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感覺)적 힘을 길러야!

2015.11.09 13:30:38

정태국

전 충주중 교장

우리는 오관을 통해 다양하게 느끼고 온 만물에 대한 이해와 분별력 및 생활에 응용력을 기를 수 있음은 물론, 삶을 지혜롭게 대처해 나갈 수 있다.

따라서 감각적 힘이 뛰어난 사람으로 세인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겠다.

모녀 간 음식을 만들 때를 보자. 엄마는 순식간에 맛난 음식을 요리해 내는데 아직 경험이 미천한 딸은 수없는 실패를 한 뒤에라야 음식 맛을 내게 된다는 건 불문가지다.

엄마의 요리하는 과정에서 아무리 살펴봐도 각종 양념이나 재료와 물 배합 등에서 도량형 기구를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딸이 엄마의 요리하는 걸 그대로 흉내 낸다고 해도 결코 맛은 따라잡기 쉽잖다. 결국 엄마는 감으로 요리를 하는 것이다.

야구시합에서 투수를 살펴보면 거개 타자를 줄곧 쏘아보며 공을 던지는 경우는 적다. 우수한 투수들도 던지기 전에 투수를 뚫어져라 응시한 후 온 힘을 다해 던질 때는 눈은 아예 타자를 보지 않는 모양새다.

그 역시 많은 연습에 의해 길러진 감각적 힘에 의존한다고 보인다.

미술인들이 화지 위에서 연필이나 붓으로 긋는 형태 역시 일일이 자나 컴퍼스 등 도구를 사용하지 않지만 놀랍게 정확한 형태를 표현해 내고, 뛰어난 요리사가 음식재료를 칼로 썰 때를 보면 정녕 기계적 정확도를 엿볼 수 있다.

그들 역시 오랜 기간에 걸친 무수한 연습에 의한 기량일 게다.

갓난아기가 걸음마를 배우는 동안 약 3천번을 넘어진다고 한다.

뛰어난 유명 가수가 신곡을 발표하기 위해서 무려 2천500번 이상의 연습을 해야 비로소 무대에 서서 발표할 수 있단다.

어떤 분야라도 다 각기 노력 없이 되는 일은 결코 없으리라 생각한다.

올 야구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한 두산 팀의 정수빈 선수는 초등학교 시절에 부모의 만류를 무릅쓰고 끝내 자신의 희망대로 야구선수의 길을 택했다고 한다. 그는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손가락을 여섯 바늘이나 봉합하는 가운데에도 감독의 만류도 뿌리치고 끝까지 투혼 적 자세를 보였으며 팀이 우승하는데 유감없는 기량을 발휘했다.

며칠 전 텔레비전에서 생소한 달인의 대단한 발표에 놀라움이 컸었다. 이름조차 낯선 '밸런싱 아티스트'의 중심잡기 퍼포먼스 공연이란다. 의자 위에 어린이를 앉힌 후 네 개의 의자 다리 중 외다리로 세웠다.

다양한 공연을 선보였는데 도무지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그는 해냈다.

자왈, 지지자불여호지자(知之者不如好之者)요, 호지자불여락지자(好之者不如樂之者)니라. '아는 자가 좋아하는 자만 못하고 좋아하는 자도 즐기는 자만 못하다.'란 뜻임은 다 아는 바다.

세상 어느 누구라도 잘 하고 싶은 것이나 남보다 뛰어난 기량을 지니고 싶음은 본능이나 다르지 않다.

그러려면 우선 즐길 수 있는 일에 매진하도록 노력을 해야 하고, 작은 성공에 안주하지 말고 쉼 없는 감각 기르기에 몰입해야 더 큰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을뿐더러 무한한 우리의 감각을 기른다면 사람들의 기량 또한 끝이 없는 것 같다는 마음이 든다.

나도 즐겁고 유익한 일로, 남들에게도 유익한 일이라면 어떤 일일지라도 누가 탓하겠는가· 우리의 무한한 감각을 일깨워 주는 일이 곧 자신을 발전시키는 일이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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