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된 정치풍토가 정착되는 을미년이 됐으면

2015.01.05 13:19:17

정태국

전 충주중 교장

우리나라의 민주정치도 어언 반세기를 넘어섰다. 언제까지 미숙한 정치풍토만 보여서야 되겠나? 을미 새해에는 국민들이 괄목상대하리만치 변모하는 진정한 민주정치로의 발전을 보여주기를 갈망해 본다.

텔레비전을 위시한 우리나라 언론보도의 발전은 가히 세계적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성싶다. 보도의 빠르기나 영상의 정교함을 비롯해 시시각각으로 벌어지고 있는 사건 사고는 물론 위정자들의 움직임을 비롯해 심지어 발언하는 표정마저도 꿰뚫어 알고 출연자의 심성까지도 읽을 수 있을 정도다.

위정자들만이 아니다. 연예인들이나 체육선수들의 무심코 한 순간의 자기 억제를 주체 못하고 부지부식 간에 속상함을 발설하고 마는 경우의 입모양까지도 그대로 노출되는 땐 보는 이의 얼굴이 화끈해진다. 한걸음에 달려가 조심하라고 일러주고 싶을 정도다. 그만큼 영상이 고화질화 돼있다.

근간 우리는 국민의 알 권리란 말을 곧잘 한다. 그런 가운데 청문회나 국회의 열띤 토론광경도 생중계 하는 경우가 잦다. 그간 무척 많이 경험한 국민들로서 '그 사람 또 무슨 망발을 할까? 들어보나마나지? 저런 게 정치란 말인가?' 등등 시청자들의 개탄스런 말도 다반사가 된지 오래다.

국민들의 이러한 볼멘 목소리는 곧 국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로 받아들인다는 결론이다. 비싼 세금 내며 시청료까지 내는 마당에 어찌 특정인들에게 무시를 당해야 하느냐는 원성이 적잖은 현실이다.

정치인들이라면 자칭 타 칭 지도자이기를 바란다고 볼 수 있다. 지도자라면 민초들에게 모범된 모습을 보여줘야 도리다. 그들은 대체적으로 '인격존중'이란 말을 자주하지만 누구에게 그런 말을 하는 것인지 자신은 안 해도 되는 사람으로 아는지 아리송해질 때가 많다. 무엇보다 지도자의 언행은 젊은이들이 곧바로 따라 흉내 내기 쉬울 정도로 우리사회에 영향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일이다.

국정질의 중계를 보다가 어찌나 화가 나던지 참지 못하고 그만 채널을 돌리곤 말았다. 불쾌감을 넘어서 저런 정치인은 하루 빨리 도태시켜야 된다는 생각에 버럭 욕까지 절로 나온 때도 있었다.

국정질의 때 답변자로서 나서는 국무총리나 각부 장관들은 우선 국민들을 위한 살림을 책임진 분들이다. 따라서 모든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받아 마땅한 위치의 인격자인데 국회의원이라고 그들을 지나칠 정도로 몰아붙이거나 심지어 질의에 대한 답변조차 묵살해 버리는 그런 불손한 태도는 결코 어떤 사람에게도 전혀 도움 될 일이 아니잖나? 혹여 당리당략만을 위한 언행이라면 국민들 보기에 부끄러운 언행이오, 스스로 자신의 인격이 미천하다는 점을 만천하에 공표할 뿐임을 알기 바란다.

인격존중은 인간의 근본이다. 우화에서 태양과 바람이 행인의 옷을 벗기기 시합을 했는데 바람이 아무리 세게 불어대도 행인은 옷깃을 여밀 뿐이니 결국 태양의 따뜻한 햇볕으로 행인의 옷을 벗겼다는 이야기가 있듯이, 어찌 만물의 영장인 인간을 함부로 대해서 자기 뜻대로 될 수 있는 양 오만스런 우매함을 만인 앞에 표출하는가? 우문우답이란 말을 되씹어 봐야 한다. 어눌한 질의로는 백년하청일 뿐이다. 질의도 사전 연구가 절실하다.

인격존중을 우선하는 정치풍토 정착의 을미년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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