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영혼을 멍들게 해서야

2016.08.21 14:34:10

정태국

전 충주중 교장

지난 제 71주년 광복절에 텔레비전 앞에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박정희 대통령이 안 계셨더라면 우리는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라고 늘 해오던 습관처럼 혼잣말이 나왔다.

곁에 앉아 있던 초등생 손자가 생뚱맞게 반박한다.

"할아버지, 미국이 38선을 만들었으니까 미국이 나쁘잖아? 그러고 이승만 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 두 사람은 독재로 몇 차례씩 대통령을 했으니까 나쁜 사람들이잖아?"

"나는 그 시절을 다 살아 봤단다. 네 말과 사실은 다르단다. 우선 미국과 소련이 세계 제 2차 대전에서 독일, 일본, 이탈리아, 등 3개국이 주변 국가들을 마구잡이로 침공하는 데에서 발발했단다. 그 3개 국가를 상대로 연합군(미국, 영국, 소련이 주축)에 의해 독일, 일본, 이탈리아가 패전하며 전쟁은 끝났다. 그때 우리 한반도 침략군인 일본군의 무장해제를 위해 미국과 소련이 우리나라에 진입했지."

"어쨌든 소련과 미국이 38선을 만든 거 아냐?"

한참동안 질의응답이 이어졌는데 녀석이 느닷없는 결론을 내린다.

"할아버지, 다른 아이들에게 그런 말 하지 마. 아이들이 할아버지 말을 믿겠어?"

언중유골이다. 따는 녀석이 할아비의 말을 믿지 못 하겠다는 건 아니나 이미 또래들에게 각인된 사안은 할아비의 말과 너무 다르기만 하다는 것이고 얼핏 자신을 가르친 선생님이 왜 그랬을까 하는 의구심을 드러내는 모습이 역력해 보였다.

근간 '어느 여대생의 후회'라는 제목의 인터넷 글이 우리사회를 경악시켰는데, 내용인즉슨 초중고 시절 전교조 교사들의 가르침에 대한 성토에 가까운 원망조의 글이었다. 그 학생은 마침 경제학을 전공하면서 우리나라 경제성장에 초석이 되게 한 고 박정희 대통령의 업적을 폄훼하고 비난만 해댄 초중고시절 교사들에게 분노에 찬 원망 글이었다.

'나는 젊어 봤다. 너는 늙어봤냐?' 의미심장한 문구라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해방직후부터 오늘까지를 살아본 사람들의 경험에 의한 말은 뒷전이고, 지금의 젊은이들의 잘못 된 언행은 과거를 직접 살아보지도 못한 처지에서 필경 자신들을 앞서 가르쳐준 의식화 된 교원들에 의해 올바른 판단력조차 없이 앵무새마냥 또 자신의 제자들에게 마구잡이식으로 주입시키고 있는 것은 아닐지 냉철하게 자성해 봐야 할 중대한 현시점이다.

법에는 엄연히 교육은 정치에 간섭받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따라서 정치인들이 교단에 영향할 직책에 봉임 돼서도 안 될 일이다. 하지만 현실은 너무나 다르다는 게 안타깝다.

어쩌다가 정치권에 의해 교단이 이토록 혼란을 겪어야 하나?

전쟁에는 국토분쟁, 사상전쟁, 종교투쟁 등 세 가지가 있다. 결국 그러한 사상적 분쟁에 의한 지극히 잘못된 정치인들에 의해 우리 교단이 잠식 되고 있는 형국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성싶다.

어린 영혼에 죄를 짓는 일만은 인간으로서 해서는 안 될 일이다. 아직 판단력 부족한 어린사람들에게 얼토당토않은 허언은 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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