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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기업, 장애인과 세상의 경계를 허물다 "선율로 전하는 기쁨의 소리"

2. ㈜네패스 '루아 오케스트라'
도내 최초 발달장애인 오케스트라
2022년 11월 창단… 8개월간 49회 공연
장애예술인지원법, 보완·확대 필요
오는 9월 29일, 전국발달장애인음악축제 본선 출전

  • 웹출고시간2023.08.22 18:02:58
  • 최종수정2023.08.22 18:02:58

편집자

기업들의 ESG경영 확대는 이제 대표적인 기업문화로 자리잡았다. 이가운데 사회부문 Society는 고용·인권·노동 등 사회적 책임 경영을 의미한다. 대표적 사례로 장애인 채용이 있다. 하지만 장애인고용의무제도가 시행된 지 20여 년이 지났지만 기업의 60% 이상이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 이런 현실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장애인 고용을 넘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충북도내 기업들의 면면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가치실현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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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 장애인 공연 예술단 네패스 루아 오케스트라가 공연에 앞서 리허설을 하고 있다.

ⓒ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국내 최고, 세계 최고의 장애인 오케스트라를 꿈꿉니다."

청주시 봉명동에 위치한 '루아 오케스트라' 연습실 입구에서부터 풍성한 연주가 흘러나온다.

23명의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12명 악기지도 선생님들이 김남진 예술감독 겸 지휘자의 손끝에 맞춰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 OST He's a Pirate를 연주했다.

곡이 끝날 때 까지 단원들의 눈빛은 악보와 지휘자에게 집중 돼 있었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선율은 웅장했다.

'루아'는 반도체 후공정 기업 ㈜네패스가 창단한 충북 최초 단원 전원이 발달 장애인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다. 단원 전원은 네패스 정규 직원이다.

루아 오케스트라 단원들

ⓒ 김용수기자
지난해 5월부터 본격적인 준비에 나서 같은 해 11월 챔버오케스트라로 창단됐다. 이후 네패스의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통해 고용인원을 확대하고 오케스트라로 운영되고 있다.

기업의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가운데 도내 최초 오케스트라를 운영하는 만큼 '루아'가 가는 걸음이 곧 길이 되고 있다.

정성찬 ㈜네패스 기업문화센터 팀장은 "장애인 고용에 대한 다각적인 고민을 해왔다"며 "많은 회사들이 시행하고 있는 청소나 세탁 등의 업무는 네패스가 추구하는 가치와의 일치성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고민이 이어지던 도중 2021년 장애예술인지원법이 통과됐다"고 말했다.

이어 "모기업과 관계 없는 업무가 가능해지면서 '루아' 준비를 시작했고 1년만에 창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단원을 모집한 지 5개월만인 2022년 11월 루아오케스트라는 첫 창단 공연을 올렸다.

악보를 보는 것은 물론, 악기조차 처음 접하는 발달장애인 오케스트라.

첫 공연 이후 8개월 만에 그들이 연주할 수 있는 곡은 30여 곡이 넘는다.

김남진 예술감독은 "아무래도 비장애인보다 시작은 느리다. 한 가지를 습득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많이 걸려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어려운 부분은 지원 선생님들과 함께 반복하면서 숙달시킨다. 입으로 가르치는 것보다 옆에서 같이 연주를 하며 보여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루아 단원들은 매달 네패스 4개 사업장 내 공연을 실시하고 있다. 한 달 중 3주간 연습 1주간 공연이 진행되는 '스파르타식(?) 연습'이다.

외부 초청 공연을 포함해 총 49회의 공연을 해왔고, 매달 진행되는 내부 공연은 매번 다른 곡으로 구성된다.

공연을 본 한 관람객은 "11월에 창단한 오케스트라가 이정도 수준을 갖춘 것은 감독님과 단원들의 영혼을 갈아 넣지 않으면 해낼 수 없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그만큼 단원들의 열정은 뜨겁다.

발달 장애인 공연 예술단 네패스 루아 오케스트라가 공연에 앞서 리허설을 하고 있다.

ⓒ 김용수기자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이뤄지는 오전 연습은 5~10분의 중간 휴식 외에는 악기를 손에 놓지 않는다. 힘들고 하기 싫을 수 있지만 단원들은 불평 한 번 없었다.

출퇴근 하는 단원 중에는 매일 오전 7시 진천에서 청주로 딱 한 번 운영되는 버스를 타고 오는 유성훈씨도 있다.

특수교육원직업박람회에서 루아오케스트라의 공연을 보고 직접 연락을 해왔다는 유씨는 누구보다 성실하고 유쾌한 퍼스트 바이올린이다.

하지만 새로운 길을 걸어가는 만큼 해결해야할 일도 많다.

먼저, 장애인 표준 사업장은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장애인 관련 지원법과 완비되지 않은 세부 시행규칙들도 실질적 업무에 한계로 작용한다.

또 루아오케스트라는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3개 부서가 걸쳐져 있어 한 가지 사안에 대해서도 입장과 해석이 다르다.

문화예술법을 근거로 하지 않다보니, 문화예술사업에 지원하고 싶어도 자회사형 주식회사 법인은 신청 자격 자체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

13명의 악기지도 선생님들도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근로지원인제도에 맞춰 장애인고용공단에서 위탁한 복지관 소속으로, 최저임금에 고용되고 있다.

정 팀장은 "저희가 가는 길이 곧 첫 사례가 되다보니 쉬운 일은 아니다"라며 "장애인 고용촉진법이 오랜 시간에 걸쳐 시행됐듯이 장애예술인지원법도 언젠간 자리를 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이야기했다.

루아오케스트라는 국내 최고·세계 최고의 발달장애인 오케스트라로의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 한 걸음으로 하트-하트재단이 주최하고 SK이노베이션이 후원하는 오는 9월 29일 7회 전국 발달장애인 음악축제(GMF) 본선에 참가한다.

지난 5월 30개 단체가 참여한 예선을 통과한 루아는 6개 팀이 경쟁하는 본선을 준비하고 있다.

인원 보강을 통한 완전한 오케스트라의 성장도 기대할만 하다.

정찬성 팀장은 "좀더 인원을 보강해 제대로 갖춘 오케스트라로 성장시키고 싶다"며 "현재는 사업장 공연을 추진하고 있지만 어느정도 궤도에 오르면 사업장 공연을 줄이고 외국 초청 공연도 추진하고자 한다. 단원들과 뉴욕 카네기홀에서 공연하는 모습도 그리고 있다"고 말하며 미소지었다.

김남진 감독은 "루아처럼 지속적으로 꾸준하게 단원을 키워서 운영하는 곳은 아직 없다"며 "루아가 지금처럼 계속 발전하고 성장한다면 우리나라 최고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루아 단원들만 할 수 있는 음악이 만들어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단언했다.

이어 "교향곡도 연주할 수 있는 단체가 충분히 될 것이라는 꿈을 갖고 있다"며 "오래오래 기억해줄 수 있고 같이 즐겁고 행복한 루아를 만드는 기본 틀을 잡아 최고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성지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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