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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파워 - 국내 유일 금속활자장 임인호씨

'直指 복원 일등공신'…인쇄강국 명맥 잇다

  • 웹출고시간2014.02.02 19:24:43
  • 최종수정2014.02.02 19:24:43

임인호 활자장이 금속활자 주조전수관에서 밀랍주조를 이용한 금속활자주조법을 설명하고 있다.

ⓒ 안순자기자
"직지는 제 인생에 있어 커다란 숙제입니다.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이지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직지)'이 고향인 청주에서 최근 복원됐다.

직지를 그대로 재현한 이는 중요무형문화재 101호, 국내 유일 금속활자장 임인호(52)씨다.

임인호 활자장이 금속활자 주조전수관에서 밀랍주조를 이용한 금속활자주조법을 설명하고 있다.

ⓒ 안순자기자
옛 방식 그대로 금속활자 직지를 복원하며 인쇄강국 대한민국의 명맥을 잇고 있는 임 활자장을 청주시 운천동에 있는 금속활자 주조전수관에서 만났다.

스무 살이던 1984년 서각에 입문한 그는 작품활동에 매진하기 위해 고향인 괴산군 연풍면으로 내려왔다.

1997년 초, 고향에서 그는 스승인 오국진 선생을 만나면서 금속활자와 인연을 맺었다.

오 선생 타계 후 2009년 12월 그는 2대 중요무형문화재 101호 금속활자장 기능보유자로 지정됐다.

금속활자장이 되고 몇 해가 흘렀지만 스승의 빈자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임 활자장은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그는 밀랍주조법으로 직지 금속활자 복원에 성공하면서 1인자임을 다시 검증했다.

지난 2011년부터 올해로 4년째 '직지'를 복원하고 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전수주조관에서 그는 지난 한해 결실인 '직지' 금속활자 복원인판 17장을 공개했다. '직지' 하권 30~39장과 실물이 남아 있지 않는 하권 1장·상권 1~6장이 복원돼 실체를 드러내 학계로부터 주목받았다. 프랑스국립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금속활자본 직지 하권에는 2장∼39장이 보관돼 있을 뿐 1장은 존재하지 않고 있다.

실물이 남아 있지 않은 '직지' 상권의 내용은 목판본을 따랐으며 금속활자본 하권의 글자와 직지와 동일한 활자(흥덕사자)로 찍은 '자비도량참법집해' 등을 참조했다.

두 인본에서도 확인되지 않으면 하권의 글자를 파자해 사용하는 등 최대한 원본에 가깝게 집자해 복원했다.

이번에 복원된 '직지' 금속활자는 고려시대에 원래 직지를 제작했던 방식으로 추정되는 밀랍주조법으로 복원해 학계의 또 한번 놀라게 했다.

임 활자장에게 금속활자는 자신과의 싸움, 인생의 숙제다라고 말한다. 그를 울고 웃게 하는 것 역시 금속활자다.

임인호 활자장이 금속활자 주조전수관에서 금속활자 주조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 안순자기자
1천200도까지 펄펄 성이 난 청동을 주형틀에 붓고 20일간 식기를 기다리는 시간은 그를 괴롭히기도, 설레는 시간이기도 하다.

1년간 6천~7천자를 복원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적지 않았다. 그는 대량생산을 위해 15자 내외로 제작한 주형틀을 150자까지 대량생산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가장 자연의 것을 재료로 쓰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배합률, 온도, 습도 등 외부환경요인에 따라 변화하기 때문이다.

직지 활자가 가진 특징을 그대로 금속활자로 만들고 만드는 과정에서 축소와 확대를 반복하는 금속활자의 특징을 이겨내는 것도 그의 몫.

임 활자장은 "금속활자는 글씨 자체가 획이 강해 금속활자로 만들기 어렵다"며 "밀랍을 녹여낸 공간에 부은 쇳물(청동) 식으면서 글자가 축소된다. 하나씩 떼어낸 활자를 일정한 크기로 줄로 깎고 다듬어 활자면을 평평하게 다듬는데 이때 글자가 커지지도 작아지기도 해 어느 한순간이라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조선왕실 주조 금속활자 44종 복원하기도 했던 임 활자장은 오는 2015년까지 직지 복원 사업을 마무리 짓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복원 사업이 끝나면 전수주조관 활성화, 예술적인 금속활자 대중화를 위해 관련 작품을 만들 생각이다.

임 활자장은 "조상들의 지혜와 얼이 깃든 옛것이 모습을 감추기 전에 계승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이 나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이라며 "인쇄강국에 걸맞게 후진양성에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 안순자기자 asj13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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