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분을 잊지 말아야

2017.08.30 14:57:04

정태국

전 충주중 교장

세상사 어느 분야일지라도 맡은 바 본분을 잊거나 소홀히 한다면 아무도 그를 가까이 하지 않을뿐더러 인정하지도 않을 것이다.

만약 귀농자로서 도시에 살던 관습에 젖어 농촌 사정을 나 몰라라 한다면 그는 결코 귀농에 실패할 게다. 그 점을 바로 지적한 속담이 "로마에 가면 로마 사람이 되라"라고 했지 싶다.

근간 우리사회가 혼란스럽기 비할 데 없게 갑론을박 하루도 조용할 날 없다고 보인다. 국민들도 사분오열 나뉘어 그 끝이 오리무중이다.

우리 언론에 대한 비판이 팽배하다. 지인들 거개가 '요즈음에도 뉴스를 보느냐'고 한다. 필자 역시 바둑, 스포츠 채널이 있기 망정이지 사실상 뉴스를 본지 오래다.

국민들이 왜 언론을 멀리하기 시작했는가.

우리 국민들은 이미 편파방송을 해대는 언론을 반년 넘게 도외시 해오고 있는 형편이다. 국민 모두가 잘 알고 있듯이 박 대통령 탄핵 때부터 언론이 온 국민들을 혼란으로 몰아간 나머지 우리 언론들은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하기 시작했다.

언론들이 언론의 본분을 망각하고 편향된 보도는 물론, 심지어 그 발상은 누구로부터 시작됐는지 알 수 없으나 거짓을 침소봉대해 아예 나팔수 노릇으로 일관해 왔다. 오죽하면 민초들이 언론보도를 외면하기 시작했겠나.

민초들일지라도 언론을 신뢰해온 것은 언론이 민주주의를 바로 지켜나가게 하려고 권력자들을 견제 내지는 압력행사까지 마다하지 않아왔음을 꿰뚫어 알고 있었기에 언론을 믿었던 것이다.

비난은 하지 말아야 하지만 올바른 비판은 진정 민주주의를 실현해 나가는데 절대적인 역할이라고 익히 알고 있다. 세상사 어느 일에도 올바른 비판을 절실하게 필요로 한다. 바로 우리 언론이 참된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해 권력을 향해 비판을 아끼지 않았었다. 그런 언론이었기에 언론을 신뢰하는 다수의 국민들이 엄연한 지지력으로 언론 뒤에서 버팀목 노릇을 아낌없이 행사해 온 셈이다.

이런 금언이 떠오른다. '한 번 속는 건 속인 놈의 잘못이라지만 두 번 또 속는다는 건 속은 놈 잘못이다' 특히 사람들은 물적 양의 많고 적음 보다 속임을 당하는 걸 가장 혐오하고 경멸 시 한다.

우화 중에 '늑대 소년'이란 이야기가 있다. 마을 사람들이 재미삼아 저지른 소년의 거짓말에 몇 차례 속아주었지만 정작 소년이 위험에 처해 도움을 청했을 땐 어느 사람 하나 도와주지 않았다. 도와주지 않은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외면을 소년 스스로 만든 결과다.

듣기로는 북한엔 방송마저도 국영 하나 밖에 없어 북한 주민들이 속임을 당할 수밖에 없다던데, 우리나라는 모든 방송이 천편일률적으로 한목소리를 냈어도 스마트폰을 통한 다양한 보도를 통해 뒤늦게나마 언론들이 본분을 망각하고 대국민 기만극을 떠버렸음을 알 수 있었다. 다행이랄지 속수무책 당한 뒤에 바로 알게 되자 불쾌지수만 더더욱 가중된 것인지 안타깝다.

정의를 불사조라 했다. 끓는 가마솥 뚜껑을 새나온 냄새가 세상에 진동하듯, 기만은 한계에 다다랐다. 실추된 본분을 되돌리기는 백년하청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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