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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09.06 17:02:13
  • 최종수정2023.09.06 17:02:13

김민애

충북보건환경연구원 지방환경연구사

아침 6시 반 알람소리에 일어나 두 아이의 아침을 부랴부랴 준비하고 어린이집에 가져갈 물통, 수건 등 준비물을 챙기고 아직 눈도 뜨지 못한 아이들을 깨워 아침을 먹인다. 어린이집에 가지않겠다, 옷을 입지않겠다 떼부리기는 부지기수며 정해진 시간에 다 준비시키고 나오려 하면 그야말로 집은 전쟁터나 다름없다.

겨우겨우 아이들을 등원시킨 후 10시에 회사에 출근을 한다. 만 5세까지 한 아이당 2년씩 사용할 수 있는 육아시간을 사용해 10시 출근하고 오후 5시 퇴근하는데 당연한 권리임에도 불구하고 직장에 일이 많거나 내가 맡은 업무의 공백을 자연스레 직장 동료가 채우고 있을 때면 눈치가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육아시간을 하루에 2시간씩 사용하다 보니 나에게 주어진 근무시간은 6시간, 남들은 8시간 동안 해야 하는 업무를 6시간 동안 해야 하니 실제로 업무시간은 화장실 갈 시간조차 없이 1분 1초가 빠르게 지나가고 정신없이 뛰어다니다 보면 어느덧 퇴근시간이다.

아이들 하원을 위해 달려가 어린이집에 도착해 현관에 들어서면 수많은 신발장 자리에 덩그라니 우리아이 신발뿐이다. 마지막 남은 신발을 신긴 후 아이의 손을 잡고 집으로 향할때면 아이한테 죄지은 것 같은 느낌이 가시질 않는다. 집에 도착하니 저녁 6시 반, 저녁을 챙겨서 먹이고 정리하고 씻기고 재우니 밤 10시가 넘는다. 하루 24시간 쉴 새 없이 쳇바퀴처럼 일상이 돌아가며 하루하루 현실이 버거움으로 다가온다.

비단 이러한 일상은 나에게만 국한돼있지 않다. 모든 맞벌이 워킹맘이 겪고 있는 육아의 현실이자 대한민국의 현재다.

대한민국에서 외벌이로 아이들을 키우기는 옛말이고 가파른 물가에 아이들 교육비, 생활비를 감당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다. 그렇기에 나를 포함한 아이를 키우는 많은 가정에서 맞벌이를 하는 경우는 흔히 볼 수 있다.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경제 참여가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성 역할에 대한 인식도 변화하고 있다. 오랫동안 여성은 주로 가정에서 육아와 가사를 담당하는 역할을 맡았지만 이제는 여성들이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하며 사회 참여를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육아와 관련된 성별 역할 분담은 과거의 편견과 함께 남아있으며 육아는 주로 여성의 책임으로 간주된다. 아이의 돌봄, 교육, 가사 업무 등이 여성에게 더 많이 집중되고 있다. 이로 인해 여성은 경제활동과 육아를 양립하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동육아 문화의 확립이 필요하다. 비록 공동육아 개념은 이미 오랫동안 존재했지만 실제로는 여전히 여성이 육아에 더 많은 시간과 희생을 기울여야 한다는 인식이 남아있고 대부분 직장에서 남성의 육아휴직 제도는 허울 뿐이며 "회사를 관둘 각오"를 해야 가능한 일이다. 그렇다 보니 결국 육아는 여성에게 더욱더 치우치게 된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고 더 나은 사회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중요하다.

첫째 남성의 육아 참여를 촉진하고 육아휴직 정책을 더욱 확대해 남녀 간의 육아 역할을 공평하게 분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둘째 가정과 직장 간의 양립을 돕는 제도와 문화를 확립해 부모 모두가 경력을 유지하며 육아를 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변화는 개인의 인식 변화와 더불어 사회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여성과 남성 모두가 함께 나서서 육아 역할을 분담하고, 성별에 상관없이 육아에 대한 책임을 고르게 나눌 수 있는 문화를 현실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공동육아는 단순한 개념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큰 변화다. 우리는 성 평등한 사회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길을 열어가야 할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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