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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파워 - '염쟁이 유氏' 연극배우 유순웅씨

어떻게 살 것인가? 죽음에게 묻다
'염쟁이 유氏' 연극배우 유순웅씨

  • 웹출고시간2013.11.24 19:56:13
  • 최종수정2013.11.24 19:56:13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 것일까?'

살아가면서 문득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연극 '염쟁이 유씨'가 자리하고 있다. 현재 누적 공연 1천700여 회, 관람객 30만 명을 돌파했다. 2004년 청주에서의 초연 이래 국내 연극의 손꼽히는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염쟁이 유씨(氏)'의 현 주소다. 또한 이 모노드라마의 주인공 연극배우 유순웅씨를 일약 대학로의 스타로 만들어준 작품이기도 하다. 지금은 관객 참여형 2인극 '만두와 깔창'으로 대학로에서 여전히 관객들에게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고 있는 중이다.

내년이면 벌써 연극 '염쟁이 유氏'가 공연된 지, 10년을 맞이한다. 우리 고장 충북 출신인 연극배우 유순웅씨를 청천에 있는 그의 전원주택에서 만났다. 막 벼 베기를 끝낸 그의 이마에 맺힌 땀방울에 햇살이 반짝였다. 그의 화법은 투박하면서도 솔직담백했다.

"연극 '염쟁이 유씨'로 자고 나니 스타가 되셨지요?"

"2004년 '염쟁이 유씨'를 처음 무대에 올렸어요. 그리고 2년 뒤, 2006년 2월 국립극장에 이어 대학로에서 3개월 공연을 했는데, 7월부터 관객들이 넘쳐났어요. 공연 전에 줄을 서기 시작했습니다. 소위 대박이 난 겁니다. 꿈같은 일이 벌어진 겁니다. 자고나니 스타가 되었다는 말이 절로 실감났어요. 일주일에 방송 인터뷰를 10번 이상 했으니까요. 그동안의 연극은 주로 젊은이들의 사랑이야기나 코믹한 연극이 전반적인 흐름이었어요. 그런데 '염쟁이 유씨'는 재미도 있으면서 대중과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라 차별화가 되었던 것 같아요. 어둡고 무거운 죽음을 이야기하되 즐겁게 풀어낸 것이 인기 비결이랄까요? 세련된 대학로에 그동안 된장 맛 나는 연극이 없었으니까 반응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웃음)"

"연극을 통해 수없이 '염쟁이 유씨'로 살아보았으니, 진짜 '염쟁이' 못지않을 것 같은데…"

"아이쿠, 진짜 염은 못합니다. 염하는 행위와 방법은 일종의 연극적 장치일 뿐입니다. '염(殮)'이 모티브인 것은 맞지만, 죽음 앞에서 펼쳐지는 갖가지 사람들의 모습이 주제입니다. 실제로 염하는 장면은 할아버지 돌아가셨을 때 말고는 본 적이 없어요.(웃음) 전문가에게 염하는 방법을 배웠을 뿐입니다."

"연극 '염쟁이 유씨'로 성공하기 전까지는 아무래도 고생이 많았지요?"

"고생이란 표현은 사실 제게는 어울리지 않아요. 전, 번만큼만 쓰고 살자는 주의거든요. 못 벌면 안 쓰고, 많이 벌면 많이 쓰고… 뭐, 그렇게 살았어요. 그러니 고생이란 것은 다분히 주관적인 가치기준일 뿐입니다. 사실 '염쟁이 유씨' 가 크게 성공했지만, 제 삶이 달라진 것은 별로 없습니다. 하긴 지금은 돈 쓸 곳이 많아지다 보니, 전에는 '어떻게 살았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는 합니다.(웃음)"

"이곳 청천에 집도 마련하셨으니 지방인 충북에서 활동하고 싶은 생각이 있는지요? 그리고 꿈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배우로 잘 늙고 싶어요. 유명한 배우보다는 연기와 삶이 닮았다는 소리를 듣고 싶죠. 이곳 청천에 집을 짓고 사는 이유는 고향에 안착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유순웅 연극을 보기 위해서는 청주로 와야 한다.'는 말을 듣게 되면 정말 행복할 것 같습니다."

충북 옥산 덕촌이 고향인 연극배우 유순웅씨는 '예술공장 두레' 상임연출가로 활동하고 있다. 2002년 한국민족극운동협회 민족광대상, 2004년 충북민예총 올해의 예술가상, 2005년 전통연희개발추진위원회 전통연희본공모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윤기윤 기자 jawoon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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