 "지금껏 기업의 역할로 인식되어 온 이윤과 일자리 창출, 세금 납부를 통한 국민경제 기여 등을 넘어 기후변화, 저출산·고령화, 디지털전환 등 새롭게 발생하는 사회문제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기업이 가진 혁신역량과 기술, 자본, 아이디어를 활용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해법을 제시하고 실행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을 둘러싼 다양한 구성원들과 호흡하면서 함께 성장 발전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