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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11.28 17:41:33
  • 최종수정2018.11.28 17:41:33

이화정

충북도종합사회복지센터장

 거짓말을 되풀이할 경우 인간관계의 덕목 중에서도 특히 중요시되는 신뢰 관계에 대단한 타격을 입힐 수도 있기에 우린 하지말아야 한다고 배웠다. 어쩌다 운이 좋아 거짓말을 통해 한 번의 고난과 처벌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런 종류의 행운은 오래가지 못한다. 거짓말은 늘 임시방편으로 남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때로는 생존을 위해 때로는 사익을 위해 혹은 아무 이유 없이 습관적으로 혹은 웃으려고 거짓말을 한다.

 우리 주변에서 아주 가깝게 확인할 수 있는 거짓말의 현장은 면접을 하는 상황이다.

 "희망연봉은 3천500만 원이지만 액수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뽑아만 주시면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렇게 대답한 면접자가 과연 월급은 중요하지 않을까. 뽑아만 주면 월급과 상관없이 정말 열심히 일만 할까? 그 대답은 각자의 몫이다.

 그리고 사장님이 질문한다. "이 회사는 여러분들이 주인입니다.", "우리 직장은 가족 같은 분위기라, 실력 있는 사람도 좋지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화합입니다."

 진심이길 바라지만 세상천지에 가족 같은 직장동료 그리고 사장님은 찾기 쉽지 않다. 그냥 사장의 가족이 그 회사의 구성원인 게다. 악의 없는 거짓말이 직장생활에 도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정도 거짓말이야 애교스럽다고 표현할 수 있다.

 그렇게 따지다보니 세상이 거짓투성이다. 너무나 비관적인 것이 아니냐고 해도 거짓말이 우리의 삶에 필요한, 자연스러운 행위로 오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기 때문이다. 잘못을 하면 시인하기보다 일단 거짓말부터 던지고 보는 세상이 됐다. 자식의 부모에 대한 거짓말은 기본이 됐고 부부 사이, 친구 사이에서도 거짓말은 횡행한다. 정치인의 거짓말은 이미 인이 박힌 상태다. 그러나 사회관습을 충족시키기 위한 거짓말이 있다. 직장동료 집들이 음식이 끔찍하게 맛이 없었는데도 '훌륭한 솜씨였다'며 칭찬하는 사람처럼 다른 사람의 품위를 존중하기 위한 예의상의 거짓말을 하는 경우도 자기 이득 아닌 남의 이득을 위해 이른바 '선의의 거짓말'을 하는 사람도 있다.

 하얀 거짓말이라고도 불리는 선의의 거짓말을 포함해 우리가 하고 또 당하기도 하는 다양한 종류의 거짓말은 살아가면서 피할 수 없으니 굳이 따지려 드는 것이 더 우스운 꼴이 되는 걸까? 불현듯 걱정이 든다. 어떤 포장을 하더라도 결국 거짓말은 거짓말일 따름인데, 어느새 모두들 거짓말을 감싸는 무언의 합의를 한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거짓말은 지속 가능한 비책이 될 수 없다.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옛말처럼 잠시 그 상황을 모면하는 데 쓰이는 게 고작이기 때문이다. 염려되는 것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하게 되는 사소한 거짓말이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점점 커지는 경우이다. 그야말로 사소함에서 시작되었으나 돌이킬 수 없는 거짓말까지 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거짓말을 하는 이유는 결코 그들이 뼛속까지 나빠서가 아니다. 오히려 거짓말은 죄의식을 없애기 위한 몸부림이다. 사람은 그런 존재다. 죄의식은 마음을 괴롭게 하고 결국 스스로를 속이게 한다. 그것이 무엇에서 비롯됐든, 예상되는 결과는 명백하다. 돌이킬 수 없는 잘못에, 거짓말의 함정에까지 빠져 결국 자멸의 길을 걷게 된다는 것이다. 얼마 전 PC방 아르바이트생 살인사건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했다. 살해당한 피해자가 오히려 욕을 하고 죽이겠다고 협박했다며 원인이 피해자에게 있다고 만들려는 거짓말하는 것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이다. 스스로 더 깊은 구렁텅이로 몰아가고 있구나 하고 말이다. 거짓말은 그런 것이다.

 우리는 모든 상황에서 이중적인 의미가 숨겨져 있는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하는 거짓말이 우리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힘을 가졌다는 것을 우리는 아직 잘 알지 못한다. 거짓말이 우리의 어깨에 얹는 짐은 나중에 우리의 인격과 사회관계에도 큰 영향을 주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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