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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정

충북도종합사회복지센터장

세상에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의리이며, 주고받는 정이고, 서로 위해주는 아련한 연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서로가 지켜야 할 질서와 약속들 그리고 인간적인 상식의 행위들이 이제는 법의 잣대가 필요하고 법의 힘으로 해결해야만 끝장나는 경우가 비일비재해지기 시작했다. 법도 사람이 하는 일이다.

그런 까닭일까.

아무리 많은 법이 있어도 피해나갈 수 있는 방법들은 도처에 널려있다.

재판을 거부하는 사람조차 있다. 눈 질끈 감아주고, 덮어주고, 거부하고, 거래하는 무기력한 이 사회가 더러는 내가 아는 사람의 음흉함 같다.

우리는 텔레비전에서 자주 듣게 되는 말이 있다. 우리나라의 수준과 빗대서 학자나 정치인들이 늘상 비교하는 기준이라는 것이 OECD 평균과 유럽 선진국의 평균 수준일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고 본다.

나라의 수준을 끌어 올리는 사람들의 의식수준이나 그 나라 국민들이 겪어낸 역사적 토대를 차치하고 오직 환경이나 경제적 수준을 가지고 빗대는 것은 위험한 비교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논리가 성립된다. 저 나라에서는 잘 되던 일인데 왜 우리는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것인가 하는 말이다.

'사람이 중요하다'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그러나 질기디 질긴 연줄 때문에 열 일 해놓고도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이 생긴다.

혈연(血緣)이나 지연(地緣)과 같은 귀속적인 연줄로 얽혀있는 연줄이 있는가 하면, 대단히 공식화된 관계로 묶여진 연줄이라는 것이 무서울 정도로 많은 것을 결정한다.

연줄을 어떤 식으로 정의하던 간에, 혹은 그 형태로 무엇을 염두에 두건 간에 중요한 점은 그것이 사람들 사이의 직․간접적인 의사소통의 통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정보나 돈, 권력 등 희소가치가 있는 사회적 자원의 유통을 매개한다는 사실이다.

연줄의 강도와 형태 또한 다양하다. 어떤 연줄은 매우 느슨하고 성긴 연줄들로 구성되기도 하지만, 또 다른 연줄은 대단히 빡빡하고 촘촘한 연줄들로 얽혀있기도 하다.

사회복지 계통의 사람들은 이런 연줄로 마을을 만들고 사각지대를 발견하거나 서로 도울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그로 보면 그런 연줄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의 문제이다.

폭력을 자랑스레 떠벌리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것처럼 암담한 일이 또 있을까· 사람들마다 권력을 잡으려는 욕망에 취해 있고, 질투와 탐욕에서 헤어나지 못한 세상에 서로가 줄을 대고 서로 잘못된 동료의식으로 우쭐해 있고 인간에 대한 존중이 점점 무뎌지는 사회에서 우리의 미래는 불안해 질 수밖에 없다. 먹고사는 문제로, 혹은 살아남기 위한 경쟁에서의 승리가 필수인 이 사회에서 양심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온갖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해서 돈만 벌면 된다는 이 사회는 그야말로 부의 축적이 '정의'가 되고 말 것이다 인간의 욕망은 무한대, 끝이 없다. 욕망을 절제하지 못하는 사람은 그 욕망 때문에 자기가 죽기 마련이고 그런 사람들과 함께 연줄을 대고 서로 이익을 주는 사회에서는 그 어떤 법률도 의미가 없게 된다.

온갖 편법과 불법으로 성공했을지는 모르나, 실제는 그들의 정의와 선을 위해 타인과 이웃을 희생시키고 온갖 불법을 저지른 결과일 뿐이다.

사랑니가 하나 아프면 몸 전체가 아픈 것은 공동생명체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손은 입을 위해 일을 하고 입은 몸을 위해 먹는다. 이 모든 생명체는 저 자신을 위해 있지 않고 남을 위해서 있다. 어떤 법률을 제정하더라도 결국 사람이 판단하여 운영하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나쁜 짓을 하면 안 된다는 양심이 없다면 아무리 법이 있어도 그 의미가 희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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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