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유와 강권은 엄연히 다르다

2017.11.29 13:13:56

정태국

전 충주중 교장

경험은 곧 인지도를 높이는 길이다. 일반상식일지라도 지니게 된다.

누구나 삶을 영위해 가자면 병의원을 이용하게 된다. 특히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의료 혜택을 받고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국민 모두가 격년제로 건강검진을 받고 있어서 웬만한 진료에 관해 일반상식도 지니고 있는 편이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과잉진료에 의한 의료보험공단 손실 액수도 비교적 크다고 한다. 심지어 자동차 보험료를 타내기 위한 교묘하리만치 사고를 위장한 브로커 들의 극성도 만만찮다는 보도도 잦은 편이다.

필자도 지난 초여름에 의원급에서 상위 급 병원 진료를 받아보라는 권유에 흔쾌히 종합병원에 입원해 3일 간에 걸친 정밀조사를 받은 적이 있는데, 정밀조직 검사에 의한 후속 조치로 여러 가지 제제를 받을 수 밖에 없었다. 검사 직후 링거를 꽂았는데 그 링거액이 다 소진될 무렵 또 새 링거액을 들고 왔기에 식사를 못 할 정도도 아닌데 불편하게 또 주사를 해야 할 이유가 뭐냐고 따지며 맞기를 거부했다. 이점 역시 과잉 진료로 의료비 부풀리기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됐다.

달포 전 실내에서 긴 소매 옷을 입은 상태로 엎어지는 바람에 팔에 상처를 다소 크게 당해 급하게 응급실로 갔었다. 의사가 다가오며 난데없이 골절 유무를 알아보기 위해 방사선 촬영을 하잔다. 찰과상이라고 상황을 충분히 말했는데 왜 그런 강요인지…. 그뿐만이 아니라 파상풍 주사를 맞아야 한단다. 분명히 긴팔 옷을 입은 채로 쇠붙이가 아니라 플라스틱 제품인 텔레비전 리모컨에 부딪친 상처인데 전모도 파악치 않고 주사냐고 반대했다.

야간 진료비가 그렇게 고액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 내 발로 들어갔고, 치료도 상처를 병에든 액체로 씻긴 후 소독약을 바르고 붕대를 감았을 뿐인데 진료비가 무려 7만 원에 가까웠다. 여느 때라면 기천 원에 불과할 게다.

일전 건강검진을 갔었다. 언중유골이라 했던가. 처음부터 간호사 왈, 위 내시경은 안 하느냐고 묻는다. 물론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검진을 모두 마친 후 의사 앞으로 불려갔다. 선입견이었던지는 모르나 볼멘 소리로 강권하는 일장 훈시다. 마치 아무것도 모르는 숙맥을 향해 퉁명스레 말하는 투라니 어안이 없어 묵묵부답으로 대했다.

필자는 두 가지로 생각됐다. 하나는 과거 의사들은 환자들을 고압적으로 대했었다. 그 나름의 의미도 있었다고 하는데, 환자를 완전히 제압한 가운데 진료를 해야 치유가 빠를 수 있다는 다소 유치한 변명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오히려 환자가 왕인 것처럼 의료진들이 곤혹스러울 정도로 친절을 다하는 모습이다. 어느 경우도 정답이랄 수는 없겠다.

만약 내가 의사라면 검진 결과를 중심으로 이러저러 해서 이런 점이 의심스러우니 어떤 검진을 권유하는 바라고 말하는 게 상대방을 존중하는 자세지, 핀잔을 주는 형국이라니 얼핏 의료비를 노린 지극히 그릇된 의사의 검진 태도 로만 느껴졌다. 아무리 전문가라지만 피검자일지라도 세상을 살아온 연륜이 있고 최소한의 상식선 정도는 익히 알고 있잖나· 해법은 단 답 밖에 없다. 차후 그곳을 가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만 팽배해 졌다.

의료처의 강권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환자 또는 피검자에게 건강상 도움보다는 피해가 더 클 수도 있기 마련 아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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