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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전히 일하고 있다.

결혼여부를 떠나 여성 또한 직업을 가지는 것이 양성평등이라는 거창한 말이 아니더라도 노동을 통해 소득을 얻고 그로인해 삶의 보람을 느낄 수 있으니 직업을 갖는 것은 더 이상 특이한 일은 아니다. 스물아홉 나이에 세 살 더 많은 남편과 결혼을 했고 아파트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했다.

훌쩍 큰 키는 아니지만 남편은 170 나는 156의 아담하기만 명랑 생활기가 충북에서 시작되었다. 10개월만의 연애 끝에 결혼을 한 것이다.

집안일도 나눠서 그것도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는 나의 생각은 그렇지 않다는 남편과 생각의 차이에서 많은 갈등을 하게 한다. 휴일이나 주말에 남편은 "TV 및 DVD 시청"에 올인 한다. 매일 2시간 정도 시청하는 TV를 주말이나 휴일에도 끌어안고 산다. 책을 사거나 독서를 한번도 해 본적 없는 사람이 TV출석부는 꼬박꼬박 개근상감이다. 요즘에는 신문도 거의 보지 않는다.

하루에 1시간도 채 안 되는 남편과의 대화와 채 1분도 안 되는 마주보고 웃는 우리 부부는 서로를 외롭고 허전하게 한다. 곁에 있어도 외롭다는 말이 이런 의미에서인가보다.

그래도 난 취미생활로 '여행'을 상상해본다. 기회가 된다면 해보고 싶은 일 중에 가장 우선순위에 있는 여행이지만 현실에서는 우리 부부는 TV가 유일한 취미이자 여가활동이다.

그리고 나는 서른 한 살에 아이를 낳았다.

낳는 것도 큰일이지만 키우는 일은 적지 않은 스트레스다. 계속 일을 하고 싶지만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아이가 아프거나 가지 말라고 매달리는 출근시간은 매번 마음으로 사표를 쓰게 한다. 그러나 그럴 수 없는 여러 가지 이유 중에 아이 사교육비도 한 몫을 한다.

평균적으로 27만원여 정도의 사교육비가 아직 초등학생인 아이에게 매달 지출된다. 그러니 더 낳는 건 아이에게도 못할 일이다. 한명이면 족할 일이다.

아이를 낳고 키우고 그러다보니 내 나이가 마흔 셋이다. 마흔 셋에 이혼한 친구들이 많다는데 나도 그런 고비가 더러 온다. 결혼한 만큼 이혼은 절대 안된다던 남편은 지금 또 TV를 켠다. 자꾸 미워지지만 다음 생을 기약해본다. 서로 남남이길 말이다.

우스개 소리 같지만 남편의 연봉이 3천만 넘었어도 이 미움은 덜했을 일이다.

아직도 우리생활비 중 식료품비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적금이나 보험료를 내면 남편의 급여가 반 토막 난다. 아이 양육문제 때문에 내가 직장을 그만뒀던 아주 잠시의 시간동안 우리 생활은 저력 있는 근검절약이었다. 재취업 하기도 어려웠지만 외벌이 시절이 더 어렵고 힘들었던 시간을 기억하기에 아이 교육비와 남편의 급여를 보조하기 위해서라도 난 꼭 재취업을 해야 했다. 이런 남편과 나의 유일한 노후준비자금인 국민연금을 믿고 나는 여기 대한민국 충북에서 이런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

여기'나'라는 여성은 2018년 평균 데이터에 기반한 수치를 적용해서 충북에 사는 여성의 삶을 1인칭으로 의인화하여 서술한 것이다. '남편' 또한 평균데이터를 근거로 설명한 것이다. 평균의 의미가 어떤 집단의 속성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거나 왜곡된 속성이 있긴 하지만 여러모로 정책의 주요한 인구사회학적 의미를 갖는다.

들여다보니 참 열심히들 산다. 사치라고는 할 것도 없고 할 수도 없는 삶이다.

이렇게 열심히 평균을 살아내기만 하면 언젠가는 집도 사고 여행도 평균적으로 할 수 있을까? 국민연금만 열심히 내면 나의 노후는 평균적으로 보장되는 것일까?

나처럼 고생하며 살지 말라는 부모세대가 이미 되어 버린 듯 한 이 적막함은 무엇일까?

대한민국 평균적인 여성의 삶이 대한민국 여성의 목표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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